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1일 (화)
(녹) 연중 제7주간 화요일 사람의 아들은 넘겨질 것이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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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 지고 웃는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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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영미 [sukmaria] 쪽지 캡슐

2000-11-02 ㅣ No.2011

십자가 지고 웃는 여인!

 

 

사랑하는 후배에게

 

 

너는 십가가 지고 웃는 여인이야.

사막에 혼자 버려두어도 다시 살아돌아 올

강한 여자, 따뜻한 여자

나는 널 사랑해.

 

사랑한다는 표현

어색할 수도 있지만

사랑하니깐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

 

올 여름 백혈병으로 돌아가신 비비안나 수녀님이

늘 편지에 ’사랑하는 마리아에게’ 뭐 그렇게 적는거야.

처음에는 진짜 이상하더라.

왜냐고?

나는 수녀님만큼 수녀님을 생각하지 않았으니깐.

그 사랑한다는 말! 100% 진심이라기보다 그냥 늘

버릇처럼 사용하는 말이다 싶더라고

그런데 계절이 바뀌고 한번 두번 만남이 계속 되면서 알게 되었어.

진심이라는 것을.

 

내가 면역억제제 라는 독한 약을 사용할 때

늘 수녀님은 혹시나 골수이상으로 내가 백혈병에 걸리지 않을까 걱정을 하셨지. 워낙 독한 약이라 면역 이상이 올 수도 있으니깐 말이야.

걱정하시는만큼 기도도 많이 해 주셨겠지?

그 독한 약을 의사들은 평생 먹어야 할꺼라 생각했는데

나는 일년만에 약을 끊었지. 그 약 안 먹어도 지낼만 하더라고...

독한 약을 하나하나 끊을 수 있는 거 나는 내 힘이라 착각할 때도 있었는데

뒤돌아 생각해보면 누군가 나 대신 희생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게 된다.

사람들이 내 결혼을 걱정하고 반대할 때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내가 과천으로 올라갔을 때

날 이해해 주지 못했는데

그 수녀님만큼은 내 편이 되어주더라.

"마리아가 독립해서 하고 싶은거 하며 살면 좋지요"

"토마랑 꼭 결혼할 수 있길 언제나 기도하고 있어요."

"마리아 병, 고통 대신 제가 다 지고 가게 해 달라고 기도했어요."

... ...

 

누구보다 먼저 수녀님한테 청첩장을 보내고 싶은데

수녀님은 환한 빛이 되어 버렸네.

조금만 더 기다려 주셨으면

내가 전화했을텐데

"수녀님! 저 결혼해요."

... ...

 

사랑이란 놈은 참 웃긴 것이

사랑을 먹어야 사랑이 나오는 것 같아.

수녀님 사랑을 먹고 그래도 사람꼴 갖추고 이렇게 살아있네 내가....

수녀님의 피눈물 나는 고통을 먹고

나는 점점 더 건겅해지고, 결혼도 하고...

나 대신 내 십자가를 지시고 먼저 가신 수녀님!

....

수녀님이 사랑한다고 말하셨던 거

그거 진짜라는거 받아들이게 된다.

 

우리가 지고 가는 십자가

작은 것도 있고, 큰 것도 있겠지만

분명 우리 희생과 사랑을 먹고

환한 기쁨을, 행복을 얻는 사람이 꼭 있다고 믿는다.

 

너의 희생과 고통을 먹고

너희 아이들이 자라고 있지 않니.

십자가 힘들긴 하지만

지고갈만한 거라고 생각해.

아이들이 행복해하면 너는 그냥 행복하잖아.

그게 하느님 마음인가봐.

네 안에 있는 하느님이 환하게 웃겠지?

 

십자가 지고도 웃을 수 있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인 것 같다.

네 안에서 하느님이 웃는거지

환하게 말이야.

바로 너의 진짜 자아! 본성! 신성!

 

네 안에 하느님이 있기에

아마 너의 무거운 십자기 다 지고도 남을 힘이

네 안에서 나올꺼라 믿는다.

아니! 체험으로 안다.

직관이지.

모든 것을 다 내 주고. 희생하고. 고통을 겪고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다시 환하게 웃을 수 있는

힘이 우리 안에 있다는 것을......

 

그래서 난 널 사랑해.

네 안에서 나를 보니깐.

네 안에도 있고 내 안에도 있는

하느님을 느끼는거지.

 

십자가가 없는 삶는 죽은 삶이야.

무미건조한 삶을 살기에는

우리 젊음이, 우리 삶이 너무 짧아.

치열하게 살자.

나는 너의 치열한 삶이 좋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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