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9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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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느님의 러브 레터 * (러브 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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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철 [hl1ye] 쪽지 캡슐

2005-12-30 ㅣ No.543

 

                           하느님의 러브 레터



  십자가를 안테나로!

  성탄절이 지나고 새해를 며칠 앞둔 요즘 하루에 한두 장씩 성탄 카드나 연하장이 날아오고 있습니다. 비록 제가 보낸 것은 별로 없지만 다른 사람들로부터 성탄 카드나 연하장을 받기를 기대하는 마음은 예나지금이나 여전합니다.

 

  그런데 혹시 우리는 하느님께 드리고 또 보내는 것은 별로 없지만 그분께로부터 복이나 선물은 잔뜩 받고 싶어하지는 않는지요? 특히 성탄절이나 새해에는 말입니다. 이러한 우리의 간절한 마음을 하느님은 잘 알고 계셔서 그런지 매일 사랑의 말씀과 편지를 미사 중에 보내오십니다. ‘제 1독서’며 ‘복음’하며 말입니다. 특히 아기 예수님과 성체성사는 하느님 사랑의 절정이지요. 그리고 하느님은 이런 성서말씀과 전례 말고도 아침에 피어오르는 물안개 속에, 또 낮에 따뜻하게 내리쬐는 햇볕 속에, 또 차가운 겨울바람에 흔들리는 앙상한 나뭇가지에서, 또 떡가루처럼 쏟아지는 진눈깨비 속에서도 당신의 사랑과 현존을 우리에게 계속 전하고 계십니다.

 

  따라서 이러한 하느님의 사랑과 복이 새해에는 수취인 불명, 혹은 수취거부 등으로 외면당하지 않도록 이웃사랑과 자연사랑을 실천하고 또 우리의 우편함이 엉뚱한 광고물로 가득차있는지를 점검하고 또 비워야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각자가 ‘하느님의 살아있는 러브 레터’임을 잊지 말고 초특급 우편으로 수취인(비신자)들에게 전해져야겠습니다. 참고로 김창혁님의 신문칼럼과 영화 ‘러브 레터’를 소개합니다. 가브리엘통신



                            < 하늘에서 온 편지 >


  일본 사람들이 ‘호쿠리쿠(北陸)’라고 부른다는 이시카와(石川) 현 가가(加賀) 시에서 나카야 우키치로(中谷宇吉郞) 박사의 생가를 발견했을 때 이상하게도 원고지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올랐습니다.

 

  그 조그만 도시에 세계 최초(1932년)로 인공설(人工雪) 배양에 성공한 나카야 박사의 ‘눈 박물관’이 있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그냥 귓전으로 흘렸습니다. 며칠째 지치지도 않고 내리는 눈 때문에 마음엔 아무런 여유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길모퉁이에서 불쑥 나카야 박사의 생가 표지판이 나타났습니다. 밑에는 초석이 있었습니다. 가만히 초석 위에 쌓인 눈을 쓸어냈습니다. 거기엔 이런 말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雪は天から送られた手紙である.’ 즉 ‘눈은 하늘에서 보낸 편지’라는 말이었습니다. 그 순간 왜 원고지 생각이 났는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원고지의 그 네모난 칸 속에 그 말을 한번 써 보고 싶었습니다. 그때는 나카야라는 과학자가 왜 눈을 ‘하늘에서 보낸 편지’라고 했을까 하는 궁금증도 일지 않았습니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서 안 사실이지만 나카야 박사가 눈을 ‘하늘의 편지’라고 한 것은 눈의 결정(結晶)을 들여다보면 눈송이가 태어나고 성장한 하늘과 구름의 비밀을 알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세상에 똑같은 서체, 똑같은 사연을 가진 편지가 없듯이 세상을 뒤덮을 것처럼 내리는 그 많은 눈송이도 똑같은 게 하나도 없다고 합니다. 대기 중에서 1초마다 1000조 개의 ‘눈 싹’(결정)이 만들어지는데도 말입니다. 그래서 옛날 사람들은 눈에 영혼이 있다고까지 생각했다 합니다.

