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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니, 두려워하지 마라 / 부활 제2주간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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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식 [big-llight] 쪽지 캡슐

2024-04-13 ㅣ No.171453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나니, 두려워하지 마라 / 부활 제2주간 토요일(요한 6,16-21)

 

저녁때 제자들은 배로 건너편 카파르나움으로 떠났다. 이미 어두워졌는데 큰 바람이 불어 호수 물결이 높게 일었다. 그들이 서른 스타디온쯤 갔을 때, 예수님께서 호수 위를 걸어오시는 것을 보고 두려워하였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그래서 그분을 배로 모셔 들이려는데, 배는 어느새 그들이 가려던 곳에 가 닿았다. 1스타디온(stadion)은 대략 185m 정도 된단다. 서른 스타디온이면 5~6km 되는 거리이다. 어둠 깔린 큰 바람 이는 분위기에 인천공황 활주로가 약 4km이니 쾌나 긴 거리를 그분께서는 곡예사마냥 걸으셨단다.

 

제자들이 두려워한 것은 당연한 일이리라. 귀신 곡할 노릇 아닌가! 그런데 예수님은 그 물 위를 걸어오신다. 그분이 스승이심을 알고 더더욱 놀란다. ‘허깨비를 보는 줄 알고 극도의 초자연적인 두려움과 공포에 휩싸인다. 그러기에 스승 예수님은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라고 답하셨다. 살다 보면 간혹 이렇게 허깨비를 보는 것 같은 때가 있으리라. 참으로 아름다운 밤풍경이다. 예수님께서 어둠의 역풍 속에서 물위를 걸어 다가오신다. 큰 바람결에 옷깃 여미시고서.

 

간혹 계획과는 전혀 다른 방향의 생각지도 않은 사건에 휩쓸린다. 능력은 뒷전이고 자신이 가야 할 곳에 실력 없는 이가 꼴사납게 시리 앉아있는 것도 본다. 그런데 주님께서는 이럴 때마다 내가 하는 일이니 두려워하지 마라.’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해야만 일이 풀리고 그게 풀려야 한이 사그라질 테다. 그분의 뜻이려니 하면서 우리의 미약함을 던져버린다.

 

그래야만 그 긴 시간이 그렇게 끝날 것이기에. 어쩌면 이러한 실패도 은총이다. 고통마저 그분은 은총으로 감싸시니까. 연약한 우리의 모습이 결코 아니다. 이래서 실패 때문에 체념하는 것은 큰 잘못일 게다. 사실 물 위를 걷는 것을 보고 놀라지 않거나, 두려워하지 않을 이 어디 있을까? 겉으로 드러난 두려움은, 실상 그 안에 하느님의 참된 양심이 담겨 있음을 깨달아야만 할 게다. 전지전능하신 하느님 그분의 것이기에 그렇다. 그래서 물 위를 걸으신 것이리라.

 

그렇다. 우리도 예수님 힘을 지니면 물 위를 걸을 게다. 아니 물 위를 걷는 것처럼 그 어려운 일까지도 할 게다. 도저히 할 수 없다면서 포기하고 제쳐 둔 일도 가능해지리라. 그러니 예수님 능력과 함께하면서 믿음을 늘 가지는 게 그토록 중요하다. 그게 무엇이겠는가? 그분 가까이에서 참여하는 교회의 여러 활동 역시, 그분 은총을 체험하고 생활화하는 삶의 원천이리라.

 

모든 일이 형통하고 그 어떤 위험하고 아찔한 현실도 기쁘게 넘길 수 있으리라.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만 믿으려 한다. 거센 파도를 타며 놀이 기구로 물 위를 이리저리 달리는 모습은 자주 본다. 그러나 물 위를 걸으신 예수님에 대해서는 여전히 경험으로도 상상도 못한다. 그러나 그분께서는 그 먼 물길을 분명히 걸으셨다. 마술사같이 걸으시면서 제자들을 끝내 다독이셨다.

 

외국에 머물 때 돌아갈 곳이 없으면 마치 난민처럼 얼떨떨하지만, 조국이 있다면 그곳도 고향이나 진배없다. 마찬가지로 창조주이신 하느님을 모시면 이미 천국에 머무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렇게 그분을 주인으로 모시면 세상여행도 즐겁다. 오늘도 예수님께서는 물 위를 걸으시면서,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라고 이르신다. 이 예수님께서 내 안에 들어오시게끔 공간을 마련해드리자. 이렇게 그분 모시면서 양심성찰을 하면 그분께서는 가야 할 방향을 늘 일깨워 주시리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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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파도,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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