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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가톨릭에의 개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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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근 [js56] 쪽지 캡슐

2003-06-12 ㅣ No.53311

 

 

 

 나이30이 거의 다되어갈 무렵 개신교에서 가톨릭으로

나는 개종하였다.

 

 나는 개신교에서 유아세례를받았으며 어려서부터어머

님손에 이끌려 예배당을 다녔었다.나는 중학교때 교회

의 중등부회장도해보았고 미션계통의 대학으로 진학하

기도 하였다. 그러니까 되돌아보면 지금까지 살아온내

인생의 절반은 개신교 신자였고, 나머지 절반은가톨릭

신자였던 셈이다.

 

 20대후반이라면, 사회를 살아가는데 필요한공부를 어

느정도 마쳤을때이고 인생관과 종교관도나름대로 갖추

고있었을 무렵이었었다고 회고된다.

 

 바로 이무렵 개신교에서가톨릭으로개종하였다 하면혹

자는 내가 개종을 결심하기까지 치열한 지적갈등,혹은

심오한 종교적깨달음으로 인한것이 아니냐고 생각해볼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나에게 그런 멋진 개종동기는 없었다.

그당시 나는…머,지금도 그렇지만… 치열한 갈등을 일

으킬만한 높은수준의 지성을 갖추고 있지도못하였고그

당시 나는…지금도 여전히 그러하지만…심오한 종교적

깨달음을 얻을만한 신앙공부도 전혀 없었다.

 

 그러나 석학들처럼 멋진 개종동기는 없었다고는 해도

나름대로 아름답고 낭만적인 개종동기는 있었다고자위

하고 싶다.

 

내가 사랑하는 여자가 가톨릭신자라면

나도 기꺼이 가톨릭신자가 될 용의가 있다…

하는것이 나의 개종동기였다.

 

 내인생의 절반은 개신교신자였다고 말했지만 그보다는

나는 종교무차별론자가 아니었던가 생각된다.머, 개신

교던 가톨릭이던 착실하게믿기만하면 되는것이지그리고

내 양심대로 올곧게 살기만하면 되는것이지...하는것이

나의 종교관이었다. 지금와 생각하니 나는 참 어리석고

또한 비종교적인 젊은이였던 것 같다.

 

하여튼, 내가 종교무차별론자였기 때문에 개종도 별로

어렵지 않게 결심할수 있었던 것 같다. 이점, 나에게는

차라리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

 

 주님께서는 하잘 것 없는 나로하여금 가톨릭신자인 한

여인을 사랑하게 하시고 그여인을통하여 하나이고,거룩

하고,보편되며 사도로부터 이어온  참교회로 나를 불러

주시어 빛의자녀로 거듭태어나게 해주시었으니 이는 무

한한 주님의 은총이며 놀랄만한기적이랄밖에 달리 무어

라 표현할수 있으랴…

 나는 주님께 무한한 감사와 찬미와 흠숭을 드릴뿐이다.

 

 내가 맨처음 아내와 손잡고 미사를 드리기위해 성당을

찾던날…개신교예배에만  익숙하여왔던  나에게 성당과

미사는 그야말로 놀라움과 호기심과 신기함과 의아함이

범벅이된…새로운세계였다.

그리고 불경스럽게도 약간의 거부감도 섞인 야릇한기분.

 

 성당마당에 처음 들어섰을 때 압도하듯 내앞을 막아선

성모상,그리스도의 교회에 왠 성모상이이리도 큰것일까?

성모상앞에서 합장하며 자연스레인사드리는교우들 저리

해도 되는걸까?

 

 미사준비를 위해 성당내를 이리저리 오가는 수녀님들…

그리고 수녀님들의 활짝웃는 얼굴…아, 수녀님들도 웃는

얼굴을 갖고 계시는구나….그동안 먼발치에서아주가끔씩

만 보아오던 근엄한 표정의 수녀님들이었는데  그분들도

이렇게 맑게 웃는 얼굴을 갖고 있었구나….

 

 성당벽면을 돌아가며 십자가지신 예수님을 그린 성화..

제대와 회중을 내려다 보고있는 거대한 십자고상,바깥의

태양빛을 머금고 영롱하게 빛나는 색유리,머리에 하이얀

면사포를 쓴 아름답고 거룩해보이는 자매님들, 교우들의

우렁차고 기쁘고 거룩한 입당성가속에  사제와 복사들의

근엄한 입당행렬….

 

 깊은강물처럼 조용히 흐르기만 하는 사제의 강론,신부님

은 왜 목사님들 처럼 현란한 제스쳐와 침튀기고 발구르며

열광적으로 설교하시지 않는것일까?

 

 사제의 축성으로 변화된 거룩한 성체의 거양!

 평화를…평화를…하면서 서로인사나누는 교우들…

 

 신자들로부터 그많은존경과사랑을 독차지하고있는 사제

 사제를 위해 그많은 기도를 바치고있는 신자들…

 

 아하, 내가 개신교신자 였을때 목사님을 진실로 존경하고

사랑했었던가? 목사님을 위해 이리도많이 기도해 드렸었던

가?

 

 내가 아내와 함께 참여했던첫미사는 그야말로 문화의충돌

이었다. 그리고 그 충돌로 인한 충격이 대단히컸었다고 회

고된다.

 

 모든것이 생소하고…옳은것 같기도하고 그른 것 같기도하

고…거룩한것 같기도하고, 신비스러운 것 같기도하고,죄송

하지만…미신스런것 같기도하고…

 그저 어리뻥뻥했었다는 것이 적절한 표현일 것이다.

 

 

 

 그날이후, 하많은 세월이 흘러갔다.

 그 세월동안 나는 나 나름대로 진정한 가톨릭신자가 되려

고 많은 노력을 해왔다.

 

 나에게 있어서 개종이란

 어둠에서 빛으로

 죽음에서 생명으로

 나를 이끌어주신 놀랄만한 기적이었으며

 무한한 은총이었다고 또한번 생각해 본다.

 

 주님께서 나에게 허락한 삶이 얼만큼 더남아있는지 난 알수

없지만… 주님께서 나의 영혼을 거두어 가시는 그날까지…나

에게 보여주신 그놀랄만한 기적과 나에게 베풀어주신 그넘칠

만한 은총에대하여 나는 한시도 잊지않고 감사기도 드릴것이

다.

 

 

                     찬미예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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