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8일 (월)
(녹) 연중 제14주간 월요일 제 딸이 방금 죽었습니다. 그러나 가셔서 손을 얹으시면 살아날 것입니다.

따뜻한이야기 신앙생활과 영성생활에 도움이 되는 좋은 글을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내 친구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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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정 [jsu0819] 쪽지 캡슐

2002-05-30 ㅣ No.6482

큰아이가 새벽미사에 복사를 서는 날이었죠.

미사가 시작되고 얼마간 간격을 두고서 낯익은 뒷모습이

보입니다.

근데 왠일인지 연신 손등으로 무언가를 닦아내고 있네요.

마리아와 동갑인 동네 친구가 동생 셋을 데블고 미사에

왔네요.

무언가를 닦아내는지는 뒤에서 보아도 알수 있네요.

눈물인가봐요.

오늘 그 친구의 친정아버지께서 수술을 받으시는 날이거든요.

위암 3기라는 판정을 받으시고 수술을 하시게 되어

그간 친구의 걱정거리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그 모습 지켜보며 마리아의 마음도 편치가 않더이다.

그러한 친구의 속사정을 알고 있기에 뒷모습 바라보며

있자니...마리아의 뺨에도 눈물이 흐르네요.

마리아는 왜이리 눈물이 흔한지...참 주책입니다.

소리없이 흐르는 것도 아니고 뚝뚝 연신 떨어지는 눈물

새벽녘 무슨 사연이 그리 많길래 나이 젊은것이 저리 서럽게

우는걸까? 다른 신자분들의 시선이 약간 두렵기도 하더이다.

그치만 쉽게 그치지 않았어요.

친구 그마음 말하지 않아도 충분히 알수 있기에...

내 엄마도 똑같은 병명으로 마리아의 곁을 떠나셨기에...

그치만 친구와 동생들이 나란히 서있는 모습을 보며

마리아는 부러웠어요.

내심....그 분위기에 맞는 말은 아니지만서도

마리아는 엄마가 아프시는 동안 신앙생활을 쉬고 있었기에

내 엄마를 위해 단한번도 기도하지 못했기에...

아직 죄스러움은 마음 한켠에 그대로 머물러 있나 봅니다.

내가 좀더 일찍 주님께 의지하고 믿고 바랬더라면

아마도 울 엄마와 함께하는 시간이 좀 길지 않았을까?

라는 나름의 생각을 해보기에...

 

미사후에 친구 곁으로 다가가 두어깨를 살포시 안아 주었습니다.

쑥쓰러워 하면서도 내심 내 마음을 읽었음인지...

그 순간에도 친구는 소리없이 미소를 던집니다.

이쁜 친구입니다.

이 이쁜 친구의 마음 보시어 우리 주님, 아버지의 수술 무리없이 잘 되셔서

빠른 회복을 도와주십사 청해 봅니다.

 

빗줄기로 인해 애써 아무렇지 않을것 같던 마음이 조금은

움추려듭니다.

친구를 위해 기도하는 이 마음도 보시어 그아이에게 작은

보탬이라도 되고 싶습니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지는 하루가 모양과 빛깔은 다르다는걸

알게하는 시간입니다.

남은 시간이라도 좋은 것들로 채워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마리아의 친구를 잠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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