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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30일 (목)
(녹) 연중 제30주간 목요일 예언자는 예루살렘이 아닌 다른 곳에서 죽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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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좁은 문>의 선택 “구원이나 멸망이냐? 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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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경 [forgod] 쪽지 캡슐

2025-10-29 ㅣ No.185905

2025.10.29.연중 제30주간 수요일                                                         

 

로마8,26-30 루카13,22-30

 

 

<좁은 문>의 선택

“구원이냐 멸망이냐? 삶은 선택이다!”

 

 

“주 하느님, 

 죽음의 잠에 빠지지 않게 제 눈을 비추소서.”(시편13,4ㄱ)

 

저에게는 예나 이제나 하루하루가 첩첩산중 넘어야 할 산이요, 하루하루가 통과해야할 좁은 문입니다. 지금까지 날마다 주님의 미사은총으로 잘 넘어왔고 잘 통과해온 삶이요, 앞으로도 죽는 그날까지 그렇게 되리라 믿습니다. 날마다 새벽 강론을 쓰고 나면, 산을 넘고 좁은 문을 통과한듯 기분 상쾌함을 느낍니다.

 

오늘 복음의 주제인 “구원과 멸망”을 보는 순간 “아, 삶은 선택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삶은 끊임없는 선택의 연속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루하루가 잘 살아 보라고 주어지는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그러니 평생 하루하루 날마다 바르고 좋은 선택을 하여 선물 인생을 살아갈 때 참 행복입니다. 

 

그러니 삶은 물론이요 행복도 선택임을 깨닫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구원과 멸망, 진리와 거짓, 행복과 불행, 희망과 절망, 믿음과 불신, 빛과 어둠, 좁은문과 넓은문, 기쁨과 슬픔, 평화와 전쟁등 모두가 선택임을 보여 줍니다. 이래서 살 줄 알면 행복이요 살 줄 모르면 불행이란 말도 나옵니다. 

 

한번뿐인 유일무이한 선물인생, 누구나의 바램은 행복입니다. 행복하게 살라고 주어진 선물인생이요 행복하게 사는 것은 모두의 의무이자 책임이고 권리입니다. 그러니 불행한 것은 남탓이 아닌 내 책임이요 내 탓임을 알아야 합니다.

 

이 모두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세상이 아닌 주님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세상의 배제가 아니라 주님을 절대적 부동의 중심에 두고 세상을 상대화하여 보자는, 일체의 우상을 배제하는 것입니다. 

 

참으로 주님을 선택하는 이들은 두말할 것 없이, 구원을, 행복을, 생명을, 진리를, 빛을, 온갖 긍정적인 요소를 선택하여 살 것입니다. 부정적 비관적 인생이 아닌 긍정적 낙관적 인생을 살 것입니다. 이런 이들을 만나면 저절로 기분이 좋아집니다. 참으로 무수한 좁은 문을 통과해온 인생들입니다. 오늘 옛 현자의 지혜도 좋은 참고가 됩니다.

 

“내가 가진 지식은 입으로 하는 자랑거리가 아니다. 본보기가 되고 싶다면 거쳐 온 세월로 증명하라.”<다산>

좁은문들을 통과해온 내공의 삶보다 더 좋은 증명은 없을 것입니다.

“사람들에게는 스승 노릇을 좋아하는 병폐가 있다.”<맹자>

정말 좁은문들을 최선을 다해 통과해온 사람들이라면 무르익은 겸손으로 스승노릇을 절대 좋아하지 않을 것입니다. 

 

자랑은 바람직하지 못하여 팔불출이란 말이 있는데 저는 세가지 자랑을 하고 싶습니다. 하나는 제자 자랑, 하나는 동창자랑, 하나는 신자자랑으로 공통점은 좁은문들을 잘 통과해온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1.무려 48년전, 지금은 환갑을 넘은 초등학교 13살, 6학년때 제자들 대표가 보내준 지난밤 메시지입니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올해도 쌀을 보내드리는데요. 순창에서 가는 유기농쌀인데 그쪽 지역에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추수시기를 못맞춰 늦어지고 있대요. 아직 논이 마르지 않아 벼도 못베고 있다고 합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ㅎㅎ 맛있는 쌀이 곧 갑니다. 추운날씨 건강 유의하세요. 저희는 모두 잘있어요.”

50대 넘어 거의 10년동안 매해 수도원에 쌀을 선물하는 제자들입니다. 즉시 답신을 보냈습니다.

“고맙다! 제자 옥현아, 사랑한다! 제자들 모두 보고 싶고 사랑한다 전해주기 바란다. 이수철선생님은 여전히 수도원에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단다”

 

2.1971년 20대 초반 교대 졸업후 70대 후반 동료교사 친구들이니, 무려 54년 지난후에도 계속되는 우정이 자랑스럽고 아름다웠습니다. 가을나들이 한 사진과 더불어 공동카페에올린 멋진 글을 본 자랑을 소개합니다.

“친구들과 하늘공원에서 가을날 하루를 보냈습니다. 풍경보다는 사람이고, 단풍보다는 친구들의 얼굴입니다.”

