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6일 (목)
(백) 부활 제7주간 목요일 이들이 완전히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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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103번과 관련해서)미사와 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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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경 [kreuz] 쪽지 캡슐

2002-07-14 ㅣ No.36120

* 김옥남 자매님....’카톨릭’이 아니라 ’가톨릭’입니다.....

 

1.

수년 전, 빠트리치안회라는, 레지오소속의 모임 활동을 함께하던

한 할머님이 생각납니다.

(그분 앞에서는 절대 할머니라고 못했습니다... ^^)

개신교보다 천주교가 6권의 성서가 더 있다는 말에

78세인가에 개종을 감행하셨던 할머니 자매님이셨는데,

주일 미사때도 그랬지만, 매번 모임이 있는 날이면

단정하고 아름다운 한복을 입고 오셨습니다.

그래서 한번은 제가 여쭤봤죠.

매번 한복 다 차려입고 오시면 여름엔 덥기도 하고..귀찮지 않으시냐구요.

그러자 그분은 그러시더군요.

젊은 자매님이 대통령 만나러 간다면 아무 옷에 슬리퍼 끌고 가겠느냐.

그런데 젊은 사람들은 대통령보다 더 귀한 분 만나러 오는데도

너무 엉망으로 오는 것 같다.

적어도 미사가 ’제사’라면 합당한 옷차림을 해야 한다....

뭐 이런 말씀이셨죠.

저는(말발이 딸리지 않는 저임에도 불구하고)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습니다.

 

2.

’그래서 어제 금요일 저녁미사에는 일부러 소매가 없는 부라우스에 얌전한 스커트를 입고갔더니’라는 님의 글에 참 황당했습니다.

 

웃어른들을 만나뵈러 갈 때, 혹은 집안에 제사가 있을 때

민소매옷에 짧은 핫팬츠, 그리고 맨발에 슬리퍼를 끌고 가시는지요.

어떤 분이 님을 위해 자기 목숨을 희생하는 일을 하셨다고 가정하고,

그분을 만나러 갈 때,

집에서 입던 아무 옷이나 입고 대충 하고 가시겠습니까?

그런데도 님의 글에서,

성당에서 신부님이 하지 말라고 하니 ’일부러 골라 입고’ 가셨다는 말씀에

기가 막힐 따름입니다.

 

3.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욱 예의를 갖춰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옳은 말이라는 것을 점점더 느끼게 되고 말입니다.

 

예수님과 우리 사이는 참 가까운 사이입니다.

물론 해드리는 것 없이 일방적으로 받기만 하는 사이이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민소매에 핫팬츠 입었다고 뭐라고 하시진 않을 겁니다.

하지만 상대방이 잘해줄 수록 더욱 단정하게 하는 것이

잘해주는 상대방을 소중히 여기는 우리 마음을 가다듬는 것이 아닐까요?

 

4.

옛 어른들께서 ’겉볼 안’이라고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겉으로 하는 것을 보면 속마음을 알 수 있다고 말입니다.

 

일주일에 한 번,

우리를 위해 돌아가신 예수님을 기억하는 거룩한 자리에 참례하는 데에,

그리고

그분의 거룩한 성체를 모시고 있는 성당을 가는 데

마치 해수욕장이나 옆집에라도 가는 듯 가벼운 차림새라면

그분의 몸인 성체를 대하는 마음 역시 가벼워지지 않겠습니까?

 

지나친 예의는 마음을 얽어맨다고 하지만,

아예 무례한 것은 마땅히 신부님께서 말씀하셔서 고치는 것이

사목자로서의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신부님께서 그런 말씀을 안 하셨다면

사목자로서의 의무를 소홀히 하시는 것이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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