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8일 (월)
(녹) 연중 제14주간 월요일 제 딸이 방금 죽었습니다. 그러나 가셔서 손을 얹으시면 살아날 것입니다.

따뜻한이야기 신앙생활과 영성생활에 도움이 되는 좋은 글을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본향을 향하여 ♬ ~ 17처 ( 청주교구 배티성지 1차/2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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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남 [agnes536] 쪽지 캡슐

2022-11-24 ㅣ No.101699

2021.07.21....첫 번째 순례길

 

"엄마! 그 궁궐에 세종대왕도 살았어요?"

으. 응~ 만원짜리 제일많이 갖고있는 왕 말이에요"

 

"만원짜리 ? ~~~한참을 생각하던 6살 꼬맹이 미카엘 엄마!

"아항! 그렇구나. 외할아버지한테 배웠구나. 후~후~"

 

병원가는 길에 있는 광화문앞을 지나가며

"미카엘~ 저기가 어디냐하면 옛날에 왕들이 살던 궁궐이라는 곳이야"

하는 말에 바른생활 어린이 다운 현답을 해온 것이다.

 

월요일 금요일 저녁 퇴근땐 꼭 아래로 내려와 외할아버지한테

인사도하고 엄마, 아빠하고 곁에 편의점 데이트가서 할매가 용돈으로 주는

천원짜리 한두장씩을 들고 사고싶던 과자며 장난감들을 사는 재미가 솔솔붙어

"외할아버지 안녕하세요?" 인사는 건성이고

마음은 벌써 콩밭에 가있다.

 

귀여운 삼둥이들과 장난질치고 싶은 할배는 만원짜리 석장을 꺼내

세놈에게 쥐어주며 "할매가 주는 돈은 율곡선생이 그려져 있는 천원짜리고

할아버지가 주는 돈은 훌륭한 세종대왕이 그려져 있는 만원짜리니까

이게 더 많이 살수있어 좋은 것이야...응?응 알아?.."

 

그랬기나 말기나 할배가 주는 큰돈은 받자마자 지 엄마 주머니에 바로

들어가는 것이니까 별 흥미가 없는 줄 알았는데...놈들은...

세종대왕이라고 하는 수염난 할배를 잊지않고 기억하고 있었나보다.

 

세종대왕은 만원짜리를 엄청 많이 가지고 있는 캡~ 대왕!

그래서 또 온가족이 돌아가며 한바탕 웃어대는 작은 행복을 만났다. 

 

 

36-7도를 오르내리는 찜통더위에 나돌아 다니는 것 자체가 옐로우카드인

불안속. 걱정속에서도..

토요일 오전도 지글지글 끓어오르는 아스팔트위를 학교 가야하는 의무를

다하기라도 하듯 자동차는 달려간다.

 

충북 진천에 있는 최양업신부님의 땀과 신앙이 어려있는 배티성지를 향하여.....

경기도 수원교구 순례를 거진 다 끝내고 오늘부터는 청주교구와 원주교구의

성지들을 짬짬이 순례 할 생각이다.

 

"리노할배요. 우리 이라다 ~ 전국일주 할지도 모르겠네요.. 꿈도못 꾸던 건데.."

하느님 아부지가 우리를 그때까지 살려주실래나?..."

아무말 없는 할배도 같은 생각일꺼라 희망하며 김밥 두줄 꺼내어 아침을 먹으며.

"시원한 차안이 천국이라"는 할배의 말을 끄덕여대며 우리는 차캉스를 즐긴다.

 

세시간 가까운 거리를 구리~광주~안성~평택~을 쌩쌩 지나쳐가며

음성이란 표지판과 꽃동네를 가리키는 이정표가 가깝고도 정다운

이웃동네라도 지나쳐가는 듯한 넉넉한 마음이 되어져 안녕? 하고 인사한다.

조그만한 도시 진천군에서도 굽이굽이 산길을 돌아들어가는 성지는

배가 많은 동네라하여 배티라 한단다.



땡그랑 땡그랑 풍경소리 울리는 조용한 산사라도 찾은냥....

빽빽하게 둘러선 숲은 조용하고. 코로나도 비껴가라는지 성전은 활짝 열려있고

최양업 박물관 역시도 주인없이도 열려있어 찾아오는 모든 길손들을 반긴다. 

 

최양업신부님과 함께 숲길을 오르며 십자가의 길을 끝내고 야외 미사터를 둘러보다

무명순교자들의 무덤을 향하여 또 꼭대기로 오른다.

