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 (금)
(백) 부활 제4주간 금요일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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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3주간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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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21-01-26 ㅣ No.144044

미국에 살면서 겪는 어려움 중에 영어가 있습니다. 제가 있는 곳은 한국 분들이 많아서 굳이 영어를 사용하지 않아도 일상생활에 큰 불편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왕에 미국에서 생활하니 영어를 공부하고, 배우면 좋습니다. 많은 사람이 영어공부에 도전하지만 성공하는 사람은 적습니다. 책을 사고, 학원에 등록하고, 친구를 사귀는 것도 방법입니다. 미국에 오래 사는 것만으로는 영어를 잘 할 수 없습니다. 영어라는 밭에 씨를 뿌리고 가꾸어야 합니다.

 

영어를 잘 하는 분들의 한결같은 대답이 있습니다. ‘꾸준히 듣는 것이라고 합니다. 화장실에도, 식탁에도, 거실에도, 침실에도 라디오를 틀어놓고 영어를 들었다고 합니다. 차에서도 영어를 들었다고 합니다. 매일, 꾸준히 영어를 들으면 언제부터인가 들린다고 합니다. 잘 안된다고 중간에 포기하지 말라고 합니다. 아기는 먼저 기어 다니고, 두 다리로 일어섭니다. 넘어지고, 또 넘어지면서 첫 발을 내딛는 것입니다. 문화가 다르고, 생각이 다르고, 말이 다른 곳입니다. 영어 때문에 고민하는 젊은 사제에게 원로 사제가 용기를 주었다고 합니다. “신부님은 아기면서 어른처럼 생각합니까?” 언어에 있어서는 아기라는 것을 인정하고, 꾸준히 포기하지 않고 배우면 언젠가 아기가 걷듯이 자연스럽게 말하는 날이 올 거라고 합니다.

 

슬기로운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속성으로 영성이 깊어지는 길은 없습니다. 신분, 직책, 성별, 세대, 지역에 따라서 영성이 깊어지는 법도 없습니다. 하느님께서 처음으로 창조하신 아담도 유혹에 넘어갔습니다. 기름부음 받았던 다윗도 유혹에 넘어갔습니다. 예수님과 함께 살았던 제자들도 배반의 길을 걸었습니다. 깨끗하던 집도 1달만 치우지 않으면 먼지가 쌓이기 마련입니다. 1년간 비워두면 엉망이 됩니다. 슬기로운 신앙생활이라는 밭에 꾸준히 씨를 뿌리고 가꾸어야 합니다. 신앙생활을 잘하는 분들에게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첫째는 말씀을 가까이 합니다. 예수님께서도 사탄의 유혹을 받으셨을 때 하느님의 말씀으로 이겨내셨습니다. “당신 말씀은 제 발에 등불, 저의 길에 빛입니다.(시편 119,105), 하느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힘이 있으며 어떤 쌍날칼보다도 날카롭습니다. 그래서 사람 속을 꿰찔러 혼과 영을 가르고 관절과 골수를 갈라, 마음의 생각과 속셈을 가려냅니다.(히브 4,12), 성경을 모르는 사람은 그리스도를 모르는 사람입니다.(예로니모 성인)”

둘째는 항상 기도합니다. 예수님께서도 한적한 곳으로 가셔서 기도하셨습니다. 겟세마니 동산에서 밤을 새워 기도하셨습니다. 기도는 자동차의 기름과 같습니다. 기도하는 사람은 샘이 깊은 물과 같습니다. 뿌리 깊은 나무와 같습니다. 삶의 고난과 역경이 찾아와도 이겨낼 수 있습니다. 2000년 교회가 오늘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제도와 법이 완벽해서가 아닙니다. 수많은 신자들이 기도했기 때문입니다.

셋째는 늘 겸손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가난한 과부의 헌금을 바리사이의 헌금보다 귀하게 여기셨습니다. 세리의 기도를 바리사이의 기도를 귀하게 여기셨습니다. 과부와 세리는 겸손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도 겸손을 말씀하셨습니다. “첫째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꼴찌가 되어야 합니다.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자기의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합니다. 사람의 아들은 섬김을 받을 자격이 있지만 섬기려고 왔습니다.”

 

말씀을 가까이 하는 신앙인, 언제나 기도하는 신앙인, 늘 겸손한 신앙인은 슬기로운 신앙생활로 60, 100배의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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