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12일 (목)
(녹) 연중 제5주간 목요일 상 아래에 있는 강아지들도 자식들이 떨어뜨린 부스러기는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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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5주간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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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희 [corenelia] 쪽지 캡슐

11:21 ㅣ No.187961

[연중 제5주간 목요일] 마르 7,24-30 “주님, 그러나 상 아래에 있는 강아지들도 자식들이 떨어뜨린 부스러기는 먹습니다.”

 

 

 

 

오늘 독서와 복음에서는 서로 너무나도 다른 두 사람이 보여준 놀라운 ‘반전’이 극적으로 대비되어 나타나고 있습니다. 첫번째 반전은 솔로몬에게서 일어납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 백성을 잘 다스리기 위해 ‘듣는 마음’을 청했던 그에게 지혜를 주셨고, 거기에 더해 재물과 건강까지 주셨습니다. 그것들을 바탕으로 세상의 온갖 영광과 번영을 누리게 되었지요. 그러나 그 영화는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솔로몬이 나이가 들고 판단력이 흐려지면서 이방인 아내들의 꼬임에 빠져 하느님과 그분 뜻으로부터 멀어지고 만 것입니다. 그 결과 주님의 눈에 거슬리는 악한 짓들을 저지르게 되었지요. 유다인이라는 출신이, 이스라엘의 왕이라는 지위가 그에게 구원과 영원한 생명을 보장해주지는 못한 겁니다. 한 때는 하느님의 총애와 사랑을 듬뿍 받던 지혜로운 왕이었을지라도, 교만과 탐욕에 빠져 하느님을 멀리한 결과, 구원의 길에서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두번째 반전은 시리아 페니키아 출신의 이교도 여인에게서 일어납니다. 그녀는 솔로몬처럼 하느님 말씀을 귀기울여 듣고 그분을 믿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이방민족들의 우상을 믿는 ‘이교도’였습니다. 그러나 딸을 향한 사랑으로, 그 아이를 살리고자 하는 간절함으로 예수님 앞에 겸허하게 무릎을 꿇었습니다. 자기 딸에게 자비를 베풀어달라고 간청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 ‘아직 너희 이방인들의 차례가 되지 않았다’며 차갑게 밀어내시는데도, 심지어 자신이 이방인이라는 이유로 강아지에 비유하시는데도, 분노나 원망에 사로잡히지 않고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그분께로 나아갑니다. 그녀의 믿음이 예수님의 능력에 기대는 수준에서, 그분을 자기 삶의 주님으로 모시는 수준으로 올라간 겁니다. 단시간에 이루어낸 놀라운 반전이지요. 그녀는 자신이 ‘강아지’ 취급 받는 것을 부끄러워하거나 기분 나빠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이 강아지만큼이나 비천한 존재임을, 자격으로 따지면 주님께서 베푸시는 구원을 받기에 천부당만부당함을 고백합니다. 그러나 그분께서 당신 백성에게 베푸시는 은총의 부스러기만이라도 받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자기 딸이 구원받기에 충분하다고 믿습니다. 주님은 그런 그녀의 믿음이 이미 구원받기에 충분할 정도로 깊고 단단해졌음을 보시고 그녀가 믿는대로 이루어 주시지요.

 

우리는 믿음을 너무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납득할만한 이유나 증거가 있어야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러나 믿음은 수동적인 ‘납득’이 아니라,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선택’입니다. 이교도 여인은 주님의 차가운 태도에 실망하고 상처받기 보다, 오히려 그분께 더 적극적으로 나아가는 쪽을, 그분 자비에 자신을 온전히 의탁하는 쪽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이 그녀와 딸에게 주님께서 준비하신 ‘더 좋은 길’을 열어주었습니다. 우리도 그녀의 선택을 본받아야겠습니다. 세상의 부귀영화보다, 눈 앞의 이익보다, 주님과 일치되는 참된 행복을, 그렇게 그분과 함께 누리는 영원한 생명을 적극적으로 선택하고 추구해야겠습니다. 그러면 비로소 내가 걸어야 할 구원의 길이 내 앞에 모습을 드러낼 것입니다. 

 

* 함 승수 신부님 강론 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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