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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일 _ 김건태 루카 신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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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토마스 사도 오늘 우리는 예수님의 열두 사도들 가운데 하나인 토마스 사도를 기념합니다. 토마스를 포함한 사도들은 예수님이 당신의 구원사업을 이어나가도록 몸소 선택하셨고, 늘 곁에 두고 말씀과 행적으로 가르쳐온 사람들로서, 무엇보다도 그리고 누구보다도 앞장서 예수님의 부활을 믿고 증언해야 했던 사람들입니다. 그 자리에는 “나는 그분의 손에 있는 못 자국을 직접 보고 그 못 자국에 내 손가락을 넣어 보고 또 그분 옆구리에 내 손을 넣어 보지 않고는 결코 믿지 못하겠소.” 하고 말한, 의심의 대명사 토마스도 당연히 포함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토마스는 지금 부활이 아니라 죽음의 상태, 곧 무덤을 벗어나지 못해 쩔쩔매고 있습니다. 주님의 상흔, 손과 발의 못 자국을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보지 않고는 믿지 못하겠다고 합니다. 사람의 감각 기관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만 믿겠다는 것입니다. 믿음이 자신의 운명과 삶의 모든 것을 내맡기는 행위이기에 더욱 그러합니다. 감각으로 믿음이 아니라, 오히려 믿음으로 감각이 제 기능을 발휘하도록 도움을 주어야 할 때가 더 많습니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 하는 속담은, 모든 것을 의심하라기보다는 매사에 실수하지 않도록 신중하게 처신하라는 가르침인데도, 믿음이 없으면 어떠합니까? 두들겨 보고 또 두들겨 보고서도 무너지면 어쩌나 하는 불신이 앞서면 결코 건너지 못합니다. 의심 많은, 믿지 못하는 토마스를 통해 우리가 다시금 살펴야 할 상식적인 지점입니다. 토마스를 좀 더 가까이 보았으면 합니다. 토마스는 한때 다른 제자들의 모범이 되었던 사람, 주님의 죽음을 예감하고서는 “우리도 스승님과 함께 죽으러 갑시다.” 하고 제안했던 사람입니다. 그러했던 그가 철저한 냉담자가 되어 버렸습니다. 예수님께 걸었던 희망이 컸던 만큼 그분의 참혹한 죽음이 주었던 충격도 컸기 때문일 것입니다. 주님의 십자가상 처절한 죽음 앞에서 믿음과 희망이 무너지고 만 것입니다. 자신의 힘으로는 그 좌절과 불신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아직도 죽음의 상태에서 허덕이고 있는 것입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토마스를 죽음에서 건져내시려 그에게 다가오십니다. 부활하신 주님의 사랑이 절망과 불신과 두려움이라는 죽음에서 토마스를 구원해내십니다. 보고서야 믿는 처지를 뛰어넘어 보지 않고도 믿는 수준으로 차가웠던 토마스의 믿음, 죽어버린 믿음을 다시 끌어 올리십니다. 그리하여 (미사에서 사제가 성체와 성혈을 들어 올릴 때, 우리가 마음속으로 외치는)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이라는 신앙고백으로 인도하십니다. 이처럼 오늘 복음의 토마스 이야기는 또 다른 차원의 부활 이야기, 우리가 살아야 할 부활신앙입니다.
오늘 토마스 사도 축일을 지내면서, 의심 많던 토마스를 통해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인 부활 사건을 증언하도록 이끌어주심에 감사드리며, 우리 또한 부활사건에 대한 굳은 믿음을 드러내는 데 신앙인으로서의 보람과 행복을 느끼는 하루 되기를 기도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