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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하느님 중심의 온전한 삶 “기도하라, 관대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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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9.21.연중 제25주일
아모8,4-7 1티모2,1-8 루카16,1-13
하느님 중심의 온전한 삶 “기도하라, 관대하라, 지혜로워라, 성실하라”
정말 대한민국은 엄청난 나라입니다. 작은 고추가 맵다 했는데 이건 매운 정도가 아닙니다. 유투브를 대략 일별해 보면서 순간 와닿는 느낌입니다. 참 역동적인 나라요 희망찬 나라입니다.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세계를 선도하고 있는 대한민국입니다. 세계 4대 강국 사이의 사면초가 상황속에서 이뤄낸 쾌거의 기적입니다. 이런 위대한 대한민국에서 태어났음이 참으로 자랑스럽습니다.
이미 어제 한국순교자들 대축일을 통해서도 대한민국이 얼마나 하느님의 각별한 사랑을 받고 있는지,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애국가 가사가 그대로 실현됨을 깨닫습니다. 순교자 성월 9월, 순교자들을 기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각자 삶의 자리에서 하느님 중심의 온전한 백색순교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 저절로 나오는 물음입니다. 하느님 중심의 온전한 삶을 목표로 한결같이 분투의 노력을 다하는 것입니다. 오늘 주님은 복음에서 “어떤 종도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고 천명하셨습니다. 어제부터 오늘까지 피정하는 형제자매들에게도 베네딕도 수도회의 “하느님만을 찾는” 보편적 영성을 참 많이 강조했습니다.
순교 영성의 시대입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입니다. 참으로 하느님 중심의 온전한 삶도 보고 배웁니다. 이런면에서 우리 가톨릭교회 신자들은 복받은 사람들입니다. 명품종교에 명품교황을 모시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은 76세에 착좌하여 88세 선종하기 까지 노년에도 영원한 청춘다운 기백으로 끝까지 책임을 다하신 하느님 중심의 온전한 삶의 빛나는 모범을 보여 주었고, 뒤를 이은 레오 교황도 은은히 그 모범을 보여 주십니다. 두 분 교황님은 백색순교의 빛나는 모범입니다. 레오 교황에 대한 컬럼 내용 일부를 나눕니다.
“이미 레오 교황은 교황직의 실질적인 성격을 보여주고 있다. 균형을 중시하고 다양한 견해를 존중하며, 특별히 필요한 이유가 없으면 함부로 변화를 시도하지 않고, 지금 교회가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또 다른 격변이 아니라 평화라는 신념이 드러난다. 충돌보다 공동체를 훨씬 더 중요한 이상으로 여기는, 온화하고 사목적인 목자의 모습이다.”
얼마나 멋진 하느님 중심의 온전한 삶인지요! 아우구스티누스 수도회 출신답게 성인의 -‘진리veritas;베리타스’, ‘일치unitas;우니타스’, ‘애덕charitas;카리타스’-의 정신으로 함양된 전인적 모습을 보여줍니다. 어떻게 하느님 중심의 온전한 삶을 살 수 있을런지요?
첫째, “기도하라!”입니다.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한 것이 기도입니다. 간절하고 한결같은 기도가 하느님 중심의 온전한 삶을 이루어 줍니다. 기도하라 직립인간에 어디서나 눈들면 하늘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티모테오에게 전하는 말씀은 시공을 초월하여 오늘 우리에게도 명쾌하게 마음에 와닿습니다.
“나는 무엇보다 먼저 모든 사람을 위하여 간청과 기도와 전구와 감사를 드리라고 권고합니다. 모든 사람을 위해 기도하며 아주 신심깊고 품위 있게, 평온하고 조용한 생활을 하도록 하십시오. 우리 구원자이신 하느님께서 좋아하시고 마음에 들어 하시는 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고 진리를 깨닫게 되기를 바랍니다. 나는 남자들이 성을 내거나 말다툼을 하는 일 없이, 어디에서나 거룩한 손을 들어 기도하기를 바랍니다.”
수십년간 레오 교황을 전부터 지켜본 분의 고백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레오교황은 하느님과 이웃에 경청했던 ‘기도의 사람’이었다.” ‘기도의 사람’은 겸손히 귀기울여 듣는 ‘경청의 사람’입니다.
둘째, “관대하라!”입니다. 주님을 닮아 너그럽고 자비로우라는 것입니다. 저는 오늘 <약은 집사의 비유>에 나오는 어떤 부자에게서 자비하신 하느님의 관대한 면모를 발견했습니다. 저는 어떤 부자가 약은 집사의 처사를 꿰뚫고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또 자기에게 빚진 모든 이들의 곤궁한 처지도 어떤 부자는 분명 알고 있었으리라 봅니다.
