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7일 (금)
(백) 부활 제7주간 금요일 내 어린양들을 돌보아라. 내 양들을 돌보아라.

자유게시판

지요하 형제님의 글을 읽고...

스크랩 인쇄

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02-04-06 ㅣ No.31795

 지 요하 형제님의 글을 읽으면서 저의 아버님을 생각합니다.

아버님은 언제나 제게는 커다란 산이셨습니다. 어릴 때 맛있는 짜장면을 사주실 수 있는 유일하신 분이셨습니다. 제가 5살 때인가 길을 잃어버려서 노량진 파출소에서 하루 밤을 지낼 때 아버님은 어떻게 아셨는지 저를 데리러 오셨습니다.

 

 제가 사제 서품을 받았을 때 아버님께서 선물로 족자를 하나 주셨습니다. 아버님께서는 손수 붓글씨를 연습하시고, 저를 위해서 시편 126장을 붓으로 써서 족자를 만들어 주셨습니다. 저에게는 그 어떤 명필가의 작품보다 더 자랑스러운 그런 선물이었습니다.

매번 임지를 옮길 때마다, 제일 먼저 아버님의 선물인 "시편 126장"이 적힌 족자를 걸어 놓습니다.

 

 아버님은 요즘도 매일 붓글씨를 연습하시고, 이제는 따님인 수녀님께도 하나 선물하시겠다고 하십니다. 사실 동생 수녀님은 제 방에 있는 그 족자가 제일 부러웠는가 봅니다.

 

 부전자전이란 말이 있습니다. 요즘 며칠 아버님과 함께 있을 시간이 있었습니다. 민주당의 경선을 바라보는 관점이나 생각이 거의 같았습니다. 아마도 제가 아버님의 그런 생각들을 배웠는가 봅니다.

아버님은 아직도 제게는 커다란 산이셨습니다.

 

 어느새 70을 훌쩍 넘기신 아버님을 봅니다.

매일 새벽 5시면 일어나셔서 기도를 하시는 분이십니다.

성서필사를 거의 다 하신 분이십니다.

 

 이런 인터넷도 모르시고....

세상의 편리한 것들도 모르시고...

많은 재산과 명성을 남기신 것도 아니지만....

아버님은 제게는 산이십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사제라는 이유로 살아가는 저의 모습은 어쩌면 늘 不孝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오늘 형제님의 글을 읽으면서 새삼 아버님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지요하 형제님!

형제님의 자녀들은 형제님을 커다란 산으로 생각하며 존경과 사랑을 드리리라 생각합니다.

부활하신 주님의 은총과 사랑이 형제님과 형제님의 가정에 함께 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1,186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