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6일 (목)
(백) 부활 제7주간 목요일 이들이 완전히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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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파동에서 드리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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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천 [rabboni] 쪽지 캡슐

2000-10-01 ㅣ No.14248

    주교님, 그리고 교구의 높으신 관계자(?)님들께,

 

  근간 불거진 우리 본당의 내부적인 갈등과 일부 부도덕한 교회 어른들의 추태를 바라보며

본당의 봉사직을 맡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오랜 고뇌와 망설임 끝에 더 이상 교회가 이래서는 안된다는 절박감에 감히(?) 높으신 분들께 이 글을 드립니다.

 

우리 본당은 원래가 대다수의 교우들이 평범한 사람들로 본당의 운영이나 사목회일에는별 관심도 없는, 그저 하루 하루 살아가는데 충실한, 그러면서도 순박한 정서가 있는 신앙 공동체였습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교구의 국장신부나 주교님과의 개인적인 친분을 드러내 자랑하던 몇몇 어른들이 새로운 본당신부님이 부임할 때마다 높은(?) 분들과의 개인적인 친분을 내세우며 본당신부님 측근에 붙어 묘지관리사업이나 본당 신축공사에 깊숙히 관여 하여 왔습니다.  문제는 그런 일들이 투명하고 공개 입찰을 통한 것이 아니고 이런저런 이유로 수의계약을 맺어 진행하다가 설계의 잘못이나 공사 중 하자가 발견되면 이를 지적하는 신자들과 심지어는 본당 신부님께 중상모략으로 매도하는 행위를 서슴치 않았던 것을 본당신자라면 비밀도 아닌, 이미 수 개월전부터의 공개된 이야기입니다.

 

이에 더 이상 참을 수가 없다고 판단한 본당교우들이 사방으로 탄원서를 보냈고 진정서를 접수한 지구장 신부님께서 직접 감사를 하자 묘지 책임자가 전격 해임되는가 하면, 본당 신축공사의 과다계상 및 설계의 하자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내자 이에 대한 발뺌과 오히려 본당신부님을 음해하며 갈등이 확대되던 중 본당 축성 2개월을 남겨 놓고 교구에서는 그동안 온갖 모진 고생을 하신 주임신부님을 인사발령을 내리셨습니다.

 

그러나 인사발령이전에 그 사람들은 (아래13914 김동관 형제도 피력했지만) 주임신부님을 지칭하여 아예 매장을 시켜버리겠다고 공공연히 거품을 물고 다녔습니다.  나중에서야 이미 신부님이 어디로 갈지 그들은 알고있었다는 것을 알고 부당한 인사이동에 분노한 신자들이들고 일어나자, 급기야는 새로운 주임신부 부임 하루 전에 교구청 관계자들이 마치 탈세현장을 덮치듯이 본당에 들이닥쳐 경리장부일체를 압수해서 가져 갔습니다.

 

저는 누가?, 왜?, 무엇을 덮으려고 장부를 압수하였는지 묻고 싶습니다.

아니면 무엇을 찾아 이미 만신창이가 된 신부님께 또 어떤 상처를 주고 싶어 가져갔는지...

자연스럽게 새로오시는 신부님께 일임하여 명명백백히 밝혀보라고 하실 수 없었는지?

 

주교님, 그리고 교구를 관리하시는 높으신 신부님께 묻겠습니다.

 

하느님 안에서 높고 낮음이 어디 있습니까?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예수님의 당부 말씀은 그때의 그 제자들에게만 하신 말씀입니까?

입만 여시면 정의와 평화, 사랑과 자비, 가난한자와 소외된 이웃을 부르짓는 것은 체면상 하시는 말씀입니까?  어떻게 신성한 성전을 상대로 세속적인 이익을 추구하고 그런자들을 두둔하여 사제를 이동시키고 그런자들이 꾸르실료 주간입네하고 조금도 자숙하는 빛이 없이 활보를 합니까?  그런자를 주간으로 모시고 있는 꾸르실료는 도대체 무엇하는 단체입니까?  

꾸르실료 주간이라는 자리가 그렇게 세도가 당당한 자리입니까?

 

세상이 많이 변했습니다.

모든 것을 덮어두는 것을 미덕으로 알던 시대는 벌써 오래 전에 사라졌습니다.

이제는 투명하고, 정직하고, 도덕적으로 깨끗하지 못하면 그 누구라도 설 자리가 없습니다.

하느님 말씀에 순종하지 않는 목자를 보고 양들이 목자 말에 순종할 턱이 없습니다.

얼굴을 가린다고 하늘을 가릴 수는 없습니다.

하루빨리 교회의 모든 일들이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도록 바로 잡아 주십시오.

 

더 이상 이런 글이 굿뉴스에 올리지 않아도 되는 그런 교회를 만들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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