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5일 (금)
(홍)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너희는 나 때문에 총독들과 임금들 앞에 끌려가 그들과 다른 민족들에게 증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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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된 남자 - 올 해 아버지 날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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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선 [johnmaria91] 쪽지 캡슐

2016-06-20 ㅣ No.87927

 

 

 

 

6월 세 번 째 일요일은 '아버지 날'(Father's Day)이다.

막내가 해병대에 가기 전까지는

아버지 날에

다섯 아이들이 늘 함께 했다.

 

어머니 날이 있는 5월엔

학기 중이라 멀리 있는 아이들이 오지 못해도

방학을 한 6월의 아버지 날엔

아이들이 다 모여 그야말로 'Full House'가 되곤 했다.

 

나는 늘 이렇게 말을 했다.

 

"Your presence is the best present."

 

아이들이 모여 있는 모습을 보면

그것이 그리 행복하고 흡족할 수 없었다.

 

그리고 아이들이 어릴 적엔 아버지 날 선물이

아주 검소했지만 그 선물이 그리 좋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다섯 아이들의 마음을 모아

들려주는 목관 오중주 연주는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감동이었다.

 

올해는 5 아이들 중 딸 셋만이

아버지 날이라고 모였다.

 

막내는 군인이라 올 수가 없었고,

큰 아들은 온다는 걸 마님이 말렸다.

(어차피)막내도 없으니 'Full House'가 되기엔

정족수가 미달이니

하나 정도 더 빠져도 크게 문제될 것은 없을 것이다.

 

더군다나  큰 아들은 이번 주말에 있을 

셋째 딸의 'Performance'에 와야 하니

아버지 날엔 번거롭고 힘들게 올 것 없다고

마님이 지시를 했는데

절대적으로 나도 동감한다.

 

그래서 올해는 역대 최소 규모의

아버지 날이 되고 말았다.

그것도 일요일엔 모두 바쁘니

아버지 날 'eve'에 저녁 식사를 함께 하는 걸로 

모든 행사를 마무리 지었다.

 

막내가 군대 가기 전에는

아버지 날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다섯 아이들이 연주하는 목관 오중주도

행사 목록에서 빠지지 않던 것이

막내가 군대 간 이후론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저녁 식사 후 아이들이 준비한 선물을 풀었다.

손녀 Sadie의 카드,

그리고 다섯 아이들이 쓴 카드와

옷과 모자.

마님이 하사하신 전화기(전화기 이야기는 따로 해야겠다.)가

그 내용물이었다.

그리고 아빠 사진 찍으라고

뉴저지 어느 풍선공원 입장권도 있었다.

 

옷과 모자는 독립 기념일에

뉴 올리언즈로 짧은 여행을 다녀올 계획이 있으니

그 때 입을 옷과 모자로 준비하라는

마님의 암묵적인 강요(?)가 있었음은 거의 틀림이 없다.

제법 돈이 들어갔을 것 같다.

 

Law School에 다니는 큰 아들 빼고는

다 제 밥벌이는 하고 있으니

앞으로도 선물의 액수는 늘어갈 것이다. 

 

아이들로부터 가격이 좀 나가는 선물을 받을 때면

기쁘기 보다는 

가슴이 아프고 미안한 느낌이 더 크다.

 

'난 이런 선물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좋은 아빠일까?'

 

둘째는 아버지 날 당일에

내 'face book' time line에

글과 사진을 함께 올려 놓았다.

 

Happy fathers day to the most selfless, warm, and patient dad! I love you! 

 

내게는 영 과분한 찬사와 더불어

자기 결혼식 때 찍은 사진 중 하나를 올려 놓았다.

내가 왕관을 쓰고 있는 사진이었다.

둘째가 이런 사진을 올렸을 때는 거기에 타당한 이유가 있다.

아주 사려가 깊은 아이니까----

 

그건 자기들에게

아빠가 왕과 같다는 뜻일 것이다.

아무리 부족하고 못났어도 금빛 왕관을

아빠 머리에 얹어주는 아이들의 마음이 있는데

세상에서 내가 더 무엇을 바랄 수 있을까?

 

그래 두 아들이 없지만

아빠에게 금빛 왕관을 씌워주는

아이들 때문에 

'왕이 된 남자'인 나는

올 해도 여전히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아빠의 특권을 누리고 있다.


더불어 아이들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아빠가 되겠다는

왕으로서의 의무도 다시금 되새긴다.


그래야 아이들이 머리 위에 얹어 준 금관도

영원히 빛이 바래지 않고

내 머리 위에서 빛을 내고 있을 것이기에----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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