2024년 7월 3일 (수)
(홍) 성 토마스 사도 축일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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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친구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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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리나 [cavoli] 쪽지 캡슐

2002-05-30 ㅣ No.6479

몇년전에 체험했던 일입니다.

 

수학 능력 시험 전날이면 어느 성당이나 고3 수험생을 위해 미사와 안수를 하지요.

제가 머물고 있던 성당에서도 고3 수험생을 위해 미사와 안수식이 있었어요.

평상시에 보이지 않던 학생들이 그날은 얼마나 많은지...

보통 주일미사에는 고3 수험생은 채 20명도 되지 않았는데 그날은 무려 200명이 넘었어요.

한편으로는 안쓰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시험볼때만 ...

그렇지만 모두 열심히 한 만큼의 좋은 결과를 기대하며 미사를 마쳤어요.

다음날 모두 시험 잘 보길 바라며 엄마들은 성당에서 피정을 통해 열심히 기도하고

학생들과 하나가 되려고 노력했습니다.

피정을 모두 마치고 돌아간 저녁 저는 성당에서 저녁기도를 하고 있었는데

한 남학생이 성당문을 열고 들어 오더니 제대앞으로 가서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이고

뭔가를 중얼거리기 시작하더군요.

저는 혹 시험을 너무 못봐서 저러나 하고 안쓰러운 생각이 들었는데

제가 막 기도를 마치고 나오는데 한참동안 그렇게 앉아있던 학생이 따라나오더니

밝게 인사하며 저에게 다가오는 것이었습니다.

저역시 반갑게 인사하며 시험도 끝났는데 친구들이나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지않고..

제가 말했더니 그친구 말하기를

사실은 오늘 너무너무 편안한 마음으로 시험을 잘 보았습니다.

어제 미사와 안수때 간절히 기도했는데 하느님께서 제 기도를 들어주셨나봐요.

너무너무 감사해서 시험이 끝나자마자 감사기도를 드리려고 이렇게 왔어요.

하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청원기도를 잘합니다.

무엇을 이루도록 해주시고, 건강하게 해주시고, 돈을 많이 벌게 해주시고

하지만 그런 것들을 얻고났을때 과연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있는지요.

저는 오늘도 몇년전 만났던 그 학생을 생각하며 아마도 그렇게 감사할 줄 아는 친구가

세상에 존재해 있기에 세상은 아름답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 우리도 감사기도를 드릴 줄 아는 멋있는 친구가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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