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6일 (토)
(자) 대림 제1주간 토요일 예수님께서는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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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대림 1주간 토 - 준비되지 않아도 시작되는 은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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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하 [nansimba] 쪽지 캡슐

06:43 ㅣ No.186687

(Week 01. 보이지 않는 시작 / 임신 1–4주 / 대림 1주)

 

준비되지 않아도 시작되는 은총

 

#만삭낙태법반대 #소명 #은밀한시작 #작은움직임의기적

 

임신 4주 차, 태아의 등 쪽에서 아주 작은 관 하나가 생겨난다.

신경관(neural tube).

이 가느다란 관은 훗날 뇌와 척수가 될 것이다.

생각하고, 느끼고, 결정하고, 사랑할 모든 능력의 시작점.

아직 '마음'도 '의지'도 없지만,

마음과 의지가 자라날 터전이 먼저 놓이는 시간이다.

 

이 시기 어머니의 몸에는 변화가 밀려온다.

메스꺼움, 피로, 예민함... 편안하지 않다.

아침마다 속이 뒤집히고, 평소 좋아하던 냄새가 견딜 수 없게 느껴진다.

임신 테스트기에 두 줄이 나타나기도 전에 몸은 이미 알고 있었다.

입안의 미묘한 변화, 냄새에 대한 민감함, 알 수 없는 피로...

이 불편함이야말로

'새 생명이 자라고 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다.

몸이 먼저 응답하고, 마음이 뒤따라 깨닫는다.

준비되지 않았지만 이미 시작된 여정.

 

오늘 복음 속 예수님은

백성들의 군중을 보시며 마음이 움직이신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처럼 시달리며 기가 꺾여 있었기 때문이다. (마태 9,36)

 

예수님은 그들의 쓰러진 마음과 지친 영혼을 보시고

열두 제자를 부르신다.

 

"가서… 병든 이들을 고쳐 주고, 죽은 이를 살리고, 나병 환자들을 깨끗하게 해 주어라."(마태 10,6-8)

 

이 순간, 제자들은 준비된 사람들이 아니었다.

신학 교육을 받지도 않았고, 기적을 행한 경험도 없었다.

그들은 단지 예수님의 마음에 자신을 내어놓은 사람들이었을 뿐이다.

 

예수님은 그들에게 '준비되면 가라'라고 하지 않으셨다.

'이제 너희도 할 수 있다'라고 하시지도 않으셨다.

그저 '가라'라고 하셨다.

소명은 능력이 갖춰진 후에 오는 것이 아니다.

부르심이 먼저 오고,

능력은 그 여정 속에서 자라난다.

마치 태아에게 '마음의 터전'이 먼저 형성되고,

그 안에서 생각과 느낌이 자라나듯.

 

그리고 그 부르심은 언제나 불편함을 동반한다.

익숙한 자리에서 일어나야 하고,

편안한 일상이 흔들리고,

외면하고 싶었던 연민이 깨어난다.

누군가의 슬픔이 내 마음을 건드리고,

지나칠 수 없는 얼굴이 자꾸 떠오르고,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안타까움이 가슴을 조인다.

 

입덧처럼, 이 불편함은 거부하고 싶을 만큼 힘들 수 있다.

하지만 입덧이 새 생명의 증거이듯,

이 불편한 깨어남은

'하느님께서 나를 통해 새로운 일을 시작하신다'는 신호다.

 

대림 시기는 '준비되었을 때' 시작하는 계절이 아니다.

'준비되지 않았지만 이미 시작된' 은총을 알아보는 계절이다.

 

예수님은 오늘도 우리에게 말씀하신다.

"네 마음이 불편하게 움직이는 곳, 그곳이 내가 너를 부르는 자리다."

 

자격이 없다고 느껴질 때,

할 수 있을지 두려울 때,

바로 그때가 부르심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입덧이 불편해도 생명이 자라듯,

마음이 불편해도 은총은 이미 움직이고 있다.

 

오늘 하루, 내 마음이 유난히 머물렀던 사람,

문득 생각난 얼굴, 가슴 한편을 스치고 지나간 슬픔 하나…

그것이 어쩌면 하느님께서 나를 보내고 싶은 자리일지도 모른다.

 

준비되지 않아도 괜찮다.

하느님은 우리가 준비될 때까지 기다리시는 분이 아니라,

우리 안에 먼저 터전을 놓으시고

그 안에서 능력을 자라게 하시는 분이니까.

 

작은 이의 기도

 

주님,

제 마음을 움직이는 작은 감각들을

가볍게 넘기지 않게 하소서.

 

준비되지 않은 제자들을 부르셨듯

준비되지 않은 저를 부르시는 당신의 음성을

알아듣게 하소서.

 

입덧이 불편해도 생명이 자라듯

제 안의 불편한 연민 속에서

당신의 사랑이 자라나게 하소서.

아멘.

 

Today’s Word

 

"소명은, 준비되지 않아도 이미 시작된다." by 서하제목을 입력해주세요. (8).png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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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삭낙태법반대, 소명, 은밀한시작, 작은움직임의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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