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7일 (금)
(백) 부활 제7주간 금요일 내 어린양들을 돌보아라. 내 양들을 돌보아라.

자유게시판

★ 시어머니와~♡ 친정 엄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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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미정 [NATALIA99] 쪽지 캡슐

2002-09-03 ㅣ No.38096

 

    † 그리스도의 향기    

 

 

  연일 계속 되는 비와 바람으로 하여 많은 사람들이 그 피해로

 

  가슴 아파들하고 있습니다.

 

  깊게 패인 그네들의 슬픔을 보면서 단지 가슴 아파함만이

 

  그저 죄송스러움으로 다가오네요.

 

 

  가을이 가기 전...  추운 겨울이 오기 전에 제발...

 

  지친 몸을 편히 뉠 방 한 칸이라도 마련키를 바라며

 

  우리 모두의 정성을 모아보았으면 합니다.

 

 

  안녕하세요?   정말 오래간만이지요?

 

  게시판 가족분들께 안부를 여쭙기도 전에 이번 수해로

 

  가슴 아파할 이들의 걱정을 함께 나누고 싶었습니다.

 

 

  그동안 왜 소식 없었냐구요?      

 

  초보 주부 나탈리아...  암것도 모르고 그냥 가버린 시집.

 

  좌충우돌.  그래 너 이것밖에 나한테 못해주냐?

 

  신랑에게는 늘 강짜만 놓고.

 

  그저 착하고 잘하는 남편에게 더 잘해달라 바라고 요구하고.

 

 

  것도 안되면 시어머니께 전화해 고자질하고,

 

  시아버님께 울면서 야단쳐 달라 때론 막내딸 같이 투정도 부리고.

 

  그래도 허허~~ 웃으시며 마냥 어리기만한 둘째 며느리 온갖 말들

 

  다 들어주시는 그분들께 드는 이 커다란 죄송스런 감사함.

 

 

  결혼을 하면 비로소 어른이 된다는데...

 

  나이를 거꾸로 먹는지 외려 부모님들께 응석받이로 되어가는 듯.

 

  심기 불편함 들어내놓고 나면 슬그머니 드는...

 

  ... 조금만 참을껄 하는 후회만이 가득 남습니다.

 

 

  to.

 

 

  결혼을 하고 참으로 신기했던건 시어머니와 친정 엄마-

 

  두분이 너무 닮으셨다는 것.

 

 

  캄캄한 밤이 되어도 그분들 새어들어오는 옅은 불빛 아래서 화장실 가시고.

 

  물 받아 설겆이 하고 헹군 남은 물 담아놨다가 꼭 다시 쓰시고.

 

  요기 구석에...  저기 구퉁이에 잔물건들 챙겨두었다가

 

  요긴하게 잘 쓰시고.   

 

 

  "엄마 이런건 이젠 버려요." 투덜대었던 때가 있었는데,

 

  이젠 나도 두 엄마의 모습을 닮아가는지,

 

  부엌 찬장 서랍마다 무엇인가를 자꾸 넣어두는 버릇이 생겼답니다.

 

 

  "밖에서 일하는 남편 힘들다. 잘해주어라. 잘해주어라"

 

  어제도 엄마는 당신 사위 챙기시느라 연시 내게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그 깊은 맘을 헤아려 봅니다.

 

 

  "애야, 네가 고생이 많다.  고맙다."

 

  지난주에 시어머니 내손을 꼬옥 잡으시고 이런 말씀해주셨습니다.

 

  그 깊은 맘을     이제야 헤아려 봅니다.

 

 

  모자르고 아직 철 덜든 당신들의 딸.

 

  어느새 언뜻언뜻 보이는 두 엄마의 흰머리카락을 보며,

 

  앞에선 웃으시는데, 뒤돌아 선 그분들의 등을 보면 늘 왜인지...

 

  한아름 업고 계신 우리 둘을 키우시며 몇번이나 가슴 쓸어내리며

 

  하셨던 걱정-  아직도 끝나지 않을 그 무거운 걱정들을 보게 됩니다.

 

 

       저희 둘 잘할께요.

 

  그래서 이젠 외려 당신들 챙겨드릴 수 있게 할께요.

 

  시어머니와 친정 엄마-  두 엄마께 새삼 고마운 맘 표현해 드리며,

 

  하느님 앞에서 사랑으로 맺어진 우리 가정

 

  잘 지켜가는 지혜로운 아내로, 현명한 며느리로,

 

  늘 예쁜 딸 되도록 하겠습니다.

 

 

  노력하는 모습 보여드리면 모자르는 나머지 부분은...

 

  우리 둘의 중매쟁이셨던 예수님께서 알아서 챙겨주시리라 믿습니다.

 

 

  to.

 

  살아가면서 아름다움이란 반드시 웃음에만 있는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갑니다.

 

  때론 다툼 속에서 더 큰 사랑이 생겨날 수 있음을-

 

 

  힘든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들어서는 남편에게

 

  푸근한 가정의 따뜻함을 느끼게 해주기 위해

 

  연신 방을 쓸고,    닦고-

 

  서로에게 짐 지어진 힘듦을 덜어내며, 안쓰러워하는 맘 안에서

 

  뭉클 솟아나는건 한치한치 커져만 가는 부부의 情이겠죠.

 

 

  하늘의 인연으로 만난 내 남편에게 새삼 사랑한다 곰살맞은 고백드리며

 

  우리 둘의 부모님께 이젠 어른의 모습 보이자 서툰 다짐도 해봅니다.

 

 

  게시판 가족 여러분의 가정에도 주님의 많은 은총 쏟아져 내리길,

 

  서로 무척도 사랑하며...   살아가길 빌어봅니다.

 

 

                -   2002년   9월  3일   -

 

   ... 이젠 조금 철든 듯- 두 엄마의 딸 나탈리아 올림.

 

 

  P.S: " 벌써 9월이네요.   

 

         아름다운 계절이 오고 있습니다.

 

         맑고 높은 하늘에 누구에게든 그런 행복한 날들이었음.

 

         수해로 힘든 이들의 아픔 빨리 덜어내는 날들이었음.

 

         못내 이런 걱정 끊일 수 없네요.

 

         당신들 모두 행복하십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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