 

설마? 하고 올랐던 배티고개가 또 지난주 청계산 동굴을 생각나게 할 만큼 징하게

길고도 멀다. 순례길의 리본을 따라 한시간반을 또 올랐어야 잡초가 무성한

무명순교자들의 묘가 나타난다.

 

아마도, 이 먼길을 누가 오려나? 싶어서인지 관리인조차도 오르내리기가 만만찮은

길임에는 틀림없는데...

대체로 아래쪽 성지건물이며 주변들은 깨끗이 정돈되어 있는데 이곳 무명순교지는

관리자의 손길이 덜 미쳐서인지 옥의 티같은 느낌이었다면...


 

서운산을 끼고도는 순례길을 또 두시간여만에 돌아 내려오니 저 길건너편 아래쪽으로

최초 조선대목구 신학교겸 최양업 신부의 성당이 초가삼간 방 두칸속에서 그날의

설렘과 희망을 전해주는듯 당당히 앉아있다

곁에는 두분 부모님상과 중간에 아드님 최양업 신부님 상이 초가성당을 바라보며

흐뭇하시다.

 

1850년 다블리주교에 의해 설립된 최초의 조선대목구 신학교가 이곳에 정착하여

1853년 여름에는 최양업신부님께서 신학생들을 지도하면서 사제관으로 쓰시면서

전국에 흩어져있는 교우촌들을 순방하였다 한다.

 

 

12년의 사목을 하는 동안 9만여리 발품을 팔으셨다하니 입이 벌어질 지경이다.

사도행전속 바오로 사도도 멀고도 험난한 엄청난 길을 걸어다니셨다 더니만...

이또한 한국판 바오로사도?라 명명... 해도 될것같으다. 나 혼자 생각에...

 

오반지님의 묘와 또 다른 무명순교자들의 조형물이 나란히 누운 곳 또한

평화로운 양업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처럼 다가온다.

 

카타콤브는 초기 그리스도인의 은신처이자 활동무대였던 지하 공동묘지를 말한다고 한다

로마의 카타콤브가 있다면 한국판 카타콤브라고 불리는 배티순교성지는 많은 신자들이

15개의 비밀 교우촌에 모여서들 목숨을 내어놓고 천주님을 믿으며 살았다 한다. 

 

 

무인 텔이 대세라더라 만서도 하얀 대리석으로 럭셔리하게 지어진

최양업박물관 또한 입을 벌어지게 한다.

방방의 영상물들 또한 그날의 실제상황들을 연상케하며 순례객들의

믿음에 귀감이 되어진다.

 

시원한 대리석 쿠션의자에 앉아 신부님의 일대기 영화를 감상하며

조선의 가난한 사람들을 저리도 챙기고 사랑하느라 걷고 또 걸으며

조선땅 팔도를 안디딘 곳 없이 다니시며 희망과 영생의 주님을 전했다는

사제 최양업 토마스 를 땀의 순교자라 하였던가!

 

배고픔과 영양실조와 창궐하던 장티푸스에 쓰러져 눈감으면서도

놓지못하시던 조선의 사람들~~!! 을 품고서 하늘 나라 천국계단

오르셨다네.......!!



2022.11.06......두 번째 순례길


주일새벽 5시 10분 깜깜한 어둠속을 오늘도 길 떠나간다.

일어나서부터 뒤숭숭한 꿈을 꾸었다며 끌쩍지근한 기분을

토로하던 할배의 말을 건성으로 들어가며 부지런히 준비를

마치고 차에 올라 충북 진천 백곡면의 배티성지를 누르고 달려간다.

 

고속도로를 타기전 기름양을 체크하고 사진을 찍어놓기위해

휴대폰을 찾으니 아뿔사! 한시라도 떼어 놓을 수 없는 목숨줄 주문전화가

보이지않는다. 20분을 왔던 길을 다시갔다 오느라 40분을 까먹어 버린것이다.

휴일의 도로사정을 너무나 잘알기에 이렇게 새벽같이 달려갈 계획을

세웠는데.... ㅠㅠ

 

성지마다 거행되고있는 11시 미사에 맞춰 오늘의 일정을 완수해내려면

미사전 3-4시간전에는 성지에 도착해야 십자가길이며.... 도보순례길의

여러곳들을 찾아보며 묵상할수 있기에 잠을 아껴가며 서둘러 대는데...

