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8일 (월)
(녹) 연중 제14주간 월요일 제 딸이 방금 죽었습니다. 그러나 가셔서 손을 얹으시면 살아날 것입니다.

따뜻한이야기 신앙생활과 영성생활에 도움이 되는 좋은 글을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지하철 안에서 너무 아름다운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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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태선 [thereseryu] 쪽지 캡슐

2015-05-11 ㅣ No.84767

 

 

세례 받은지 30년째  교회사에 대하여는 거의 모른다고 해야 하는게 맞는것 같습니다.

절두산 성지에서 100년의 박해시대 한국 천주교회사 강좌를 매주 월요일 10강중 오늘이 8강째 처음 1강때 부터 연구원님들의 강의에 정말 빠져들 정도로 80분이 금방 지나갔습니다.

9시20분 동네 성당에서 성모성월 묵주기도를 마치고 지하철을 탔습니다.

건대 입구역에서 합정역 가는 2호선을 갈아 탔습니다.

성수역에서 타는 수수하니 단정한 차림에 젊은 남녀 한쌍이 제 옆자리에 앉았습니다.

남자는 한쪽 팔이 없었습니다.

여자분이 물병을 꺼내드니 먹여주는 겁니다.

보니 남은 한쪽 팔은 손가락이 다 오그라져 있었습니다.

남자는 미안한듯 하니 미안해 하지 말랍니다.

평생을 미안해 하며 살꺼냐고?

남자는 머리가 길었습니다.

한묶음으로 단정히 묶여져 있었습니다.

앞머리가 자꾸 내려오니 여자는 다정스레 만져 줍니다.

지금 여자 측 부모님을 만나러 가는 중인가봅니다.

대화를 들어보니 여자측 부모님이 심한 반대에 있나봅니다.

여자는 무조건 자기가 하는데로만 따라 달라고 합니다.

남자는 연신 물을 마십니다.

여자는 그런 남자가 너무 안스러워하며 오그러진 남자에 손을 연신 비비고 있었습니다.

등을 토닥이다 계속 쓰다듬어 주기도 합니다

힘내요 오빠! 내가 있잖아 소리죽여 말하는데 남자는 완전 사색에 얼굴이었습니다.

남자는 계속 고개를 숙이고 있었습니다.

여자는 우리엄마 음식 잘하신다 많이 먹어야 돼 라며 혼자 계속 뭐라고 남자를 위안해 주고 있었습니다.

저는 합정역에 내리면서 그 두분이 아른 거리며 온갖 상상을 하였습니다.

저도 딸이 장애있는 친구와 결혼 하겠다면 일단 반대를 하겠지요.

여자분 부모님도 무지 반대 했겠지만 집으로 초대? 했으니 딸한테 져 주셨나보다 생각을 하면서 여자분에 착한 모습에 천사가 따로 없구나 생각을 했습니다.

 

이미 결혼 적령기가 훌쩍 지난 딸이 있습니다.

어느날 시집 안가느냐고 눈만 마주치기만 하면 잔소리 해대니 그러면 장애우랑 결혼 하겠으며 축의금은 절대로 받지 않는 걸로 하면 시집 가겠다기에 할말을 잃었든 적이 있었답니다.

 

딸이 대학 시절부터 백혈병 소아암 어린이 돕기 위한 봉사를 10여년 했습니다.

봉사 회원중 한분이 결혼을 하였습니다.

진짜 미인이었습니다.

직장도 완벽했습니다.

결혼식날 휠체어를 타고 나오는 신랑을 보면서 하객들은 안됐다는 눈빛이었습니다만

미인인 신부는 신랑을 너무 사랑스러워 했습니다.

딸보고 물어 봤습니다.

어떻게 된거냐고?  장애 시설에 봉사갔다가 사랑에 빠졌다고 하기에 신부가 너무 아깝다니까 엄마도 어쩔수없는 속물이라고 합니다.

언니랑 형부 너무 보기좋고 아름답다는 딸 말에 대꾸 않은적이 있었습니다.

딸에 의하면 지금 그분은 아들 딸 남매를 낳고 너무 행복하게 잘 산답니다.

 

가끔 장애시설에 봉사를 갑니다.

가면을 쓴 천사에 얼굴을 합니다.

오늘 지하철 안에서의 남녀 모습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그러나 내 딸이었다면 과연 아름답다고 말할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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