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웨일 라이더’>
“제 이름은 ‘파이키아’ 입니다. ‘파이’라고도 하죠. 제가 사는 곳은 뉴질랜드의 작은 해변 마을인데, 수천 년 전 고래의 등을 타고 이 땅에 최초로 오신 분이 저희 선조입니다. 그분의 이름도 ‘파이키아’였으며 전 그의 마지막 자손입니다. 허나 저는 할아버지가 위대한 지도자는 될 수 없습니다. 전 사내아이가 아니니까요...”
파이의 엄마는 출산 도중 쌍둥이 오빠와 숨을 거두고, 그 충격으로 아빠 ‘프로랑기’는 고향을 떠나버려 파이는 할아버지 ‘코로’, 할머니 ‘플라워즈’의 손에서 키워진다. 한편 죽어버린 손자와 자신과 다른 삶을 사는 아들에게서 부족의 지도자가 되어 주길 바랐던 코로의 희망은 무너진다. 그런데 할아버지 코로는 손녀 파이가 자라면서 지도자로서의 뛰어난 영특함을 보이지만 지도자는 반드시 남자이고 또 장남이어야 하는 고정관념과 부족의 오랜 관습때문에 그녀의 능력을 모질게 외면해 버린다. 결국, 코로는 마을의 모든 장남들을 모아다가 훈련을 시킨 후 그중에서 지도자를 뽑으려 한다. 하지만 파이는 그 훈련에 동참하여 할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어하지만 코로는 그런 손녀의 행동자체가 불경하다고 질책할 뿐이다. 그러나 파이는 자신에게 작은 애정을 주지 않는 할아버지를 변함없이 사랑하며 눈물겹게 자신의 진심을 표현하기만 한다.
그런데 지도자가 될 자격을 시험하는 관문에서 마을의 모든 장남들은 통과하지 못하고, 이에 마을 지도자인 할아버지 코로는 낙담하여 마침내 몸져 눕게 된다. 이때 해변가에서는 한 무리의 고래떼가 밀려와 죽어가는 기이한 사태가 벌어진다. 마을 사람들은 그들의 수호신처럼 여기는 고래들을 바다로 돌려보내려 애를 써보지만 고래들은 꿈쩍도 하지 않고 죽어만 간다. 그런데 놀랍게도 해변가의 고래들이 어느새 고래등에 올라탄 손녀 파이의 명령대로 모두 바다로 헤엄쳐 가지 않는가! 그 광경을 본 할아버지 코로는 마침내 손녀 파이를 그 부족의 지도자로 인정한다...
<말씀에 접지하기; 다니 3, 79>
(마르코니 문화영성 연구소 / http://cafe.daum.net/ds0y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