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일)
(백) 부활 제5주일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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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배우자가 종교생활을 싫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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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4 ㅣ No.12749

오랜 냉담 후 배우자에게 허락을 받고

한 달 전부터 매주 기도모임을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사실은 피정 프로그램 봉사자 준비 모임인데

신랑한테는 그냥 기도모임이라고 했습니다.

 

이번 주말 피정프로그램이 있어서 봉사를 해야 하는데

남편이 싫어하니까

그냥 피정에 다녀오고 싶다고 말했고

아이(유치원생)를 돌봐줬으면 하는데 

혹시 주말에 출근해야 하면

아이를 친정에 맡기겠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남편 왈,

아이가 어릴 때 우리가 맞벌이를 하니

주말에 장모한테 아이를 봐달라고 했는데 

장모가 안봐줬던 게 한이 되서

장모한테 손벌리기 싫다고 합니다.

 

친정엄마가 70세가 넘으셨는데 

청소일을 하시면서 올해 퇴직을 하셨어요.

엄마가 직장을 다녔기때문에 주말에는 쉬기도 해야하고

볼일도 봐야하기 때문에 아이를 못봐준거 아니냐고 반론했더니

 

갑자기 말을 돌리면서

요새 제가 기도하는 모습을 자주 봤다면서

개인 시간 보낼 때 운동을 하든지, 

아이 교육에 필요한 정보를 찾든지 해야지

왜 종교에 집착하냐고 합니다.

 

그러면서 제 방 문 안쪽에 붙여놓은 

교구 성지 안내지도 포스터를 가리키면서 

왜 종교에 매몰되냐고 합니다.

 

본인이 아는 일반인들처럼

일주일에 한 번 1시간 성당가면 됐지

아이 엄마가 되서 피정을 가는게 상식적이냐고 화를 냅니다.

 

제가 평소 아이한테 소홀하지도 않고

가정 일을 나몰라라 하는 것도 아니고

당신한테 경제적으로 손을 벌리는 것도 아니고

그동안 내가 주말에 혼자 다른 곳에 간 적도 없고

주말에 피정 간다고 한 것도 처음인데

종교에 집착하고 매몰된다는 말이 납득이 안되고,

 

다른 집 엄마들은 남편한테 아이 맡기고

엄마들끼리 1박2일, 2박3일 놀러도 다녀온다고 했더니

엄마들끼리 여행가는 건 된대요. 

차라리 돈 줄테니 아이 데리고 외국가서 한 달 살기 그런거나 하래요.

 

그리고 저보고 너는 늘 패턴이 똑같다면서

이렇게 조금씩 시작하다가 

결국 종교에 매몰될 거라고 무작정 화를 냅니다.

 

제가 22년 9월에 이직을 했는데 분위기가 안좋더라구요.

그러면서 갑자기 23년 1월에 회사 폐업이 예고되고

23년 5월에 다른 기관과 통합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인사이동 희망 신청 기회가 주어졌고

여러번 제가 희망한다는 의사를 밝혔음에도

상사들이 본인들의 이익을 위해 제 의사를 묵인해서

결과적으로 저만 인사상 많은 불이익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 곳으로 이직할 당시 두 곳에 최종합격한 상황에서

고심끝에 이 직장을 선택한 건데

결과적으로 연봉, 직급, 직장 위치 등

많은 불이익을 받게 되어

신의를 저버린 상사들에 대한 주체할 수 없는 분노와 

다니던 좋은 직장 버리고 

최종합격한 더 좋은 직장 포기하고

이런 직장을 선택한 자책감때문에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서 공황장애, 우울증이 왔습니다.

 

그래서 23년 6월부터 휴직을 내었고,

그 때부터 현재까지 7개월 간 

독감 2번, 폐렴 1번을 앓으며 고생을 하였고

여러모로 많이 힘들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다 다시 주님을 붙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23년 12월부터 봉사단체 모임에 나가게 된 것입니다.

