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3일 (수)
(홍) 성 토마스 사도 축일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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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고해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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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남현 [kwic] 쪽지 캡슐

2002-09-19 ㅣ No.7287

오늘은 초등학교 3학년인 우리 둘째 아이가 지난 여름방학때부터 시작한 첫 영성체 교리교육을 다 마치고 첫 고해성사를 보는 날이다.

그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교리를 배웠던 것이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아침에 출근 하기전에 고 해성사에 대하여 간단히 설명을 해주면서

밀린 출근길 차안에서는 고해성사를 무사히 마칠수 있도록

그리고 첫 고해성사의 은총을 기대하면서 기도를 드렸다.

 

저녁에 퇴근을 하고 성당에 갔다가 집에 오니 9시 30분정도 되었는데,

집에 들어오자 마자 잠자리에 들어서 잠을 청하고 있는 아이에게

너무도 궁금한 첫 고해성사에 관하여 여러 가지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쑥스러운지 고해성사에 대해서 애기를 안하고 입을 꾹 다물고 있어서 더욱 더 궁금해졌다.

평상시에는 학교이야기나 친구와 지낸 이야기등 아빠에게

모두 털어놓고 했던 아이라 더욱 더 궁금할 수 밖에 없지 않은가?

 

특히나 무슨 잘못을 신부님께 고백했냐고 하니까?

글쎄 아빠가 신부님과 친하게 지내고 있으니

신부님께서 아빠께 말씀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학생이 공부는 조금만 하고

컴퓨터만 많이 한 것으로만 성사를 보았습니다" 라고 하네요.

그 애기에 그냥 웃을 수 밖에 없었지요.

고해성사의 비밀은 절대로 누구에게도 애기를 안한다고 교육을 단단히 했으나,

아직은 어려서인지 이해를 못한 것 같더라구요.

 

그러면 신부님께서 보속으로 무엇을 주셨냐고 했더니,

침대에서 잠잘려고 드러누운 아이가 갑자기 일어나더니 거실로 나가더라고요.

그래서 볼일을 보겠지 했는데 갑자기 거실에서 “주님의 기도”를 혼자서

또렷 또렷 십자고상 앞에서 무릎을 꿇고서 바치고 있는 거 아니겠어요.

그리고 “성모송” “영광송”을 차례로 바치고 있더라구요.

특히 놀라운 사실은 잠옷에서 외출복 차림으로 갈아입고서 기도를 하고 있지 않겠어요.

 

기도를 다 바치고 나서는 "하마터면 큰일 날뻔했다"고 하면서

오늘 중으로 신부님께서 보속으로 주모경을 바치라고 했는데

아빠가 애기를 안했으면 내일로 넘길뻔했다고 말이예요.

그리고는 오늘은 늦었으니 잠을 자겠다고 불을 꺼달라고 하는 아이의 침실을 뒤로 하며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밤늦은 시간이었습니다.

 

만일 제가 어제 고해성사를 보고서 보속을 못하다가 잠자리에서 생각났다고 했을때

다시 일어나서 무릎을 꿇고서 기도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어쩌면 드러 누운채로 주모경을 바치지나 안했을까,

아니면 내일 맑은 정신에 바치고 오늘은 그냥 피곤하는데 잠을 자지 않았을까,

아니면 아이와 같이 정성되이 옷을 다시 주워서 입지도 않고

잠옷으로 주모경을 바치지나 않았을까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우리가 어린이와 같지 않으면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고 여러번 말씀하셨는데,

오늘 새삼스레 그 의미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바쁜 직장생활 하면서 없는 시간 만들어 가면서 열심한 신앙생활을 한다고들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이렇듯 어린아이의 순수한 마음과 같지 않고 내 마음대로 매너리즘에 빠져서 “나”위주의 신앙생활을 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주님께 너무도 죄송하고 고개를 들 면목이 없어졌습니다.

 

이렇게 아이들을 야단치고 나무라고 했던 아빠의 모습에서 한 걸을 물러서서

예수님께서 너무도 좋아했던 어린이의 마음을 닮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고자 다짐을 해봅니다.

 

이젠 며칠후면 첫 영성체식을 거행하는데

그때에 가서는 또 무엇을 가르쳐 줄 수 있을련지 기대가 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부담도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날이 얼른 오기를 학수고대 하면서요..

 

가톨릭 신자라면  세례식 이전에 한번씩은 겪어야 했던 첫 고해성사의 기억을 되새기고

또한 그 고해성사의 은총을 상상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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