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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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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명순 [dalunge] 쪽지 캡슐

2002-02-16 ㅣ No.29887

사제는 누구인가?

 

읽을 거리가 있을까 하고 게시판을 뒤지다 보니 얼마전 어느 신부님과 사목위원간의 문제로 의견이 분분했던것 같습니다. 그 글들을 읽으며 이런저런 생각이 듭니다.

 

.사제는 누구인가?

 

신학교를 거쳐 10년 넘게 교육받고 성별하여 서품을 받고 나면 온전히 하느님께 바쳐진 제물이 되어 일생을 보냅니다. 대명천지 과학문명의 세계에서 보이지도 증명할 수도 없는 하느님을 믿고 젊은 시절부터 오로지 교회에 매여 살아가는 분들입니다.

 

하루를 고되게 일하고 들어와도 따뜻하게 맞아줄 아내도 투정부릴 가족도 없습니다. 잘못된 습관을 지적해 줄 사람도 없습니다.온전히 내 편인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뜻입니다.

 

신자들과 더불어 어떻게 하면 교회를 잘 운영할까 가지가지 방법으로 각자 가지신 재능으로 궁리하고 노력하며 나날을 보내는게 그 분들의 일입니다.

 

진부한 얘기지만 세상의 명예도 재물도 삶의 여정을 함께할 아내도  그 아무것도 가질 수 없이 사람들이 갖는 모든 욕망을 , 기쁨을 희생제물로 바쳤습니다.

 

왜 그래야 할까요?

 

그것은 하느님과 우리 사이의 대속 제물이 필요했기 때문이라 여겨집니다.예수님이 그 첫번째 희생양이 되셨습니다 . 그 분의 뒤를 이은 많은 사제들이 예수님이 그러셨듯이 하느님과 우리 사이의 화해의 제물로 자신들의 사람사는 기쁨을 봉헌했습니다.

 

 그러나 그분들에게는 우리와 똑같은 허물이 있습니다. 재물에 관하여 , 또는 유혹에 관하여 ,또는 음주 ,거친성격등등 우리가 가질 수있는 많은 허물등을  그분들도 가지고 계십니다. 그러다 보면 그것이 지나쳐 교회에 물의를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단죄해서는 안됩니다.

 

다윗은 사울이 자기를 죽이려고 쫒아다니던 중에 그를 죽일 기회가 있었음에도 "야훼께서 기름부어 성별해 세우신 이에게 내가 손댈 수 없다하여 사울을 두 번이나 살려 줍니다.(사무엘 상 24:7, 26:9) 사제는 하느님의 사람입니다. 그분들을 벌하실 분은 하느님 한 분 뿐이십니다. 이것이 그리스도인의 기본이라 생각됩니다. 세상에서라면 맞았으면 고발하고 합의 보고 뭐 그런 절차를 밟겠지만 . 하지만 우리는 세상의 이치로 사는 사람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믿고 사는 사람들입니다.

 

더우기 사제의 잘못이 만인에게 공개되었다는 사실이 무섭습니다.

 

젊은 시절 저는 교직에 조금 있었습니다. 그런데 해마다 신학기가 되면 촌지 문제로 신문마다 방송마다 떠들석하게 난리였습니다. 그런 기사가 나올 때면 내자신이 교사라는게 비참했고 부끄러웠습니다.아이들을 예뻐했고 열심히 가르쳤지만 교내에 10%도 안되는 부조리가 온세상에 발가벗겨질 때 교단에 설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서둘러서 그만두고 말았습니다.

 

신부님들의 문제가 이렇게 게시판에 오를 때마다 열심히 사시는 많은 무죄한 신부님들이 제가 교단을 떠나 버렸듯이 사제를 그만두고 싶어질 것이라 여겨집니다.세상에서 살아갈 방도를 배우지도 못하신 분들이라 그러지도 못하시겠지만요.

 

지금 저는 자고 있는 아들의 얼굴을 들여다 보고 이 글을 씁니다.유치원때부터 자기는 커서 신부님이 되겠다고 말하던 아들 때문에 신부님들의 생활을 유심히 보아왔습니다.그러나 이제는 하느님께 기도 합니다. 제발 아들이 사제되는 것을 막아 달라고 .

 

유달리 돈욕심이 많고 먹을 욕심이 많은 아이라 만에 하나 사제가 되어 이런저런 문제로 실수해서 이렇게 인터넷에 올라 만인의 손가락질을 받을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서늘해 집니다.

 

한 분의 신부님을 내기 위해 그 가족 모두와 그 어머니의 일평생 지속되는  처절한 기도가 있음을 기억하시고 허물이 있다해도 덮어 드리고 감싸주셨으면 합니다. 소리없이 해결하셨으면 합니다 그래야 다른 신부님이나 수도자들이 상처 입는 것을 막을 수있지 않을 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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