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8일 (월)
(녹) 연중 제14주간 월요일 제 딸이 방금 죽었습니다. 그러나 가셔서 손을 얹으시면 살아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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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선생님과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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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호(프란체스코) [atmo1973] 쪽지 캡슐

1999-06-03 ㅣ No.392

대학을 제외하더라도 10년 동안 학교 생활을 하면서 참 많은 선생님들을

뵈었나 봅니다. 그러나, 아직도 젊은 저에게 기억력이 나빠졌을리는 없는데

그다지 생각나는 선생님이 안 계십니다. 한 분을 제외하고는요. 그나마

그분의 이름도 제대로 기억할 수 없네요. 김종기 선생님이셨나? :^^

 

중학교 3학년 국어 선생님이셨어요. 연세도 있으셨고, 키도 크신데다 약간

엄하게 생기셨죠. 그런데, 말씀은 그렇게 온화하실 수가 없었어요.

그분은 항상 저희가 안쓰럽다고 말씀하셨죠. 아침 7시부터 학교에 나와서

밤9시가 넘어서 집에 돌아가고 도대체 무얼하며 사느냐구요.

책학권 제대로 읽지 못하고, 감수성은 마를때로 마르고, 공부에 찌들어 우리가

황폐해져간다고 애처롭게 우릴 바라다 보시기도 했어요.

정확하게 언제였는지는 모르겠어요. 가을쯤이었나요. 하늘이 참 맑은 계절

이었던 것 같아요.

선생님께서 말씀하셨어요.

"너희들, 하루에 몇번이나 하늘을 올려다 보니? 밤 늦게 집에 돌아가면서

밤하늘 별이라도 바라보고 사는지. 매일 매일 하늘의 별을 바라보고 살면

그냥 마음이 깨끗해지고 착해지는데... 야간자율 학습마치고 고객만 푹

숙이고 걷지 말고, 오락실로 세지 말고, 조용히 별을 바라봐, 그런

여유를 갖고 살아라."

 

그날부터 전 매일밤이면 밤하늘을 올려다 보고 삽니다. 도시의 밤그늘에 별이

잘 보이지 않을때도 있고, 구름이 가릴때도 있습니다. 그래도 밤하늘은

그냥 아름답습니다. 별이 있어서 아름답고, 고요해서 아름답고, 가끔은 달이

있어서 아름답고, 깊어서 아름답습니다.

 

오늘밤 무심결에 위를 올려다 보세요.

 

"매일밤 별을 바라보면 마음이 착해진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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