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에는 신비함이 깃들어 있다. 아홉 가지의 다양한 사랑 이야기가 즐거움을 선사하는
이 영화에는 우리가 이미 경험한 사랑은 물론, 경험하지 못한 사랑과
언제나 소망으로 남겨둘 법한 미지의 사랑까지 한결같은 모습으로 공존한다.
「노팅힐 NothingHill」(1999), 「브리짓 존스의 일기 BridgetJone'sDiary」(2001) 등을 통해 로맨틱 코미디의 대가로 자리 잡은 시나리오 작가 리차드 커티스(RichardCurtis)가 감독 데뷔작으로 선택한 「러브 액츄얼리」는 리차드 사단의 역량이 총 집결된 영화이다. 단순한 연인의 이야기를 벗어나서 더욱 다양한 세대와 다채로운 관계의 사랑을 묶는 그들의 고집스런 노력에 더해져 털실로 짠 스웨터와도 같은 따뜻한 음악이 톡톡히 제 구실을 한다. 올드 팝을 시작으로 현재의 아티스트들의 작품에 이르는 다양한 레퍼토리는 보고 듣는 즐거움 이상을 선사한다.
「로미오와 줄리엣 Romeo + Juliet」(1996), 「본 컬렉터 TheBoneCollector」(1999) 등을 통해 스피디한 연주를 들려줬던 크레이그 암스트롱(CraigArmstrong)은 전혀 새롭고 독특한 장르의 음악을 바로 여기 「러브 액츄얼리」에서 들려준다. 일렉트로니카 아티스트로서 영화음악 작업 또한 병행하는 그는 웅장한 오케스트라의 선율과 서정적인 피아노 연주로 영화를 돋보이게 하고 있다. 비록 두 곡뿐이란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사운드트랙의 마지막에 나란히 수록된 스코어 〈GlasgowLoveTheme〉와 〈PM'sLoveTheme〉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명연주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태동하는 아홉 가지 사랑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자.
첫 번째 이야기에서 새로 임명된 수상(휴 그랜트 HughGrant)과 비서 나탈리(마틴 맥커친 MartineMcCutcheon)와의 사랑에는 유일하게 질투의 화신이 등장하여 더욱 긴장감을 일으킨다. 나탈리와 야릇한 장면을 연출한 미국 대통령(빌리 밥 손튼 BillyBobThornton)에게 화가 난 수상은 강한 어조로 영국의 자부심을 늘어놓는데, 그 속내에 담겨진 나탈리에 대한 굳건한 마음은 이후 그 둘의 행복을 예감하게 한다.
이 이야기의 주제곡은 다름 아닌 〈Jump〉이다. 미국 대통령에게 한 방 먹인 수상의 멋진 모습을 축하하며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이 노래에 맞춰 실룩실룩 엉덩이춤을 추는 휴 그렌트의 섹시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여기서 들리는 〈Jump〉는 포인터 시스터스(PointerSisters)의 원곡이고, 나탈리에게서 받은 크리스마스카드를 읽고 그녀를 찾아 나설 때 들리는곡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