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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신부님_나눠지는 재물은 영원한 거처에서 우리의 친구가 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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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은 꽤나 난해한 복음입니다. 예수님께서 하시는 말씀, 강조하시는 바가 뭔지 깊은 묵상이 필요합니다. 집사의 보인 행동은 엄연한 불법행위였습니다. 타인의 재산을 자기 마음대로 처분했습니다. 요즘으로 치면 경제사범입니다. 주인 입장에서 보면 정말 분통 터질 일이었습니다. 주인이 고소한다면 징역 3-5년은 충분한 대형 사고였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불의한 집사를 칭찬하고 계십니다. “주인은 그 불의한 집사를 칭찬하였다. 그가 영리하게 대처하였기 때문이다.”(루카 16,8) 칭찬의 초점에 우리의 시선을 고정시켜야 하겠습니다. 예수님께서 불의한 집사를 칭찬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해서는 안 될 범법행위를 두고 칭찬하신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그보다는 앞날을 미리미리 앞서서 계획하고 챙기는 그의 준비성을 칭찬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준비는 육적인 준비를 넘어 영혼의 준비로 확장시킬 것을 요구하고 계십니다. 연예 분야 전문기자도 아니면서 수많은 가수나 탤런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확인한다 던지 그들의 신상에 대해서 훤히 꿰뚫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스포츠 전문기자도 아니면서 수많은 프로야구 선수들의 개인 신상이나 성적을 줄줄이 암기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부동산 중개업자도 아니면서 전국의 유망한 부동산에 대해서 다 꿰고 있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러나 정작 영혼에 관한 일이라면 문외한입니다. 하느님 말씀의 보고(寶庫)인 성경에 대해서는 알려고 노력하지도 않습니다. 20년 혹은 30년 더 길게 40년 뒤에 맞이할 또 다른 세상, 하느님 나라에 대한 일은 조금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늘 예수님 말씀은 바로 이런 분들을 대상으로 하시는 말씀입니다. 단 한 명의 영혼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당시로서는 세계 전역을 신발이 닳도록 여행하신 분도 계십니다. 이방인들이 사도 바오로 성인이십니다. 청소년들의 영혼 구원이라면 악마에게라도 절할 용의가 있다고 선언한 분도 계십니다. 청소년들의 사도 돈보스코 성인이십니다. 어떻게 보면 오늘 예수님의 말씀 이면에는 내일을 기약하지 못하는 나약한 우리 인간들을 향한 강한 자비심이 흐르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 인간 모두를 당신 따뜻한 품으로 모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방황하고 고뇌하는 인류 전체를 당신 사랑의 울타리 안으로 인도할 수 있을까, 하는 하느님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초고령화 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불과 4~50년 전만 해도 60세까지 살았으면 장수했다고 잔치까지 벌였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80에 세상을 뜨면 살짝 아쉬울 정도입니다. 다들 길어진 노년기에 대비해서 걱정도 많고, 또 각자 나름 철저히 준비를 합니다. 재취직 계획, 넉넉한 연금 수령을 위한 준비, 정기적인 건강검진, 적당한 운동, 철저한 식단 관리... 그러나 그러한 육적인 준비에 비해, 영적인 준비는 어느 정도 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90퍼센트, 100퍼센트 육적인 준비에만 몰두하고 있다면, 10퍼센트, 아니면 20퍼센트 정도 ‘뚝!’ 떼어 영적인 준비에 할애해보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가 손에 쥐고 있는 현세적 재물은 엄청 대단해 보이지만, 사실 불완전한 것입니다. 지금은 죽기 살기로 꽉 움켜쥐고 있지만, 불과 10년, 20년, 30년 뒤면 고스란히 누군가의 손으로 넘어가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현세의 재물은 우리의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현세의 재물로는 조만간 반드시 다가올 죽음을 물리칠 수 없습니다. 그것이 우리의 생명을 보장해주지 않습니다. 눈에 보이는 하느님이신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웃들을 향한 사심 없는 자선과 희사는 언젠가 우리가 하느님 앞에 섰을 때, 우리를 적극적으로 변호해주는 가장 좋은 증인이 될 것입니다. “재물이란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어 백배로 보상받게 하시려고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빌려주신 것입니다. 그것은 영원한 거처에서 우리의 친구가 될 것입니다.”(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