약은 청지기가 스스로 살길을 찾아, 미래 대책을 세우고 기민하게 실천에 옮기는 모습도 연민의 시선으로 묵묵히 지켜보며, 봐도 못본 척, 알아도 모르는 척 했으리라 봅니다. 어쩌면 알아서 살길을 찾는 모습과 곤궁한 이들의 빚을 탕감해 주는 집사의 처신을 내심 흡족해 했을지도 모릅니다.
속으로는 이렇게 되기를 바랄수는 있어도 이렇게 하라고 할 수는 없고 스스로 알아서 처리하니 부자는 내심 고마워했을지도 모릅니다. 이들이 끼친 피해가 아무리 많다 해도 하느님을 상징하는 재산 많은 부자에게는 조족지혈鳥足之血 새발의 피였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결론 말씀은 그대로 하느님 마음의 반영입니다.
“주인은 그 불의한 집사를 칭찬하였다. 그가 영리하게 대처하였기 때문이다. 사실 이 세상의 자녀들이 저희끼리 거래하는 데는 빛의 자녀들보다 영리하다.”
셋째, “지혜로워라!”입니다. 영적일수록 현실적인 이들이 지혜로운 사람들입니다. 비둘기같이 순결하면서도 뱀처럼 슬기로워야 합니다. 기민하고 영리하게 적극적으로 대처하며 위기를 타개해 나가는 세상의 자녀들의 지혜를 우리 빛의 자녀들도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에 나오는 부자는 결코 속임당하는 어리숙한 어리석은 부자가 아니라 관대하면서도 깊은 지혜를, 사람을 살리는 지혜를 겸비한 분, 하느님처럼 생각됩니다. 자비와 지혜는 함께 갑니다. 약은 청지기는 물론 빚진 이들이 탕감받아 살게 한 부자의 자비와 지혜입니다. 종교간 대화와 협력의 콘퍼런스에 보낸 레오 교황의 “편견의 잡초를 뽑고 형제애의 들판을 가꾸자.”라는 메시지에서도 교황의 자비와 지혜가 빛납니다.
약은 청지기의 사기행각을 배우자는 것이 아니라, 위기에 직면했을 때 신속히 타개해 나가는 생존의 지혜와 결단력, 돌파력을 배우자는 것입니다. 비상한 시국에서는 비상한 대책이 필요합니다. 바로 작금의 대한민국이 필요로 하는 지도자는 이런 생존능력이 탁월한 지혜를 겸비하는 것이요, 궁즉통(窮則通)이라 궁하면 통하니 국민들에 대한 지극한 사랑에서 이런 생존의 지혜도 나옵니다.
넷째, “성실하라!”입니다. 재물은, 돈은 선도 악도 아닙니다. 활용하기 달렸습니다. 주인은 하느님이요 재물이나 돈은 종입니다. 그러니 재물이나 돈을 지혜롭게 올바르게 성실히 이용하는 것입니다. 아모스 예언자에게 지탄받는 부자들은 재물의 주인이 아니라 종이 된 자들입니다. 주님은 아모스 예언자를 통해 부자들의 회개를 촉구합니다. “빈곤한 이를 짓밟고, 이 땅의 가난한 이를 망하게 하는 자들아, 나는 너희들의 모든 행동을 결코 잊지 않으리라.”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우리 모두 재물을 올바르게 이용할 것을 강력히 권고합니다.
“작은 일에 성실한 사람은 큰 일에도 성실하고, 작은 일에 불의한 사람은 큰 일에도 불의하다. 불의한 재물을 다루는데에 성실하지 못하면, 누가 너희에게 참된 것을 맡기겠느냐? 너희가 남의 것을 다루는 데 성실하지 못하면, 누가 너희에게 너희의 몫을 내주겠느냐?”
하늘의 하느님께 성실한 자들은 땅의 재물을 다루는데도 성실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것이 삼실의 자세입니다. 주님 앞에서 진실하고 성실하고 절실하게 사는 것입니다. 하느님 중심의 온전한 백색순교의 삶이 바로 이런 삼실의 삶입니다. 오늘 연중 제25주일 주님은 <하느님 중심의 온전한 삶>에 대한 참 좋은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1.기도하라. 2.관대하라. 3.지혜로우라. 4.성실하라.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이렇게 살도록 도와주십니다. 아멘.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