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5일 (금)
(홍)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너희는 나 때문에 총독들과 임금들 앞에 끌려가 그들과 다른 민족들에게 증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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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없는 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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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헌모 [kanghmo7] 쪽지 캡슐

2014-09-05 ㅣ No.82753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첨부이미지

 

얼굴 없는 신자

 

 

 

어느 신자가 있었다.

 

그는 미사 보러 성당에 가서도 앞자리에 앉지 않고 늘 뒷자리에만 앉았다.

 

앞쪽에 자리가 비어 있어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컴퓨터를 하다가 어느 카페에 회원으로 가입했다.

 

하느님 나라의 오솔길이라는,

 

하느님께서도 가끔씩 찾아오시는 카페였다.

 

 

하지만 여기서도 그는 늘 얼굴을 숨겼다.

 

이 것 저것 필요한 것만 보다가 댓글 한번 달지 않고, 방문회원에

 

이름이 표시되면 누가 볼까봐 얼른 지워버렸다.

 

 

그런 그가 어느 날 갑자기 죽어서 저 세상에 가게 되었다.

 

저 세상의 문지기는 바로 베드로였다.

 

 

베드로가 그에게 물었다.

 

여기에 문이 세 개 있다. 하나는 천국으로 들어가는 문이고

 

나머지는 다른 곳으로 가는 문이다. 너는 어느 문으로 들어가고 싶으냐?

 

 

그는 천국문을 가리키며 망설이지 않고 말했다.

 

저는 주일 미사에도 빠지지 않고 교무금도 열심히 내었기 때문에

 

주님께서도 분명 저를 알아보실 것입니다.

 

 

그러자 베드로가 말했다.

 

너는 미사 때도 성당 맨 뒤에 앉아서 사제가 알아보지 못했고,

 

하느님 나라의 오솔길 카페에서도 얼굴을 숨기고 숨어 다녔기 때문에

 

카페지기를 비롯한 많은 신자들이

 

아무도 너를 보지 못했다.

 

하물며 바쁘신 주님께서 어떻게 그런 너의 얼굴을 아시겠느냐?

 

 

그는 그때서야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했던 자신의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았지만, 이미 흘러간 시간을 다시 되돌릴 수는 없었다.

 

그래서 슬퍼하며 스스로 천국문이 아닌, 다른 문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런 그의 뒷모습을 측은히 바라보던 베드로가

 

누가 들으란 듯이 말했다.

 

죄 중에는 무관심만한 것도 없고,

 

모래알만한 죄들이 바윗돌보다 더 빨리, 더 쉽게 쌓인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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