 

영육간의 건강을 되찾고 다시 기쁘게 생활한 지 

이제 한 달 정도 된건데..

종교에 집착하고 매몰되지 말라면서 

화를 내는 남편의 말을 들으니..

다시 깊은 우울감에 빠질것 같아

이렇게 상담을 신청합니다.

 

신랑과의 관계가 다른 가정들과 비슷하다면

저도 주일 미사만 다니면서도 신앙 생활을 해나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신랑과 결혼 8년 동안 자주, 크게 싸운 날이

많았고,

가정폭력때문에 경찰신고도 여러번 있었고

9개월간 별거도 했었습니다.

친하게 지낼때보다 서로 대화없이 냉전으로 지내는 때가 더 많았고 

사이가 좋을 때도 신랑의 뜻에 따라 각방을 사용했습니다.

제가 각방은 죽기보다도 싫다고 몇 번을 말했는데도

신랑의 뜻을 따르지 않으면 너무 많이 싸우고

화를 내고 소리지르는 분위기에 상처받는 건 항상 저니까

마지못해 각방을 쓰다보니 공허함과 외로움이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우울함과 무기력감이 커지니까 

배가 부른데도 계속 음식을 먹고

술을 거의 매일 마시기도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점차 부부관계 개선 노력을 하고 싶지도 않고

한 번 싸우면 냉전 기간이 몇 달씩 가는게

이제는 오히려 편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혹시나 신랑이랑 화해해서 가까워진다고 상상하면

심하게 두렵고 불안하고 소름도 끼치고..

그냥 무섭습니다. 

실제로 현재 냉전이 있기 전에 잠깐 사이가 좋았을 때가 있었는데 

신랑과 마주치면 같이 뭐 먹으러 가자거나

뭐 하러 가자고 할까봐 무서워서

바쁜척 급하게 집을 나간 적이 많습니다.

 

사이 좋을 때도 

제 아픈 마음을 털어놓거나 몸이 아픈걸 말하면

너만 그래? 나도 그래. 그러니까 말하지 말라고 합니다.

 

신랑에게 전혀 이해받지 못한다고 느끼고 있으며,

친정 어머니에게도 따뜻한 공감을 못받는 상황이라

제 인생에서 누군가에게 위로받고 사랑받고 싶은 공허함을 채워줄 수 있는 사람도 없고 장소도 없습니다.

오로지 하느님밖에 없거든요.

 

자꾸만 신랑에게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만 듭니다.

하느님 안에서 자유롭게 살아가면서

가족들을 사랑해나가고 싶은데

배우자가 이걸 이해하지도 못하고 

오히려 싫어하고 통제하려고 하니 너무 답답합니다..

 

하지만 이를 악물고 이혼이라는 말을 꾹꾹 누르고 있습니다.

빠른 시일내에 제가 직장을 타지역으로 옮겨서

지연스럽게 별거를 하거나

아이가 성인되서 자연스럽게 졸혼하는 상상을 하면서 힘을 내고 있습니다.

 

죽을 때까지 계속 같이 살면서 이렇게 참다가는 

내가 먼저 암에 걸려 죽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지만

가정에서 채울 수 없는 공허함과 외로움을 

그나마 종교생활을 통해 채워나간다면 

그래도 혼인은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신랑의 뜻대로 신랑이 말하는 것처럼 주일 미사만 가고,

기도하는 모습 등은 보이거나 들키지 않게 하고

개인 신앙 위주로 하는 것이 좋을런지,

아니면 신랑이 싫어해도 

지금처럼 매주 봉사단체 모임에 나가고

1년에 6회 정도 되는 주말 봉사를 하면서

차츰 가정에 충실하는 모습을 보여가도 될런지

조언을 구하고 싶습니다..

 

솔직한 심정은 신랑과 싸워서라도

신앙 공동체 안에서 기도하고 봉사하면서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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