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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41041]서울역 건물의 천장 무늬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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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경 [kreuz] 쪽지 캡슐

2002-10-19 ㅣ No.41043

 

서울역 역사 건물 천장에 새겨져 있는 꽃이

사쿠라(벚꽃)인지 무궁화인지는

가서 본 사람보다 안 가본 사람이 더 잘 우겨서 이긴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예전에 다른 노조가 들어왔을 때

성모동산 성모님상 근처에 방뇨를 하고,

더운 여름이라며 반바지 하나만 입고 슬리퍼를 신고 돌아다니며

조용히 기도하러 오시는 아주머니들 옆에서 축구를 하는 것도 봤습니다.

성탄 때 구유에 방뇨하는 사람도,

레지오 자매님이 열심히 청소하고 있는 바로 옆에

담배꽁초를 자연스럽게 버리고 가는 사람도 봤습니다.

자신의 아버지뻘인 신부님이 말씀하시자

’저 새끼 말은 들을 필요 없어. 텐트나 치자’라고 하는 젊은 사람도 봤습니다.

여름에 전기료 아끼려고 저녁에 성당 문 열어놓고 청년미사 할 때

부러 성당쪽으로 커다란 스피커 돌려놓고 음악 틀어놓는 것도 봤습니다.

엄청난 쓰레기를 남겨놓고도 치울 생각은 안 하고

돈으로 해결하는 사람들도 봤습니다.

 

그런데

이런 모든 일들을 단 한 번도 목격하지 못한 분들이

그런 이야기를 하면 사실이 아닐 거라고 강력하게 부인하는 것을 보거나

아니면 노조에서 올린 글들만을 사실이라고 믿고

신자들이 실제로 보고 경험한 것들을 올린 글들은

노조를 비판하기 위해 과장한 글로 취급해버리는 것을 보고

역시 옛말이 그르지 않구나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제가 자주 가는 다른 사이트에서도

한 분이 명동성당을 강한 어조로 비판하였다가

다른 분이 명동성당 쓰레기 사태의 사진을 퍼다 올려놓자

기막혀하면서 자신의 주장을 철회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명동성당의 신부님이 그런 글까지 올리셔야 하는 상황이 황당하고 기가 막힙니다.

 

’약자’라는 이름표 아래에서는

예의고 도덕이고 상식이고 모두 벗어던져도 괜찮다는 생각이

과연 언제까지 용납되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수요일과 주일마다 명동성당에 갑니다.

갈 때마다... 그들의 행동에 피해를 보면서도 아무 말을 못하는 성당이, 신자들이

더욱 약자가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저처럼 기댈 곳 없고 호소할 노조 없는 회사의 작은 노동자는

그나마 성당에 와서 그분을 만나며 얻던 작은 힘마저도

거대 노조원들의 더큰 행복과 만족을 위해

희생하고 내어줘야 하는구나 싶어서.................씁쓸했습니다.

 

앞으로는

예의와 도덕과 상식이 그들 안에도 머물게 되어서

신부님이 이런 글을 더이상 올리시지 않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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