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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비(白碑)에 새겨진 청렴의 삶 / 따뜻한 하루[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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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식 [big-llight] 쪽지 캡슐

2024-04-13 ㅣ No.171452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는 것처럼 명예를 매우 중요시합니다.

그런데 전남 장성 소나무 숲 한 묘지 앞을 지키는 낯선 비석이 하나 세워져 있습니다.

이름뿐만 아니라 아무런 글도 쓰여 있지 않은, 이름 지어 '백비(白碑)'라고 불립니다.

 

이곳 묘지에 묻힌 이는 조선 중기 청백리로 이름난 박수량(1491~1554)입니다.

그는 예조참판, 형조판서, 호조판서 등 여러 높은 관직을 두루 역임했습니다.

조정에 출사 한 시기가 38년이나 되고 재상에 이르는 직위에까지 올랐지만,

마지막까지 집 한 칸 마련하지 못할 정도로 청빈한 삶을 살았다고 합니다.

 

실록에 의하면, 그가 죽었을 때 살림이 어려워 가족이 상여를 메고 고향도 가지 못하니,

신하들이 임금께 청하여 겨우 장사를 치렀는데 명종이 크게 감동해 암석을 골라 하시면서,

이름 없는 빗돌에다 새삼스럽게 그가 실천했던 숭고한 청백의 생활상을 낱낱이 쓴다는 것은

오히려 청렴을 잘못 아는 결과일지모르니, 비문 없이 그냥 세우라하니 백비가 세워졌답니다.

 

이 세상엔 탐욕스럽게 허명(虛名)에 사로잡혀 청렴해지고 겸손해지려는 사람보다는,

오히려 뽐내고 자랑하기 위해서 높은 자리에 오르려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진실한 명예는 자신이 잡아 자신의 안에 담을 수 있는 것이 절대로 아닐 겁니다.

 

조선 중기 실학자이신 다산 정약용 어르신께서도 이런 공직자의 삶의 자세를 남겼습니다.

청렴은 백성을 이끄는 자의 본질적 임무요, 모든 선행의 원천이요, 모든 덕행의 근본이다.’

 

예수님께서도 영생을 얻으려는 부자의 질문에 이르십니다(마태 19,25).

네가 완전한 이 되려거든, 가서 너의 재산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러면 네가 하늘에서 보물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는 와서 나를 따라라.”

 

그렇습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하느님 나라가 주어진답니다.

아무런 글도 쓰여 있지 않은 白碑에서 청빈의 삶을 봅니다.

탐욕을 버린 청렴과 겸손한 이의 이름은 하늘이 새겨둡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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