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8일 (월)
(녹) 연중 제14주간 월요일 제 딸이 방금 죽었습니다. 그러나 가셔서 손을 얹으시면 살아날 것입니다.

따뜻한이야기 신앙생활과 영성생활에 도움이 되는 좋은 글을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착한여자***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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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수 [fr1004] 쪽지 캡슐

2000-05-05 ㅣ No.1126

착 한 여 자

 

 

    착하면 바보가 되어버리는 세상...

    날 생각하는 마음이 바보같았던 너...

 

    길을 걷다 무심코 사준 싸구려 립스틱을 바르고

    입술이 갈라져도

    내가 사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소중히 간직하던 너...

 

    사랑해란 말을 처음 건네던 날

    우린 아직 어리다며 날 섭섭하게 해놓고

    사랑한다는 글을 편지지 가득 써 보냈던 너...

 

    내가 화를 내면

    무척 미안한 얼굴로 잠자코 있다가

    "너 화내니까 귀엽다"라며

    날 피식 웃게 했던 너...

 

    피곤한 기색으로 집까지 데려다 주려고 하면

    친척집에 들려야 한다며

    그냥 집에 오게 했던...

    하지만 전화를 걸어보면

    집으로 바로 갔던 너...

 

    처음 손 잡으려고 할때

    손을 피하고선

    잠시 후에 무안해 하고 있는 내게

    손금을 봐준다며

    살며시 내손을 잡아주던 너...

 

    네가 선물한 라이터를 잊어버리고 상심한 내게...

    놔두고 나오는걸 자기가 챙겼다며...

    날 안심하게 했던 너...

    그러나

    모양은 같지만 흠집하나 없던 라이터...

 

    오락실에서 만나기로 하면 30분씩 늦던...

    오락을 하며 즐거워하는 나를

    몰래 지켜보며

    30분을 서있던 너...

 

    기분이 안좋은 나를 위해

    술친구 해준다며

    못먹는 소주를 몇잔 마시고

    먹은걸 개우며 괴로와 하던 너....

 

    담배 많이 피는 나를 걱정하며...

    잠시 자리를 비울때마다

    몇 개피씩 빼서 숨기던...

    담배 안피면 뽀뽀해 주겠다며 꼬시던 너...

 

    내가 녹음해준 테이프를 너무 많이 들어서

    테이프가 다 늘어져도 들을만 하다며

    계속 그 테이프만 가지고 다니던 너...

 

    만두를 먹는 나를 재미있게 바라보며

    나중에 직접 만두를 만들어 주겠다며

    행복한 미소를 짓던 너...

 

    헤어지자는 나의 말에

    웃으며 보내주었던...

    나에게 부담을 안주고 싶어

    혼자서 애태우던...

    미안하단 말대신

    행복하라고 말해달라던

    너...

 

 

 

    지금은 좋은 남편과 행복하게 살고 있는..

    무척이나 바보같이 착했던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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