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8일 (월)
(녹) 연중 제14주간 월요일 제 딸이 방금 죽었습니다. 그러나 가셔서 손을 얹으시면 살아날 것입니다.

따뜻한이야기 신앙생활과 영성생활에 도움이 되는 좋은 글을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 3분 테스트 ..

스크랩 인쇄

원두식 [wds9026] 쪽지 캡슐

2015-11-24 ㅣ No.86352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3분 테스트 ..

 

 

 

- 시간의 향기, 윤소영

 

성당에서 피정(避靜)을 갔을 때의 일이다.

프로그램 첫머리에 한 수녀님께서 자리에 모인 우리들에게 시험지를 나누어 주며 3분 안에 풀라고 하셨다.

받아 보니 맨 위에 ´끝까지 다 읽어 보고 문제를 푸시오´라고 쓰여 있고 그 밑에 꽤 많은 문제들이 이어졌다.

수녀님은 초시계를 꺼내 〃5초, 10초〃 하며 시간을 재기 시작했다.


문제라는 것이 고작 숫자를 쓰라거나, 동그라미를 그리라거나, 이름을 거꾸로 써 보라는 등 피정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을 듯한 것들이었지만 누구 하나 의문을 제기하거나 투덜거리는 사람이 없었다.

째깍째깍 초침 소리를 의식하며 모두들 최대한 빠르게 연필을 움직일 뿐이었다.


3분이 다 되어갈 무렵 여기저기서 〃어머나!〃 하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맨 끝 문항을 보는 순간 내 입에서도 절로 〃어머나!〃 소리가 새어 나왔다.

거기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끝까지 읽어 보시느라고 수고하셨습니다. 문제를 풀 필요는 없습니다. 시험지에 이름만 쓰십시오.>

당혹해하는 우리를 보고 수녀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시험지 첫머리에 끝까지 다 읽어 보고 풀라고 쓰여 있는데 무엇이 그렇게 급하셨나요?

내가 시간을 재고 있고 옆 사람이 열심히 푼다는 이유로 그 문제들을 서둘러 풀었나요?

남들이 다 탄다는 이유로 목적지도 모르는 기차에 올라탄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그것이 ´3분 테스트´의 교훈이었다.

´왜´라는 질문 없이 그저 바쁘게 움직이는 것, 방향 감각 없이 빠른 속도에 휘말리는 것은 분명 어리석은 일이다.

 

 

 


 

 

 

 

 

 

 

어느곳으로 가는지도 모른채
몸을 맡겨 물흐르듯 따라가기만 한다면
얼마나 큰 낭패일까요.

그럴수록 그 자리에 멈추어야합니다.

가끔 문을 열고 나가
나의 목표와 방향을 다시 점검해야합니다.
깨달았을 때 얼른 문을 열고 나오는 것이
적절한 타이밍입니다.

 

 

 


 

 

 

 

 



2,555 6

추천 반대(0) 신고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