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8일 (월)
(녹) 연중 제14주간 월요일 제 딸이 방금 죽었습니다. 그러나 가셔서 손을 얹으시면 살아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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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겨워도 꿈을 안고 가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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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영미 [sukmaria] 쪽지 캡슐

2000-08-23 ㅣ No.1597

오늘 장애여성인권센터 소장인 김미연 언니를 만나고 왔다.

 

김미연 언니!

 

외롭고도 힘겨운 길을 꿋꿋하게 걸어가는 언니다.

언니는 30대 중반쯤 되는 장애여성이다.

다리가 불편하다. 전동차를 타고 다닌다.

언니는 결혼했다. 아이들이 있다. 4살, 2살이다.

언니는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 기획팀장이었다.

안정되고 인정받는 직장이었다.

장애여성인권운동을 본격적으로 하기 위해 안정된 직장을 그만 두었다.

 

힘겹게 일을 해 나가려고 하니 언니도 지친다고 한다.

 

"아이들도 있는데 내가 왜 안정된 직장을 그만 두었을까? 장애여성인권 이 일이 정말 내가 꼭 해야 할 일인가? 이 일을 그만 두면 그럼 내가 할 일이 있는가? 생각해 보았지만 장애여성인권에 대한 생각뿐이니 다른 것을 어떻게 하겠어."

 

앞서가는 사람은 언제나 외롭고 힘든 것 같다.

처음으로 길을 내는 사람에게는 고통이 따르는 것이 법칙일까?  

언니는 언니 사비를 내가면서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현실을 생각하면 이쯤에서 포기할까 몇 번을 생각했지만 꿈을 버릴 수가 없다고 한다. 마음에서 울려오는 목소리를 무시할 수가 없는 것이다.

 

장애여성인권센터에서는 장애여성아카데미 열어 장애여성과 비장애인들이 함께 장애여성인권에 대해 고민하는 장을 만들기도 하고, 장애여성극단을 만들어 장애여성의 목소리와 몸짓으로 장애여성문제를 연극으로 만드는 일도 하고 있다. 언니는 앞으로 많은 사업을 구상해 두고 있단다. 9월 말부터 제2기 장애여성아카데미가 열릴 예정이다. 8월에는 다음(daum) 홈페이지에 "장애여성아카데미"라는 카페를 만들었다.  장애여성인권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이 이곳에서 이루어졌으면 하고 바라고 있다.

 

이제 겨우 나모(홈페이지 만드는 프로그램) 기능에 어떤 것이 있는지 공부하고 있는 나에게 "장애여성인권센터" 홈페이지를 만들어 달라고 한다. 나도 뭔가 도움이 되고 싶고 함께 하고 싶다. 능력도 없고, 아직 아는 것도 없지만 어떻게 하다 보면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만들어 보겠다고 대답을 해 버렸다.  

어설픈 홈페이지라도 만들긴 만들어야 한다.

 

(혹시 저를 가르쳐 가며 ’장애여성인권센터’ 홈페이지를 함께 만들어 보실 분 없나요?  

 배워가면서 12월까지 천천히 만들어 볼 생각입니다.

 혹시 뜻이 있고 마음이 있는 분 연락 주십시오. 저의 선생님으로 모시겠습니다.)

 

김미연 언니가 있어 참 고맙다.

장애인, 그것도 장애여성 스스로 본격적으로 운동하는 사람은 드물다.

우리 사회에서 언니 같은 사람이 얼마나 귀한 사람인가 생각하게 된다.  

다들 안정된 직장을 가지지 못해 안달인 세상에서,

아이가 둘인 아줌마가, 그것도 장애여성이 자신의 안정을 버리고 운동을 한다는 것!

보통 결심이 아니다.

 

언니 모습에서 나는 희망을 본다.

물론 힘들고 고달픈 몸부림이지만 뭔가 꿈틀거리는 생명력을 느낀다.

당당한 이 땅의 한 장애여성으로, 아내로, 엄마로

자신의 목소리를 분명하게 내며 살아가는 모습이 아름답다.

자신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소외 받는 장애여성을 보듬고 싶어하는 모습에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게 된다.  

 

김미연 언니!

좀 힘들긴 하지만, 언제 이룰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꿈이지만

장애여성들의 참된 자유, 참 해방이 오는 그 날까지

더불어 함께, 한 발 한 발 나아가요.  

           

*** 장애여성인권센터는 종로 5가 기독교연합회관 12층에 있다.

    ’장애인실업자종합지원센터’에서 더부살이를 하고 있다.

    곧 자리를 비워야 한다고 한다.

    언니는 호주머니를 털어 사무실 전세비를 마련해 두었다고 한다.

    센터 전화번호는 708-4375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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