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4일 (목)
(자) 대림 제1주간 목요일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하늘 나라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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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 제1주간 수요일,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사제 기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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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희 [corenelia] 쪽지 캡슐

2025-12-03 ㅣ No.186644

[대림 제1주간 수요일,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사제 기념] 마태 15,29-37 "사람들은 모두 배불리 먹었다. 그리고 남은 조각을 모았더니 일곱 바구니에 가득 찼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빵 일곱 개와 물고기 몇 마리 밖에 안되는 적은 양의 음식을 가지고 수천명의 군중을 배부르게 먹이십니다. 다 같이 양껏 나누어먹고 남은 조각을 모았더니 일곱 바구니에 가득 찰 정도로 충만한 기적이라고 전해지지요. 어떻게 그런 놀라운 일이 가능했는지 우리는 그 과정도, 방법도 모릅니다. 다만, 마음 속에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들 뿐입니다. 마음만 먹으면 아주 적은 양의 음식으로도 수 천 명의 군중들을 배불리 먹이실 수 있는 분께서, 오늘날 이 세상에서 기아와 질병으로 고통 받으며 죽어가는 이들은 왜 그냥 내버려두시는가? 그들을 무관심하게 방치해 두시는 것 같은 모습이 야속하게 느껴지지요. 그러나 주님께서 그들을 무책임하게 방치해 두셔서 그런 일이 생기는 게 아닙니다. 사실 하느님께서 이 세상을 섭리하시는 과정에서 베푸시는 은총은 온 세상 모든 이가 배부르게 먹으며 삶의 참된 기쁨을 누리기에 충분하지요. 그 은총이 모든 이에게 공평하게 돌아가지 않고 소수의 사람들이 독점하기에 여러가지 문제들이 생깁니다. 우리가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은총과 사랑을 전하는 ‘일꾼’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고, 자기 탐욕만 채우는 ‘나쁜 집사’의 모습으로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주님의 일을 하는 ‘참된 일꾼’의 모습을 보이는 군중들과, ‘나쁜 집사’의 모습을 보이는 제자들이 대조적으로 그려집니다. 먼저 군중들의 모습을 바라봅니다. 예수님께서 갈릴래아 호숫가에서 복음을 선포하시고 나서 산 위로 올라가시자, 많은 이들이 그분을 만나고자 산으로 올라갑니다. 아무래도 평지인 호숫가에 비해 높고 험한 산은 노약자나 병자들처럼 거동이 불편한 이들이 올라가기에 어려움이 크지요. 그러다보니 예수님 가까이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이들이 생겼을 겁니다. 그런데 여기서 예수님의 가르침을 듣던 사람들이 놀라운 모습을 보입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자기들이 알아서 거동이 불편한 이들을 밀고, 끌고, 업고 하면서 예수님 앞에 데려다 준 것입니다. 그들의 그 순수한 선행 덕분에 아무도 예수님의 사랑으로부터 소외되지 않고 치유의 은총을 받아 누리게 되었지요.


반면, 정작 예수님을 따르던 제자들은 굶주림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가엾게 여기시며 그들을 배불리 먹이고 싶어하시는 스승님의 의중을 헤아리려고 들지 않습니다. 척박한 땅 광야에서 수천명이 먹을 정도로 많은 음식을 자기들이 무슨 수로 마련하느냐고 비관적인 태도를 보이지요. 겉으로는 ‘숫자’와 ‘합리성’을 내세우며 어차피 자기들이 가진 얼마 안되는 음식으로는 수많은 군중들을 먹일 수 없다는 핑계를 대고 있지만, 그들의 마음 속에는 자기들 손에 있는 그 음식을 당연히 예수님의 시중을 드느라 고생하는 자기들이 먹어야 한다는, 그것을 다른 이들에게 빼앗기지 않고 자기들만 누리고 싶다는 이기적이고 자기 중심적인 생각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었던 겁니다.


오늘날 우리 세상에 ‘오천명을 먹이신 기적’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는 이유는 주님이 우리에게 무관심하셔서가 아니라, 우리 마음에 이기적이고 자기 중심적인 태도가 뿌리 깊이 박혀서 주님께 받은 은총이 다른 이에게 흘러가는 걸 막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진 걸 나누고 베풀면 부족해질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주님께서 내가 나누고 베푼 것보다 훨씬 크고 좋은 것들로 나를 충만하게 채워주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나만 생각하며 주님께 받은 은총을 독점하려 들지 말고, 당신께서 사랑하시는 이들을 배불리 먹이고 싶어하시는 주님의 넉넉한 마음 씀씀이를 닮아야겠습니다. 그런 마음들이 모이면 우리 모두를 충만한 기쁨으로 채워주는 사랑의 기적이 일어날 것입니다. 


* 함 승수 신부님 강론 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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