 

  어젯밤 세밑 모임들을 뒤로하고 원고지와 마주 앉았습니다. 만년필의 해묵은 잉크도 갈았습니다. 많은 기억이 스쳐 갔습니다. ‘고문기술자’를 방불케 하는 취재 폭력을 휘두르고도 ‘부적절한 취재윤리’ 운운하는 MBC PD수첩에 대한 분노가 다시 치솟았고, ‘인권은 보편적인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하면서 이상한 논리를 들이대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얼굴도 떠올랐습니다.  원고지를 내려다봤습니다. 실로 오랜만에 원고지를 대하니 마치 벅찬 세상을 만난 듯했습니다. 쓰던 원고지를 뜯어내고 다시 쓰기를 거듭했습니다. 문득 조그만 깨달음 하나가 찾아왔습니다. 이 원고지가 바로 하늘이 내게 보낸 편지일지 모른다는…. 원고지의 칸을 하나둘씩 메워 가는 동안 분노는 스러지고 평화가 내려앉았습니다. 알 수 없는 ‘정화의식(淨化儀式)’을 치르는 듯한 은밀함도 느껴졌습니다.

 

  행간(行間)으로 ‘잠들면 소록도 꿈’을 꾼다는 마리안 수녀의 미소도 어렸습니다. 마리안 수녀가 사는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는 한여름에도 눈이 녹지 않는 곳이라고 합니다. 그녀에게 소록도 주민들의 소식은 하늘에서 보낸 편지일 것입니다.

 

  이제 조금은 하얘진 마음으로 새해를 맞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한 가지. ‘설마(雪魔)가 사람 잡는다’며 지금도 한숨만 내쉬고 있는 호남의 농심(農心)이 마음에 걸립니다. 새해엔 그분들께 기쁜 편지가 날아들었으면 합니다... 

                                                                                         (김창혁 / 동아일보)

 

 

                             (영화 '러브 레터')

 



                                          <러브 레터>


  히로코의 연인 이츠키가 등반 사고로 죽은 지 2년이 지난 추모식. 이츠키를 잊지 못하고 있는 히로코는 이츠키의 집에서 그의 옛 주소를 발견하고 그곳으로 편지를 보낸다. 그리고 며칠 뒤 히로코는 예기치 못한 이츠키의 답장을 받게 된다. 히로코는 이츠키와 편지를 주고 받으면서 편지를 보낸 이츠키가 자신의 죽은 연인과 이름이 같은 여자임을 알게 된다.


  히로코는 이츠키를 만나기 위해 먼 길을 찾아가지만 집 앞에서 서성이다 편지 한 통만을 남기고 발길을 돌린다. 이츠키는 히로코가 남긴 편지를 통해 그녀의 연인이라는 사람이 자신의 중학교 동창생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놀란다. 그리고 두 사람은 본격적으로 편지를 주고받기 시작한다.


  히로코는 죽은 연인을 잊을 수 없는 간절한 마음으로 그의 어린 시절에 대한 추억들을 이츠키에게 적어 보내 줄 것을 부탁하고...


  이츠키는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을 추억들을 하나하나 떠올리기 시작한다.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아이들의 놀림거리가 되었던 유쾌하지 못한 기억에서 시작된 과거로의 시간 여행은 점차 아쉽고 소중한 추억에 대한 진한 그리움으로 변해가게 되는데...


  히로코는 이츠키가 숨을 거둔 흰 눈이 덮힌 그 산에 가서 그동안 자신이 잡아두려했던 이츠키를 마음으로부터 떠나보내게 된다.

  “이츠끼상, 오겐끼데스까?...(이츠끼님, 안녕하신지요?...)”라고 크게 외치며..


                                           <성서묵상>


  젊은이들이여, 여러분은 강하고, 하느님의 말씀을 지니고 살며 악마를 이겨냈기 때문에 나는 이 편지를 씁니다. (1요한 2, 14)


                              (마르코니 문화영성 연구소 : http://hompy.dreamwiz.com/hl1y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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