즉시 답신도 올렸습니다.

“안진홍 친구여! 아름다운 사진과 글, 감사합니다. 단풍인지 사람인지 구별이 안됩니다. 풍류를 아는 멋지고 행복한 꽃같은 삶을 살아가는 동창 친구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3.어제 수도원에서는 예수성심자매회 모임이 있었습니다. 두분의 남편도 참석했기에 “예수성심형제자매회"로 명칭을 바꿔야 하겠다며 웃었습니다. 모두가 좁은문들을 잘 통과해온 분들이기에 가을 단풍처럼 품위있는 아름다움에 행복한 기운이 가득한 느낌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의 네 대목을 자세히 들여다 봅니다.

 

1.“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힘써라.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많은 사람이 그곳으로 들어가려고 하겠지만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지금까지 살아왔다는 것은 좁은문들을 잘 통과했다는 증거입니다. 그러니 새삼 좁은문을 찾아갈 것 없습니다. 여러분들의 오늘 지금 여기 삶의 제자리가 통과해야 할 좁은문들입니다. 지금까지처럼 하느님의 말씀을 지키며 의롭고 좋게 살아 가시며 하루하루 좁은문을 잘 통과하시기 바랍니다.

 

2.“너희가 어디서 온 사람들인지 나는 모른다. 모두 내게서 물러들가라, 불의를 일삼는 자들아!”

청천벽력의 충격적 주님의 반응입니다. 주님과 무관하게 주님뜻대로 말씀을 실천하며 산 것이 아니라 내 뜻대로, 내 좋을대로 일방적 짝 사랑을 살아온 자업자득의 결과입니다. “나는 모른다” 주님의 말씀을 늘 상기하면서 주님뜻대로 의롭고 좋은 삶을 사시기 바랍니다.

 

3.“그러나 동쪽과 서쪽, 북쪽과 남쪽에서 사람들이 와 하느님 나라의 잔칫상에 자리 잡을 것이다.”

모두에 활짝 열려 있는 하느님 나라이며, 국적, 인종, 종교, 문화에 무관한, 일체의 기득권이 배제된 하느님 나라의 잔칫상입니다. 그러니 언제 어디에 살았던 참으로 진리를 실천하며 의롭고 좋은 삶을 살면서 좁은문들을 통과해온 신망애(信望愛), 진선미(眞善美)의 사람들만이 하느님 나라 잔치에 참여할 것입니다.

 

4.“보라, 지금은 꼴찌지만 첫째가 되는 이들이 있고, 지금 첫째지만 꼴찌가 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방심은 금물입니다. 삶은 단거리가 아닌 장거리 경주입니다. 아무리 좁은 문들 잘 통과했어도 앞으로 잘 통과하리란, 늘 첫째가 되리란 보장이 없습니다. 첫째로 가다가 꼴찌가 되지 않도록, 도중하차 하지 않고 끝까지, 마지막 결승선의 테이프를 끊을 때 까지 참으로 겸손히 최선을 다해 좁은문들 통과하시기 바랍니다.

 

성 바오로 사도와 성 베네딕도가 우리 모두 좁은 문들을 잘 통과하도록 참 좋은 위로와 힘을 북돋아 줍니다. 성령의 사도 바오로의 말씀입니다.

 

“성령께서는 나약한 우리들 도와주십니다. 성령께서 말로 다 할 수 없이 탄식하시며 우리를 대신하여 간구해 주십니다...하느님을 사랑하는 이들, 그분의 계획에 따라 부르심을 받은 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함께 작용하여 선을 이룬다는 것을 압니다...하느님께서는 미리 정하신 이들을 부르셨고, 부르신 이들을 의롭게 하셨으며 의롭게 된 이들을 영광스럽게 해주셨습니다.”

 

좁은문들의 통과에 성령의 도움은 이처럼 절대적입니다. 결국은 잘 될 것이니 아무 걱정도 하지 마십시오. 좁은 문들을 잘 통과해온 의롭고 좋은 삶을 살아온 이들 성령께서 잘 보완하여 영광스럽게 해 주실 것입니다. 성 베네딕도의 말씀 역시 좁은 문들 통과에 참 좋은 힘이 됩니다.

 

“좁게 시작하기 마련인 구원의 길에서 도피하지 말라. 그러면 수도생활과 신앙에 나아감에 따라 마음이 넓어지고 말할 수 없는 사랑의 감미로써 하느님의 계명들의 길을 달리게 될 것이니, 주님의 가르침에서 결코 떠나지 말고, 죽을 때 까지 수도원에서 그분의 교훈을 항구히 지킬 것이다.”(성규;머리48-50)

 

최선을 다해 좁은문들을 통과해 가며 자발적 기쁨으로 순교적 삶을 살아갈 때 참 감미롭고 건강한, 아름답고 행복한 삶에 죽음일 것입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좁은 문들의 통과 여정에 참 좋은 결정적 도움을 주십니다. 

 

“주님, 저는 당신 자애에 의지하리이다.

 은혜를 베푸시는 주님께 노래하리이다.”(시편13,6). 아멘.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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