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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 묵상] 철부지들 - 대림 1주간 화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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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부지들
누군가의 말끝이 날카롭게 스쳐 지나갈 때마다 나는 왜 마음을 거기에 두었을까.
흔들리던 이유는 그 사람이 세운 그림자 때문이 아니라 내가 중심을 그에게 내어주었기 때문이었구나.
지혜롭다는 이들은 자기 확신으로 단단하지만 나는 모른다, 자꾸 흔들린다.
흔들 흔들 넘어질까 버스 손잡이를 꽉 잡듯 땅에 발을 단단히 딛고 한번 더 꽈악 잡는다.
그런데 이상하다. 손잡이를 잡고 있는 줄 알았는데 많은 예언자와 임금들이 보려 했으나 보지 못한 것—
여 백 — 시가 남긴 자리
" 성령 안에서 즐거워하는 철부지들, 우리의 눈은 행복하다. "
철부지들은 묻고 지혜로운 자들은 답합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묻는 자들의 눈이 더 빛납니다.
왜일까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많은 예언자와 임금들이 보려 했으나 보지 못한 것”을 우리 눈이 지금 보고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철부지의 눈은 그래서 행복합니다. 다 알지 못해도 괜찮고, 완성되지 않아도 괜찮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이 시는, 답을 쥔 사람이 아니라 끝까지 묻는 이들의 자리에서 그 눈길을 더듬어 보려는 저의 작은 고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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