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7일 (금)
(백) 부활 제7주간 금요일 내 어린양들을 돌보아라. 내 양들을 돌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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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을 향한 수줍은 고백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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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미정 [NATALIA99] 쪽지 캡슐

2000-11-18 ㅣ No.15180

 

    배경 음악: 양 파  『 A’ ddio

 

   나 탈 리 아 의 게시판입니다.

 

 

 안녕하세요?

 

 서울 노량진 본당 교사 ’최미정 나탈리아’입니다.

 

 한 주일동안 잘 지내셨어요.

 

 언제나 여러분들의 관심과 사랑 속에서

 

 저는 행복한 한 주일을 보냈답니다.

 

 주 초에 한 분이 저에게

 

 "나를 위해 기도해 주실래요?" 부탁하였고,

 

 그 말 한 마디로 그 분을 생각하며

 

 그 아름다웠던 유혹(?)어린 말을 생각하며

 

 한 주일을 참도 달콤히 보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저는 그 분을 위한 기도를 하며

 

 자꾸 눈물이 나려해 혼이 났습니다.

 

 그리고 나를 위한 기도도 함께 하였습니다.

 

 "사랑에 빠지지 말게 해달라구요."

 

 주문처럼 주문처럼 나의 기도

 

 그렇게 높디 높은 성당 천장 위로 닿았고

 

 콧등 시큰하여 올려다 보니

 

 십자가 위의 예수님께서 이런 날 싱긋이

 

 웃으며 쳐다 보고 계셨습니다.

 

 가슴이 아프면서도 그냥 그렇게 나는 행복해졌습니다.

 

 눈에서는 눈물이 나려 하는데 참도 이상하게

 

 입 가엔 미소를 머금고 있었습니다.

 

 

 

 

 

 아래 글은 주일학교 교사를 하면서 쓴 글인데

 

 경향 잡지 기자 분께서 게시판에 올린 제 글을

 

 보고 12월호에 싣고 싶다하여 보내드린 원고입니다.

 

 많이 부족하고 모자란데 예쁘게 보아주셔서 감사드리며

 

 더 많은 분들과 함께 나누고파 여기에도 실습니다.

 

 읽으시면서 부족한 사랑으로 한 쪽 가슴이 아픈

 

 아이들을 위한 기도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제목: ’사랑받지 못하여 더욱 사랑해야 할

      

       우리의 아이들

 

      ( 부제: 우리들의 관심 속에 사랑 받아야 할 아이들 )

 

 오늘 가을 햇살이 너무나 눈부셨다.

 

 어제 부탁드린 이 고운 햇볕과 따스함을 어쩌면

 

 나의 하느님은 하나도 잊지 않으시고 모두 고루 고루

 

 챙기셨는지 감사할 따름이다.    

 

 안에 얇은 옷을 받쳐 입었어야만 했을

 

 체크 무늬 반 팔 원피스를 난 그냥

 

 ’춥지  않겠냐’는  엄마의  걱정을 뒤로 한 채

 

  입고 성당을 향해 나왔다.

 

  뒷 목에 닿는 가을 볕이 아직 과수원에 남아있을

 

  마지막 과일들을 익히느라

 

  그래도 꽤 더운 열기를 뿜어내는 탓에-.

 

  그리고 나는 오늘 교리를 마치고

 

  많은 아이들과 함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란

 

  놀이를 하며 고함도 지르고 장난기 섞인

 

  까치 발 걸음걸이로 아이들을 홀려(?)가며

 

  그들과 함께 성모님이 내려다 보시는

 

  성당 앞 마당에서 작은 축제를 벌였다.

 

  내게는 주일 학교를 하는 날이면

 

  특별히 기다리는 아이들이 있다.

 

  선미, 선혜, 영찬이 까마귀 삼 남매.

 

  내가 유치부 교리실을 기웃거리는

 

  선혜와 영찬이를 본 것은 2년 전쯤.

 

  유난히 지저분한 그들의 옷차림에서 부모 손이 잘 안타는

 

  아이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고 그래서 남다른 관심과

 

  애정을 갖게 되었다.  

 

  그들이 알아 듣든지 하여튼 나는 이 곳이 하느님이

 

  계신 곳이기 때문에 단정히 하고 와야 한다는 것을

 

  말해 주었고 다음 주에는 깨끗이 세수하고 오겠다는

 

  약속을 손가락 걸고 받아 두었다.

 

  그들을 기다리는 일주일은 왜 그렇게 길기만 하던지.  

 

  조카 녀석 옷 장을 뒤져 영찬이 옷가지 몇 개를 고르고

 

  선혜를 줄 토끼가  쭉 붙어있는 노란 색 머리 띠도

 

  하나 샀다.      

 

  그들을 위한 작은 준비를 하면서 가슴 안에 몽글몽글

 

  피어나는 것이 있었는데 그건 분명 사랑이었을 것 같다.

 

  드디어 그 날, 나의 성급함 때문이었을까

 

  아침 햇살은 유난히 졸린 빛을 길게 뿜어내는 듯 했고

 

  그래 다른 주보다 서둘러 성당을 향해 갔다.

 

  근데 가슴은 또 왜 그리 두근거렸던지.

 

  그런데 그 남매는 야속하게 오지 않았다.  

 

  긴 바지를 질질 끌고 다녀 밑이 다 헤어지고

 

  꼬질꼬질 때가 낀 소매의 맨질맨질함

 

  내내-  내 머리 속에 잡혀 떠나가질 않았다.  

 

  그렇게 몇 주일을 우울하게 보냈고

 

  내가 다시 그들 남매를 본 것은 이십여일이 지난 뒤였다.  

