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8일 (월)
(녹) 연중 제14주간 월요일 제 딸이 방금 죽었습니다. 그러나 가셔서 손을 얹으시면 살아날 것입니다.

따뜻한이야기 신앙생활과 영성생활에 도움이 되는 좋은 글을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준비없는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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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정 [jsu0819] 쪽지 캡슐

2004-02-24 ㅣ No.9955

 

 

준비없는 이별........

 

이별이란 시간을 앞에두고서 마음은 어떠한 형태도

어떠한 모양도 지니지 않은채 멍하니......

쉼없이 지나는 시간속에 내가 있습니다.

 

처음 그분을 만났을 때

조금은 새초롬한 모습에 다정다감한 모습 보다는

냉랭한 그 기운이 조금은 두려웠더랬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때론 친구처럼.....

때론 언니처럼.......

그렇게 함께한 시간들이 참 많이도 있었네요.

 

한겨울 추위에도 불구하고.....많은 신자들에게 더

좋은거 선물하려....다리품 팔고

커다란 짐꾸러미 양손에 나눠지고서 지하철에

몸 담으면서도 둘이라서 참 좋았던 시간이

있었네요.

 

때론 표정 관리가 안되는 그 덕에 멀찍이서도

표정을 읽을 수 있어 지금의 마음이 좋지 않음

또한 알 수 있었는데......

 

그동안 성전을 건립하느라

수도자의 모습보다는 조금은 억척스러움으로

성물도 판매하고.......농산물도 판매하시던

그 모습이

오늘이 지나고......내일이 지나면

때때로 많이도 그리울테죠.....

 

지난 주일 날 교중미사에서 송별식을 하느라

제대 중앙에 서 계시던 모습을 바라보며

울보인 마리아는 또 그렇게 한없이 울었더랍니다.

 

더 많이 사랑하지 못함이 못내 아쉽고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에......

 

주님.......

많은 것 함께 공유한 수녀님께서 본원으로 가시네요.

이곳에서 신자들과 함께 한 3년이라는 시간

헛되지 않았음을 누구보다 당신이 먼저 알아주시어

그분에게 더없이 좋은 봉헌의 삶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시리라 믿습니다.

 

겉으론 강한척 하셔도 속내는 누구보다 여리다는거

그리고 아프다는거 알기에......

더 많이 사랑하려고 했으나 부족하였습니다.

 

살아가는 동안 기억할 수 있는 한 사람을 제게 허락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잊지 않고 지금처럼 오래도록 사랑하겠습니다.

주님........

 

저 아직도 이별의 준비가 아무것도 되지 않았습니다.

허나.......

이별이 끝이 아니라는 말처럼 다시금 시작하는 시간

준비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세요.

 

꽃보다 아름답게 살고프다 하신 처음 그 마음처럼 그렇게

아름답게 살려고 노력하였음을 압니다.

수녀님.......늘 건강하세요.

환한 미소 머금은 우리 큰녀석과의 사진 늘 바라보며

수녀님 생각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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