배티성지 역시도 산길오르는 십자가 기도길이 끝나고 나면 저 산꼭대기 잠들어 계신

두곳의 무명순교자들의 묘들을 올라가려면 장난이 아니다.

 

몇개의 산을 넘어가서야 나타나는 순교자들의 묘를 작년에도 더듬어 가느라

많이도 고생을 했던 기억이 있어 아예 좀 여유로운 시간을 준비했는데...ㅠㅠ

시작서부터 삐그덕~ 거리는게...."할배 꿈 때움을 내가 하네요~"

 

오늘도 우리의 든든한 빽이신 성령님께 의지하며 입이 찢어져라 하품을 해가며

졸림터 한곳에서 잠깐 쉬었다 달려간 골짝골짝 숨어있는 배티성지에 7시52분

도착했다.

  

역시나 텅빈 주차장에 차를 대고 제법 쌀쌀한 날씨에 옷을 다져입고?

저만치 서계신 우아스러우시면서 부드러운신 우리성모님께로 다가간다.

배티와 감곡의 성지를 모두 당신 열정의 믿음으로 가꾸고, 봉헌했다시던

김웅렬 토마스 신부님의 뜨거운 영성의 기운을 느끼게 하는 어머니의 땅!



촛불봉헌으로 가족과 이웃들과 공동체의 바른 삶의 길 기원하며 성모님을 올려다본다.

7개의 총알이 박혀들어간 몸을 가지신 성모님이 감곡에서 이 이른 아침에 우째~

마실 다니러 오셨나?.... 겉으로의 모습은 다르셔도 반갑고 기쁜맘으로

우러러 뵈오며 안녕하셨냐고 함박 인사 올려드린다.^^



9시가 되어야 성전문은 열린다고 하여 그대로 산을 오르며 십자가길을

걸어간다.

8시 10분에 출발해 가니 11시까지는 3시간 가까이 ....남아있는 시간을

다녀오면 충분하리라.



제법 가파른 언덕길을 올라가서야 시작되는 십자가 길의 언덕이 나타난다.

십자가길이 시작되는 초입부터 작년에는 못 보았던 최양업신부님의 삶을

그린 일곱개의***고개들이 눈에 들어온다.

아마도 사제의 길을 살아내며 걸어왔던 숱한 고통과 인내의 시간을 그려낸...

깨달음의 몫은 우리의 고갯길 믿음의 길이 되어질지어다 ... 강조하신듯한...



3.8킬로의 산길 2시간 거리를 우리네 걸음으로 다녀올려면 2시간 반은 걸릴것을

예상하고 올라가는데 또 일어나는 돌발사건....

주일날 아침 걸려온 꽃주문 전화 때문에 헐떡거리며 오르는 산길 중턱에 걸터앉아

해결해 대느라 꼼짝없이 오도가도 못하고 애태우기를 또 30여분이다.



할배의 꿈땜 2탄이 펼쳐진 것이다.

5째 고개의 가르침이 눈에 들어온다. '절망속의 희망' 최양업토마스 신부님의

절망속 걸음들을 묵상하면 지금 나의 시간은 신부님이 아마도 코웃음치며

알밤이라도 한대 놓을 엄살의 시간들일 테다.... 아마도...!!



오늘도 우여 우여 곡절끝에 등판때기가 몇번 젖었다 마르기를 반복하며 다다른 

무명순교 6분의 묘는 구면의 정겨운 눈이라 그런지 제법 정돈이 된 깔끔한 모습으로

"찾아온다꼬 힘들었제~? 작년에 보고 또 보네^^" .

들리지않는 통공의 정다운 언어 나누며 하느님안에서 행복한 우리들.....



고개 숙여 감사의 인사 올려드리고 내려오는 하산길은 가파른 십자가의 길이

아래로 아래로 쭉 연결된 계단식 길로 이어지고 있다.



작년에 하도 먼길이란 생각이 들어선지... 오늘은 아예 힘듦의 시간들을 내려놓고

그냥 걸어왔더니 생각보다 한층 덜 힘든 길이었던 것같음에서 또 깨우치고 배워보는

놓아라~ 버려라~ 아무것도 담지마라신 우리 주님의 살아있는 말씀.한마디..!!.



산아래 반듯이 정갈하게 누워계신 오반지 바오로 복자의 묘앞에 또 들러 인사드리고

그 곁에 계신 일곱분의 순교복자들을 기리는 조형물 앞에서도 잠깐 머무름의 시간을

보내다가 시간을 보니 10시 반을 가르치는 미사30분전 시간이다.