 

  그 후 우연히 그 아이들의 집을 방문하게 되었을 때

 

  나는 왜 그들이 까만 얼굴을  하고 다닐 수 밖에

 

  없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요즘 세상에 이런 곳도 있구나 할

 

  다 쓰러져 가는 집에 아니 방에 문을 여니

 

  삼 단짜리 장농 문은 모두 열려져 있었고

 

  방에 펼쳐진 밥상 위에는 언제 차려 놓았는지

 

  꾸득꾸득 밥풀이 눌러 붙어져 있고 이불은 펼쳐진 채

 

  방 안 가득 놓여져 있었다.

 

  그리고 어디를 봐도 세수를 할 만한 곳은 없었다.  

 

  가슴이 찡해옴이 아니라 그냥 그대로 무너져 내려

 

  그 아이들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

 

  가슴이 쿠욱- 아파 다 자라버린 어른이었지만

 

  나는 어린 아이처럼 큰 길가로 나와서도

 

  펑펑 울 수 밖에 없었다.

 

  정말 둘러보면 우리의 사랑을 필요로 하는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우리 성당에도 무어라 물으면 "네, 네, 선생님 있잖아요``."

 

  하고 뒤 끝을 꼭 흐리고마는 하얀 얼굴이 삐쩍 마른 큰 키가

 

  그래서 더욱 애처로워  

 

  보이는 엄마와 떨어져 사는 아이도 있고

 

  늘 밤 마다 형제끼리 또는 자매끼리 저들끼리만

 

  지내는 집은 또 얼마나 많으며  

 

  어른들의 무책임한 행동으로 가정이라는

 

  울타리 밖에서 서성거리는 아이들은 또 얼마나 많을까?

 

  그들을 우리는 얼마나 감싸 안을 수 있을까?

 

  집 안의 경제력이 많든 적든 상관없이

 

  세수 깨끗이 씻기우고 단정한 옷 입혀가지고

 

  성당에 보내지는 아이들은 너무나 행복한 애들이다.

 

  부모의 사랑만큼 아이들에게 있어서 절대적인 것이 또 있을까?   

 

  작은 몸에 시집도 아직 못간 처지에

 

  왜 그리 모성만 강하게 있는지!

 

  정말 사랑 밖에 있는 우리의 아이들만 보면

 

  그저 핑 눈물만 날 뿐이다.

 

  우리 공동체가 그들을 정말 나의 자식처럼

 

  끌어 안을 수 있을 때 하느님이 원하는 주일학교,

 

  사랑의 공동체는 실현되지 않을까 한다.

 

  이를 위해 나 또한 주일 학교 교사로서만이 아닌

 

  사랑을 가진 하느님의 한  자녀로 그들과 함께 할 일에

 

  꼭 같이 하고 싶다.     

 

  그래서 지금도 늘 성실하고 노력하는 자세로

 

  무엇에 대한 마음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강한 책임감으로 늘 준비하고 깨어 있어야겠다.

 

  그 길로 가는 길에 혹 하느님께서 시험 삼아

 

  나의 눈물을 한 사발씩 원하신다 하더라도

 

  나는 사랑을 원하는 아이들에게 반드시 그 사랑

 

  나누어 주어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을 가진다.

 

  아마 그 마음을 받고 자라난 아이들은 더 큰 사랑덩이들이

 

  되어 또 다른 사랑을 만들어 내지 않을까 한다.

 

  나눌수록 커지는 마음들이 있길래.

 

  나의 사랑하는 주님이 꼭 이를 들어주심을 알기에

 

  나는 오늘도 예쁜 손 기도하는 손을 하며

 

  그 마음을 하늘로 쏘아 올려 보내 본다.

 

 

  

 

    연중 33주일 복음 말씀 : 평신도 주일

 

          간 장   종 지         

 

                수 준

 

      지하철 입구에서 불쌍한 동포에게 500원.

 

      차 안에서 장애자 악사에게 300원.

 

      나올 때 또 딴 딱한 이에게 200원.

 

      슬프다. 이런 정도가

 

      나의 이웃 사랑의 수준이니.  

 

 사람의 아들은 사방으로부터 뽑힌 사람들을 모을 것이다.

 

 † 마르코 복음 13장 24절 - 32절.

 

 그 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큰] 재난이 다 지나면 해는 어두워지고

 

 달은 빛을 잃고 별들은 하늘에서 떨어지며

 

 모든 천체가 흔들릴 것이다.

 

 그러면 사람들은 사람의 아들이 구름을 타고 권능을 떨치며

 

 영광에 싸여 오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그 때에 사람의 아들은 천사들을 보내어

 

 땅 끝에서 하늘 끝까지 사방으로부터 뽑힌 사람들을

 

 모을 것이다.

 

 무화과나무를 보고 배워라.

 

 가지가 연해지고 잎이 돋으면 여름이 가까워진 것을

 

 알게 된다.

 

 이와 같이 너희도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거든

 

 사람의 아들이 문 앞에 다가온 줄을 알아라.

 

 나는 분명히 말한다.

 

 이 세대가 지나기 전에 이 모든 일들이 일어나고야 말 것이다.

 

 하늘과 땅은 사라질지라도 내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모른다.

 

 하늘에 있는 천사들도 모르고 아들도 모르고

 

 오직 아버지만이 아신다."

 

 

 복음 말씀을 통해 은총어린 한 주간 보내시고

 

 다음에 다시 만나요. 아참,,,

 

 감기 조심하세요

 

            - 2000년 11월 18일 토요일 -

 

    +^.^+ 아이들을 따뜻이 감싸 안고픈 나탈리아가.

 

P.S: "당신은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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