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6일 (토)
(자) 대림 제1주간 토요일 예수님께서는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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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 제1주간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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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희 [corenelia] 쪽지 캡슐

10:55 ㅣ No.186694

[대림 제1주간 토요일] 마태 9,35-10,1.6-8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

 

 

 

 

어제 복음이 우리를 구원으로 이끄는 참된 ‘믿음’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오늘 복음은 우리가 마음 속에 지녀야 할 진정한 ‘희망’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희망은 예수님의 탄생을 기다리며 준비하는 우리가 마음 속에 지녀야 할 중요한 덕목이지요. 그 희망은 언젠가 일어날 일을 막연히 기다리는 수동적인 태도가 아닙니다. 내가 살면서 마주하는 모든 상황 속에서, 내가 관계 맺으며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을 통해서 예수님을 만날 수 있도록, 그분께서 필요로 하시고 원하시는 것들을 적극적으로 준비하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이 열 두 제자를 세상에 ‘파견’하시는 것도 그것을 위해서이지요.

 

예수님은 제자들을 파견하시면서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은’ 현실을 안타까워 하십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고자하시는 은총의 선물은 참으로 다양하고 풍성한데, 그것을 알아보는 지혜가 너무나 얕고, 그것을 싸고 있는 고통이라는 포장을 감당하려는 의지는 너무나 약한 우리의 마음가짐을 안타까워 하시는 것입니다. 그런 나약한 마음은 자기가 이미 받은 것, 지금 누리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통해 또한 대가를 바라지 않고 이웃에게 거저 베풀고 나누는 태도를 통해 강해집니다. 그리고 작고 약한 이들, 슬픔과 고통으로 괴로워하는 이들을 가엾이 여기며 그들에게 사랑과 자비를 실천함으로써 깊어집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당신 제자들을 ‘삶의 현장’으로 파견하십니다.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라는 말씀이 무슨 뜻인지 올바르게 이해하려면, 그 말씀을 듣는 내가 어떤 처지인지를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하느님께 청하는 나는 수확할 밭의 ‘주인’이 아닙니다. 나 역시 ‘수확’이라는 소명을 받은 주님의 일꾼일 뿐이지요. 그러므로 일꾼들을 보내달라고 청하는 것은 나는 그 일과 아무 상관없는 사람처럼 멀뚱멀뚱 서 있으면서 내 대신 일할 사람을 보내달라고 청하는 게 아닙니다. 당신의 뜻을 전할 ‘예언자’로 누구를 보낼지 고민하시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제가 있지 않습니까? 저를 보내십시오.”라고 청했던 이사야 예언자처럼, 나 자신을 도움이 필요한 곳에 당신의 일꾼으로 보내달라고 적극적으로 청하라는 뜻입니다. 그 거룩한 파견이 나 자신과 내가 만날 사람들 모두를 구원과 참된 행복으로 이끌어 줄 것을 믿으면서 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 제자인 우리를 세상에 파견하시면서, 당신께서 아버지로부터 받으신 거룩한 권한과 능력을 우리에게 부어주셨습니다. 그러니 ‘능력이 없어서 못한다’는 핑계는 통하지 않지요. 세상 사람들에게 구원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것은 작은 희생과 양보, 배려로 삶을 살맛나게 만드는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고된 세상살이에 지친 이들에게 위로와 힘을 주는 것은 내가 가진 재물, 시간, 능력을 기쁜 마음으로 기꺼이 나누는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불확실성 속에서 두려움과 걱정으로 힘겨워하는 이웃에게 하느님 나라라는 참된 희망을 전하는 것은 하느님 뜻을 따르기 위해 손해나 희생도 기꺼이 감수하며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라고 외치는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 함 승수 신부님 강론 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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