"옴마야! 반석아부지.... 빨리 빨리 안걸으몬 안되겠네요... " 하곤

할매는 두 다리에 모타를 달고 날은다.



한참을 내려오다 뒤를 돌아다 봐도 할배는 보이지않는다.

성당은 알고있으니까 미사전에는 오겠거니 싶어 다시 달려가는 두다리가

아우성들 쳐댄다.. " 리노할매 다리가 고통중에 있는데... 팔들아. 허리들아..

온갖 몸뚱아리들아 우리쫌 도와줘.... 리노할매 말려주라~"

 

나중에 리노할배도 감탄해대며 내뱉던 말은

"아니 무슨 할매 걸음이 그렇게 빨라~ 난 도저히 따라갈 수없었어"

 

오늘도 순례길 미사에 참례한 어느 성당 단체들 몇군데가 함께한 11시

미사엔 잔잔한 은총의 날개단 천사들이 주님 앞 제단을 날아다니는 듯한

평화로움 속에 사제의 입장이 시작되고...

천사들의 대영광송이 사람들과 어우러져 한껏 주님을 찬미하며 경배드린다.



희끗한 머리칼의 중년을 넘었을 사제가 맑은 테너의 깨끗한 소리로 하늘높은 곳에는

하느님께 영광!을 선창하며 모여든 신자들과 함께 온 정성을 기울여 우리

하느님을 찬양하며 예배드린다.

 

중후한 목소리의 주임신부님의 강론 또한 청량제같은 맑음으로 우리를 감동시킨다.

11월 제일 쓸쓸한 계절의 산사에 앉아 사라져 가는 나뭇잎과 들판을 보며

위령성월의 한가운데서 그냥 허무로다. 허무만 푸념하기엔....

우리 믿음의 눈은....

사라져가는 저 낙엽의 비움의 쓸쓸함의 길을 밟고 지나가야만...

찬란한 영생의 또다른 삶이 우리에게 펼쳐진다는 믿음...소망 ..사랑!

향주삼덕의 천국행 열차를 기다리는 설렘의 티켓을 따기위해 혼신을 다한

삶을 살아내야 한다" 는 말씀...



주님 부활하심을 아직도 믿지못하는 어리석은 안타까운 이들은,

2천년 그때도, 지금도 마찬가지로 부활신앙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하기는

그날의 열두제자들과 여인들도 오늘 우리와 마찬가지였다 한다.

 

수난 당하시기전 세번씩이나..하신말씀.

당신의 수난과 고통의 밤을 겪어 지나고나면 꼭 다시살아 날것이라시던

그분 말씀을 아무도 믿지 못했던 것처럼...

 

오늘을 사는 우리 또한 온전한 부활신앙의 믿음이 없어 안타깝다는 마음을

온 몸으로 가르쳐 주시던 사제의 열정의 마음에 또 다른 믿음의 깨우침 한자락

싸안고 돌아나오는 배티와의 두번째 만남은 참으로 소중한 인연의 만남이다.

 

하느님께는 내가 가장 귀하고 소중한 존재이며 아무것도 아닌 나를 위해

주님께선 그토록 처절한 십자가의 죽음으로 내 삶의 모든 죄를 용서하셨는데...

나의 죽음이후의 시간들속에 하느님 나라에 나 다시 살아나리라는

확실한 순교자들의 믿음을 내안에 움트게 해주시기를 희망해본다.



죽음과 허무의 계절을 기쁨과 희망으로 살아내시길

꼭 바란다시며 강론을 마무리하는 사제의 얼굴이 빠알갛게 달아오름은

아마도 성령의 열기가 그렇게 만들었으리라.



미사가 끝나고 미처 둘러보지 못한 최양업 신부님의 첫번째 성당을

찾아 들어가 그날의 사제께 인사드려보고, ....

마당에 계신 사제들께도 인사드리고.



걸어나와 산아래 저만치 떨어져있는 열네분의 무덤이 있는

무명 순교자의 묘도 참배하고 차에 올라 천안 성거산을 향해 또 달려가는 길이다.


 

최양업 신부님의 얼이.....

김웅렬 신부님의 정성이......

오늘 열정으로 온몸을 불태우며 미사를 집전하시던 신부님.....

배티에 머무시는 성령이시여~ 이곳을 찾아 드는 모든이에게 천국의 복락을

안아 가게 하소서~~ 아멘! 

 

 

 

+ 오늘도 본향을 향하는 길, 감사드립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 아 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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