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5일 (금)
(홍)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너희는 나 때문에 총독들과 임금들 앞에 끌려가 그들과 다른 민족들에게 증언할 것이다.

따뜻한이야기 신앙생활과 영성생활에 도움이 되는 좋은 글을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30년만의 입당 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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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옥연 [chiara2] 쪽지 캡슐

2015-05-04 ㅣ No.84720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명동성당에서 세례를 받고 너무도 편하게 미사를 다닌 것 같았다.

결혼과 더불어 인천에 정착하게 되었는데

물어 물어 찾아간 성당은 아담하고 아름다운 성모동산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얼마후 넓은 마당이 새로운 성전으로 거듭나기 위해 공사가 시작되었다.

좁았던 옛 성전에서의 기억도 잠시, 넓어진 새성전에서 드렸던 미사의 감동은

한복입고 안내를 맡았던 설레임이 더 컸던 거 같다.

그후로도 교육관 신축, 다시 세월이 흘러 성전 개축...

성전건축에 보탬이 되려고 열렸던 바자회에 참여해서

장사도 해보고 미쳐 다 팔지 못한 티켓을 다 떠안고

경품이라도 당첨되려나 기대했던 날들...

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결혼한 이후 단 한 번의 이사를 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곳에서도 성전 건립을 위한 봉헌이 진행되고 있었다.

예전과 같이 여유도 없어지고 봉사를 많이 하지도 못하는 형편이지만 성의를 다해 협조했다

성전이 헐리고 몇년째 방치되는 땅에선 잡초가 무성해 지고

주변사람들은 나를 볼때마다 언제쯤 성당을 짓는거냐며 물었다.

비신자들이라 답변도 조심스러웠다.

시간이 걸리는 만큼 정말 아름다운 성당이 지어질 거니까 조금만 기다리시면 된다고


세월은 언제나 잘 흐르고 시간은 역시 쏜살과 같이 지나갔다.

일년전 쯤 시작된 공사는 주님의 도우심인지 여름날 비도 별로 안내려주시고

겨울날 눈도 안내려 주심은 물론 추위도 별로 없어 예정대로 잘 진행이 된 것 같다.

베란다를 통해 들려오는 공사현장의 소리는 악기가 연주하는 것 처럼 경쾌하게 들렸다.


하루하루 드러나는 성당의 모습에 벅차오르던 감정이

5월2일 토요일 저녁 "쉐마 윈드 오케스트라"의 공연과 함께

온몸으로 번지는 힐링을 선사해 줬다.

다음날

5월 3일 11시 입당미사!!!

우리모두는 입이 귀에 걸리고 숨이 멎을 듯 가슴이 벅차서 더이상 말이 필요 없었다.

미사 시작 전 지난 역사를 잠깐동안 영상으로 보는데 눈물이 났다고 말하던 어르신들

보슬비가 포근히 내려서 국수가 더 맛있었던 날

작고 아담하고 아름다운 성전에 670여명이 미사를 드렸다는 놀라운 사실

주임신부님께선 30년만에 입당 미사를 드리게 되었다며

큰절로 그동안 고생해준 신자들의 노고에 화답하셨다.

신부님께서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20여년전 풋내기 신자시절에 느꼈던 입당미사의 감동보다 더 애틋한 것은

상가건물 지하에서 신발주머니 방석삼아 앉아서 미사드렸던 기억과

나이 많으신 어른신들의 평생 소망이셨던 꿈이 이루어졌기에

주체할 수 없는 감동으로 다가온 것 같다.

그리고

남은 생을 함께 할 나의 본당이 될테니까.


감사합니다, 주님!

인천 송현동 성당 신부님과 교우여러분들 모두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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