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5일 (금)
(홍)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너희는 나 때문에 총독들과 임금들 앞에 끌려가 그들과 다른 민족들에게 증언할 것이다.

따뜻한이야기 신앙생활과 영성생활에 도움이 되는 좋은 글을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故 김수환 추기경님 투병기3 / 2008년 5월 - 고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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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자 [tjfgnl8801] 쪽지 캡슐

2009-03-04 ㅣ No.42299

 

 
추기경님의 고독 - 2008년 5월 23일
 

오늘도 재미있는 얘기를 하나 준비해가서 해드렸습니다.
그런데 별로 웃기지 않는다고 하시며,

당신이야말로 병마개도 못 따고, 약도 혼자 못 먹는

‘웃기는 사람’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오늘은 좀 무거운 말씀을 꺼내셨습니다.
“고 신부 고독해 보았는가?”
“예, 고독하게 사는 편입니다.”
 

“나는 요즘 정말 힘든 고독을 느끼고 있네.
86년 동안 살면서 느껴보지 못했던 그런 절대고독이라네.
사람들이 나를 사랑해주는데도 모두가 다 떨어져 나가는 듯하고,
하느님마저 의심되는 고독말일세.
모든 것이 끊어져 나가고 나는 아주 깜깜한 우주 공간에 떠다니는 느낌일세.
 

세상의 모든 것이 끊어지면
오직 하느님만이 남는다는 것을 내게 가르쳐주시려고 그러시나봐.
하느님 당신을 더 사랑하게 하려고 그러시겠지?
 

작년에 돌아간 정명조 주교가 요즘 더 많이 생각나는구먼.
아마, 죽고 나면 자네나 나나 모두 하나일꺼야.
내가 죽으면 자네 꿈에 나타나서 꼭 가르쳐주겠네.”
 

“추기경님 감사합니다. 꼭 가르쳐주세요.”
 

저도 제법 고독하게 산다고 말씀드렸던 것이 송구스러웠습니다.
 

추기경님은 항상 예상을 뛰어넘는 분이십니다.
 
 이 글은 서울대교구 성소국장 고찬근(루가) 신부님께서
지난 1년간 수시로 추기경님을 가까이에서 뵈오며 있었던 일들과 느낌을
일기형태로 정리하신 글 입니다.  
 
고신부님께서는 이글을 많은 망설임 끝에 올리셨는데
"추기경님께서 죽음을 맞이하시는 과정을 통해서 보여주신
그분의 고매한 인격을 전하고 싶어서" 그리고, 
 "추기경님을 사랑으로 열심히 간병하신 많은 분들의 노고를
함께 기억했으면 해서" 올리셨다고 하십니다.

 선종하신 추기경님을 추모하는 저희들에게
저희가 미처 알수없었던 추기경님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심으로
 저희들이 추기경님을 더욱 깊이 추모할 수 있게 해주신
고신부님께 감사드립니다.

김부건(파비아노)


 
 

김수환 추기경님의 유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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