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02. 심장이 뛰는 시간 / 임신 5–8주 / 대림 2주)
은총이 가득한 이
#Fiat #온전한응답 #본래의아름다움 #만삭낙태법반대
임신 5-6주, 태아는 겨우 4-6mm 크기다.
쌀알만 하다. 참깨씨만 하다.
그러나 이 작은 존재 안에는
어떤 죄도, 어떤 왜곡도, 어떤 더러움도 없다.
그저 순수한 생명만이 있다. 완전한 생명이 있다.
크기가 작다고 덜 소중한 것이 아니다.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덜 실재하는 것이 아니다.
이 작은 심장의 박동 하나하나가 하느님의 창조의 기적이며,
이 작은 생명은 그 자체로 무한한 가치를 지닌 존재다.
태아는 자신이 사랑받을 만한 존재인지 묻지 않는다.
그저 자라난다.
하느님께서 생명의 숨을 불어넣으신 그 순간부터, 그 안에는 "은총이 가득"하다.
같은 시기, 태아의 심장이 뛰기 시작한다.
분당 100-120회. 빠르지만 안정적이다.
이 작은 심장은 아직 두려움으로 뛰어본 적이 없고,
분노로 빨라진 적도 없고,
슬픔으로 무거워진 적도 없다.
그저 순수한 생명의 리듬만이 있다. 하느님께서 새기신 박동 그대로.
이 박동 하나하나가 외친다.
"나는 살아있다. 나는 사랑받을 존재다. 나는 하느님의 작품이다."
오늘은 원죄 없이 잉태되신 마리아 대축일이다.
마리아께서도 바로 이렇게,
죄에 물들지 않은 순수함으로 이 세상에 잉태되셨다.
복음은 천사 가브리엘이 마리아를 찾아오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루카 1,28)
천사는 마리아를 이름이 아닌 "은총이 가득한 이"라고 부른다.
이것이 마리아의 진정한 정체성이다.
하느님께서 처음 의도하신 그대로의 온전한 존재
마리아도 두려움이 있었고, 의문도 있었다.
그러나 그녀 안에는 원죄가 없었다.
하느님과의 관계가 끊어진 적이 없었다.
그녀의 심장은 언제나 하느님을 향해 뛰고 있었다.
마리아는 대답한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루카 1,38)
"Fiat" - 말씀대로 이루어지소서.
마리아의 "예"는 생명을 향한 "예"였다.
아직 보이지 않는 생명, 아직 형태도 없는 생명에 대한 온전한 "예".
그녀는 묻지 않았다.
"이 아기가 얼마나 클까요?"
"이 아기가 건강할까요?"
"이 아기 때문에 내 삶이 어떻게 될까요?"
그녀는 그저 생명 자체에 "예"라고 했다.
크기와 무관하게, 상황과 무관하게, 결과와 무관하게.
생명은 그 자체로 하느님의 선물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원죄 없는 영혼의 응답이다. 왜곡되지 않은 심장의 박동이다.
태아의 심장도 그렇게 뛴다.
망설이지 않고, 의심하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고.
우리는 모두 마리아처럼 시작되지는 않았다.
우리는 원죄 안에서 태어났고, 세상의 상처를 받으며 자랐고, 관계의 왜곡 속에서 하느님을 향한 순수한 박동을 잃어버렸다.
하지만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말한다.
우리에게도 "본래의 아름다움"이 있다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2022년 원죄 없이 잉태되신 마리아 대축일 삼종기도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우리는 원죄(peccato originale)에 대해 말을 많이 합니다만,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우리는 본연의 은총(grazia originaria)도 받았습니다." (출처: 바티칸 뉴스)
원죄보다 먼저 있었던 것은 은총이다.
죄가 들어오기 전, 하느님께서 우리를 창조하실 때 불어넣으신 생명의 숨이 먼저다.
회개는 바로 이것을 다시 찾는 일이다.
죄로 왜곡된 모습을 벗고, 하느님께서 처음 의도하신 나를 되찾는 것.
대림 시기, 우리는 마리아를 바라본다.
마리아는 우리가 "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은총이 가득한 존재, 하느님께 온전히 열린 심장, 왜곡되지 않은 응답.
태아가 심장 박동을 시작하듯, 우리의 영혼도 다시 뛰기 시작할 수 있다.
불완전해도, 아직 온전하지 않아도,
하느님을 향해 먼저 뛰기 시작할 수 있다.
"은총이 가득한이여."
이것은 마리아만을 위한 이름이 아니다. 이것은 세례 받은 우리 모두를 부르시는 하느님의 음성이다.
죄 많은 우리를 향해, "너는 내가 사랑하는 자녀"라고 부르시는 그 목소리.
오늘, 우리는 두 가지를 기억한다.
하나는 내 안의 본래의 아름다움이다. 하느님께서 나를 창조하실 때 의도하셨던 순수함.
다른 하나는 모든 생명의 소중함이다.
크기와 무관하게, 보이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모든 생명은 그 자체로 하느님의 작품이며 무한한 가치를 지닌다.
마리아처럼, 우리도 생명을 향해 "예"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청하자.
내 심장이 다시 하느님을 향해 뛰도록.
모든 생명이 온전히 보호받을 수 있도록.
작은 이의 기도
원죄 없이 잉태되신 마리아님,
당신의 순수한 "예"를 본받게 하소서.
제 안에도 하느님께서 처음 불어넣으신 본래의 아름다움이 있음을
믿게 하소서.
죄로 왜곡된 모든 것을 벗어던지고
하느님을 향해 다시 뛰는 심장을 주소서.
태아가 처음 박동을 시작하듯
제 영혼도 순수하게 당신을 향해 뛰기 시작하게 하소서.
모든 생명이 크기와 무관하게
그 자체로 존중받고 보호받게 하소서.
아멘.
Today’s Word
"은총이 죄보다 먼저다. 본래의 아름다움을 기억하라."
by 서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