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3일 (수)
(홍) 성 토마스 사도 축일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따뜻한이야기 신앙생활과 영성생활에 도움이 되는 좋은 글을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아버지프로젝트수업-아들에게

스크랩 인쇄

김미선 [mamelta] 쪽지 캡슐

2002-10-30 ㅣ No.7549

 

 

 

작은 아들 유치원에서 아버지프로젝트수업이 한창입니다.

 

며칠 전부터 아버지의 이름, 아버지 사진, 아버지와 관련된

 

노래, 아버지가 좋아하는 것, 등등 아버지에 관한 모든 정보를

 

캐가더니 오늘은 아버지가 쓴 편지를 가져갔습니다.

 

지금쯤 친구들 앞에서 읽고 있겠지요.....^^

 

 

*    *    *

 

 

    씩씩하고 용감한 요한이에게

 

 

   열심히 뛰놀고, 활짝 웃고있을 때의 네 모습을 볼 때마다 아버지는

 

   너무너무 감사하고 기쁘단다. 보통 부모님들도 똑같겠지만 널 생각

 

   하는 아버지의 마음은 아주 각별하지. 이 각별한 마음을 요한이도

 

   곧 이해할 수 있겠지?

 

   네가 태어나던 날, 그 날은 아버지가 새로운 회사에 첫 출근을 하

 

   던 날이었단다. 요한이를 처음으로 만날 수 있는 날에 네 곁에서

 

   널 지켜주는 일도 중요했지만 그보다 요한이를 잘 키우기 위해서는

 

   회사에서 열심히 일을 해야했거든. 그래야 요한이가 춥지 않도록 따

 

   뜻한 옷도 살 수 있고, 배고프지 않게 배불리 먹을 수 있는 것도

 

   살 수 있기 때문이지. 그래서, 퇴근 후에 널 만날 수 있으니까 보고

 

   싶어도 꾹 참고 열심히 일했단다. 그런데, 그 날 병원에서 전화가

 

   왔단다. 네가 숨쉬기 힘들어 한다고...... 할 머니의 다급한 전화를 받고

 

  그 길로 네가 누워있는 병원으로 달려갔단다.

 

  엄마는 아직 네 상태를 모르고 계시더구나.....

 

   담당의사선생님으로부터 네 상황을 자세히 듣고 하마터면 그 자리에

 

   서 쓰러질 뻔했어. 하지만 곧바로 정신을 차리고 네가 있는 신생아

 

   중환자실로 가보았단다. 무슨 일이 있어도 널 살려야겠다는 생각에

 

   마음을 강하게 먹은 거지. 아버지보다 많이 아픈 네가 더 힘들었을

 

   테니까.....

 

   너와 나의 첫 만남은 이러했단다. 네 몸집보다 몇 배나 큰 기계들

 

   이 네 주위를 감싸고 있었고, 네 목 깊숙이 파고 들어간 인공호흡기

 

   를 간신히 의지하며 작은 숨을 토해내는 네 모습..

 

   보통아이들처럼 우렁찬 울음소리를 들을 수는 없었지만 온 몸에 주

 

   사바늘이 꽂힌 채 살려고 발버둥치는 네 모습은 그동안 나약했던 아

 

   버지의 마음을 더욱더 강하게 만들어 주었단다.

 

 

   결국, 너의 상태는 아직 몸도 추수리지 못한 엄마도 알게 되었고,

 

   엄마 역시 네가 열심히 숨을 쉬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간절히 기도하고 마음도 강하게 먹었단다. 이런 아

 

   버지, 엄마의 간절한 기도를 하느님께서 들어주셨지... 그래서 지금

 

   의 건강하고 씩씩한 요한이를 매일매일 만날 수 있게된 거야.

 

 

   태어날 때부터 가족들 속을 많이 태우긴 했지만, 덕분에 요한이를

 

   많이많이 사랑할 수 있게 되었고, 나약했던 아버지의 마음도 많이

 

   강해졌단다. 고맙구나. 이렇게 건강하고 씩씩하게 자라주어서......

 

 

   요한아!

 

 

   너는 지난날의 아팠던 기억은 전혀 생각나지 않겠지? 하지만 아버지

 

   는 믿는다. 그렇게 힘든 일도 거뜬히 참아왔고, 헤쳐나갔기 때문에 앞으

 

   로도 어떠한 어려움이 닥친다해도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요한아!

 

 

   고맙다. 아버지가 이렇게 네게 편지를 쓸 수 있는 시간을 주신 하느

 

   님께 항상 감사하고, 그 은혜 잊지 말자.

 

 

   사랑한다. 아들아....

 

 

   2002년 10월 29일

 

   영원한 너의 친구 아버지가......



411 0

추천 반대(0) 신고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