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다해 연중 제13주간 금요일 <성당은 ‘자비’라는 근육을 키우는 헬스장입니다> 복음: 마태오 9,9-13 
LORENZETTI, Pietro 작, (1325) |
저는 성당 옆에 어머니를 모셨습니다. 물론 언제나 부족하기는 하지만, 일단 어머니에게 해 드릴 수 있는 것은 다 해드렸다고 믿습니다. 어머니는 이런 저를 위해 성당을 내려다보며 매일 기도하고 혹시 무슨 일이나 없을까, 매일 걱정하신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렇게 하면 제가 좋아할 줄 아십니다. 그러나 저는 제가 마련해 놓은 새집에서 운동도 하셔서 다시 걸을 수 있게 되어 미사도 나오고 신자들과도 잘 지내기를 바랍니다. 제가 집을 마련하여 모신 이유를 잘못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하느님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드리는 감사나 제물은 그분께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것을 통해 이웃에게 자비로운 사람이 되기를 바라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명확히 말씀하십니다.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 제물이 아니라 자비다.”(마태 9,13) 그렇습니다. 이 성당이라는 영적 헬스장에서 우리가 진짜 키워야 할 근육은 ‘자비’라는 근육입니다. 우리의 기도, 미사, 희생은 모두 그 ‘자비의 근육’을 키우기 위한 운동 기구일 뿐입니다. 영화 ‘밀양’에 나오는 한 장면이 떠오릅니다. 신애는 교회에서 눈물을 흘리며 통회하고 오랜 기도 끝에 아들을 죽인 살인범을 용서하기 위해 교도소에 찾아갑니다. 그런데 살인범은 너무나 해맑은 얼굴로 말합니다. “나는 이미 하느님께 용서받았습니다.” 그 순간 신애는 무너져 내립니다. 아직 그만큼 자비로울 수 있는 근육을 단련하지는 못했던 것입니다. 2023년 5월, 인천의 한 아파트 상가 주차장에서 전직 보디빌더인 30대 남성 A씨가 자신의 차량 앞을 막은 차량의 여성 운전자 B씨와 주차 문제로 시비가 붙었습니다. A씨는 말다툼 중 B씨를 주먹과 발로 무차별 폭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B씨에게 침을 뱉는 등 모욕적인 행동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당시 A씨의 아내 역시 폭행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져 더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이 폭행으로 피해자 B씨는 갈비뼈가 부러지는 등 전치 6주의 중상을 입었습니다. 이 사건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언론을 통해 '주차장 보디빌더 갑질 폭행'으로 급속히 확산되었습니다. 특히 A씨의 우람한 체격과 피해 여성의 상대적으로 왜소한 체격이 대비되면서, "그 힘을 고작 연약한 여성을 때리는 데 썼나"라는 대중의 엄청난 분노를 샀습니다. A씨는 재판에 넘겨져 2024년 5월,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었습니다. 운동을 열심히는 했지만, 자기 자신에 대한 수련은 전혀 되지 않은 것입니다. 이처럼 거울만 보는 ‘영적 헬스 중독자’가 성당에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우리는 자주 우리 힘을 측정해보아야 합니다. 물론 헬스장이 아닌 밖에서입니다. 매일 헬스를 다니면서 정작 어머니가 무거운 장바구니를 들고 계셔도 “지금 운동 갈 시간이라서요”라며 지나치고, 친구들이 이사를 도와 달라고 해도 “오늘은 가슴 운동을 쉬면 안 되는 날이야”라며 거절한다면 헬스 중독자일 뿐입니다. 이렇게 되지 않기 위해 나의 힘을 측정하는 장소는 항상 헬스장 밖이어야 합니다. 카를로 아쿠티스나 조르조 프라사티 복자들의 경우, 그들은 매일 새벽미사와 성체조배를 통해 아쿠티스는 성체기적을 전하기 위한 홈페이지를 제작했고, 프라사티는 가난한 이들을 돕는데 거기서 얻은 힘을 썼습니다. 이렇게 나타나지 않는 기도는 그저 영적 헬스 중독일 뿐입니다. 오늘은 성 주세페 모스카티(1880-1927)를 소개해드립니다. 그는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가장 존경받는 의사이자 의과 대학 교수였습니다. 그는 당대 최고의 진단 의학의 권위자였으며, 그의 과학적 연구는 수많은 생명을 구했습니다. 모스카티의 하루는 연구실이나 강의실이 아닌, 제대 앞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새벽 미사에 참여하여 성체를 모셨고, 기도로써 자신의 모든 의술을 하느님께 봉헌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일을 단순한 직업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평신도 사제직’으로 여겼습니다. 환자를 진찰하기 전에는 항상 기도했으며, 동료 의사들에게 “고통받는 환자의 육신뿐 아니라, 그들의 신음하는 영혼도 기억해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그의 매일의 기도와 성체 신심은, 고된 의사의 삶 속에서 자비의 힘을 길러내는 그만의 ‘영적 헬스장’이었습니다. 이렇게 단련된 ‘자비의 근육’은 그의 진료실에서 놀라운 힘을 발휘했습니다. 그의 진료실에는 “가진 사람은 내고, 없는 사람은 가져가시오”라고 쓰인 바구니가 있었습니다. 그는 가난한 환자들을 무료로 진료했을 뿐 아니라, 처방전을 써준 뒤 몰래 주머니에 진료비와 약값을 넉넉히 넣어주곤 했습니다. 그의 흰 의사 가운은 기도로 단련되고, 이웃을 향한 자비로 얼룩진 가장 거룩한 제의(祭衣)였습니다. 일단 헬스장에 오면 운동을 해야 합니다. 우리는 성당에 오면 기도와 제물을 바칩니다. 그러나 그런 자신을 거울로만 바라본다면 영적 헬스 중독자입니다. 내가 어떤 힘이 생겼는지, 밖에 나가서 시험해 보아야 합니다. 전재용 선장은 96명의 보트 피플이 그날 하루만 25척의 배로부터 외면당한 상태로 자신을 바라볼 때 그들을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그들을 끌어올렸습니다. 그가 평소에 얼마나 신앙 안에서 근육을 단련했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결국 이 자비를 주님은 바라시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