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7일 (일)
(녹) 연중 제14주일 예언자는 어디에서나 존경받지만 고향에서만은 존경받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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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저 천하의 몹쓸 불효자식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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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a [211.178.111.*]

2007-06-30 ㅣ No.5543

고백하자면, 저는 부모님께 효도해드린적도 없습니다.

부모님 걱정만 끼치고 기쁘게 해드린 일이 없습니다.

저 정말 나쁜 불효자식 맞죠..

부모님 가슴에 못 박는 이야기만 하며, 부모님과 생각이 다르면 반박만 하고 있으니..

 

다른 것은 상관없지만..다른 것에는 순명하고 싶고 저도 나이가 있는지라

철없는 행동 더이상 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 참 철없고 못난 천하의 불효자식이라는거 모르지 않습니다.

저도 잘 하고 싶습니다..정말로..

 

하지만 부모님은 저에게 너무 다른 것을 요구하십니다.

그것은 부모님과 같은 교회, 같은 종교를 갖기 원하시는 거죠.

제가 그렇게 하지 않고 천주교로 가겠다고 하니

이왕이면 제대로 믿으라하시며

이왕이면 시작하는 신앙생활 같이 시작하시며

저에게 부모님이 다니는 교회에 다니라고 하십니다.

아버지는 항상 기회만 있으면 저에게 그런 이야기를 꺼내시지요.

그러다가 격해져서 늘 싸움으로 끝내고 맙니다.

 

저는 부모님과 사이좋게 지내본 일이 별로 없고

어릴 적에 부모님과 떨어져 살았으며, 늘 권위적인 부모님 앞에서 떨며 살았습니다.

따뜻하게 사랑받은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어릴 적엔 그런 부모를 원망만 했으나, 이제는 그러한 부모님께 측은지심이 느껴지고

그럴 사정이 있으셨겠지.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셨겠지..하는 생각입니다.

부모님을 원망하거나 책임을 돌리려고 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이제 그런 부모님을 이해하고, 많이 대화하고 부모님께 효도하고

어째든 살아생전 남은 기간동안, 부모님을 즐겁게 해드리고 싶은데..

 

새로 생긴 신앙심이 모래성 쌓듯 무너지듯이..

부모님과의 종교적인 대화를 하면..거의 막판엔 싸움으로 언성이 높아져서 끝나고 마니..

참 제가 죄를 많이 졌나봅니다.

 

부모님과 가까이 하려는 것을 어떻게서든지 막으려고 하나본지...

참...

 

부모님이 바라시고 가장 기뻐하시는 것은 현재 다니시는 교회에 같이 다니는 것일 겁니다.

그러나 그 교회가 종파도 분명치 않고 의심이 가는 부분이 많아서

선뜻 가고 싶은 생각도 안들고

또 한번 제가 마음을 양보해서 가본다고 하면

부모님은 분명히 더 욕심을 내셔서 계속 가자고 하시고 뜻대로 안되시면 또 화를 내실 겁니다.

그래서 첫걸음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괜한 희망을 주고 싶지 않기 때문에..

그러나 한편으로는 살날도 얼마 안남으셨는데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려야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만..

부모님이 더 한없이 바라고 바라실 것 같아서 그렇습니다.

부모님과 스킨십을 하는 것도 어색하고 다정한 말, 걱정스런 말 건내시는 것도 아직도 익숙치 않은데

간접(?) 전도는 저는 부모님과 자꾸 멀어지게 하는 것 같습니다.

기회가 될 때 마다 저에게 '할 말이 있다 ' 저는 또 다툼으로 끝날까봐 걱정이 앞섭니다.

그리고 또 아..또 나를 전도하시려고 하는 구나..하면 숨이 막힙니다.

피하고만 싶어집니다.

그리고 대들고 따지고 싶어집니다.

 

저 불효자식입니까?

천하의 몹쓸 불효자식이 맞긴 한거죠?

 

그렇지만 내 마음이 그렇게 하기 싫답니다.

이제 부모님께 효도하고 가까워지고 싶어하는데

그렇게 요구하시는 면을 보면 부모님께서 저의 정신부분을 지배하려고 한다는 생각이 들고

제 존재에 대해 소유물로 착각을 하시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냥 같은 하느님을 믿는데 왜이렇게 이해가 엇갈리고 다툼이 많은 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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