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3일 (금)
(홍) 성 필립보와 성 야고보 사도 축일 내가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함께 지냈는데도, 너는 나를 모른다는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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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님에게서만 영원한 생명을 / 부활 제3주간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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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식 [big-llight] 쪽지 캡슐

2024-04-20 ㅣ No.171663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예수님에게서만 영원한 생명을 / 부활 제3주간 토요일(요한 6,60-69)

 

동양 고전인 장자(莊子) 6, 대종사 제4장의 말이다. “하늘이 보시기에, 소인이 사람의 눈에는 군자처럼 보이고 사람의 눈에 군자처럼 보이는 사람이, 하늘의 눈에는 소인으로 드러난다(天之小人 人之君子, 人之君子 天之小人也).” 이처럼 하늘의 절대 진리가 유한한 것들에게는 가끔은 반대의 모습으로 나타난단다. 세상 가치들을 신앙 눈으로만 바라보면 그럴 수도 있으리라. 지금껏 우리가 영원하다고 굳게 믿는 건 오직 영이며, 생명이신 주님 그분뿐일 게다.

 

김수환 추기경님께서는 평소 당신이 느끼신 지론대로, 우리 모두에게 밥이 되시고자 했다. 예수님도 직접 빵이 되셨다. 그분은 베들레헴이라는 빵집에서 나셨고, 그것도 구유라는 밥 그릇에서 첫 보금자리를 택했다. 우리는 적어도 하루에 삼시 세끼는 꼭 챙겨 든다. 먹어야만 생명이 유지되니까. 빵을 먹고 또 잔을 마실 적마다 그어지는 그 성호에서, ‘추기경님도 예수님 모습도 생각할 게다. 김 추기경님께서 선종한 뒤의 공익 광고. “밥이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그분의 육성이 들린다. “사랑은 내어 주는 것, 서로에게 밥이 되어 주십시오.”

 

추기경님이 밥이 되시고자 이렇게 말씀하시고 또한 그렇게 살았던 것은, 오직 예수님의 가르침 때문이리라. ‘밥이 되고 싶습니다.’라는 그 말씀은 1989년의 서울 세계성체대회때의 말씀이란다. ‘은 우리 삶에 없어서는 안 될 영양분으로, 하루하루 살아가는 힘을 주는 아주 소중한 것이다. 심지어 내가 네 밥이냐?”라는 말처럼, 남에게 눌려 지내거나 이용만 당하는 이를 비유적으로 이를 때에도 밥이라는 말이 사용된다. 그러니 밥이 되고 싶다.’는 것은 자기희생과 진정한 사랑이 없다면, 절대 불가능할 게다. 예수님은 다른 이들의 이 되신 분이시다.

 

당신 자신이 아니라 철저하게 다른 이들을 위하여 이 한 세상 사시다가 돌아가셨다. 그리고 부활하신 뒤에도 역시나 성체, 곧 밥이 되어 오신다. 김 추기경님 말고도 많은 그리스도인이 예수님을 본받아 이 되고자 노력한다. 우리는 과연 예수 그리스도라는 을 먹으며, 다른 이들에게 얼마나 자주 이 되고 있는지? ‘나는 생명의 빵이다.’라고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분명히 이르셨다. 당신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시라는 주님 말씀을 듣는 인간은, 이제 창조주가 있다고 믿어야 할지 없다고 믿어야 할지 결정해야만 한다. 하느님의 눈치를 보며 살고 싶지 않다면, 그저 그 사랑을 인정하지 않으면 된다. 그러면 얼마든지 원하는 대로, 살 수 있을 게다.

 

이에 대한 그분 말씀을 듣고 군중과 몇몇 제자는 심한 거부감을 드러내며, 평소에 그토록 따라다닌 예수님 곁을 떠났다. 사실 주님께서는 우리의 지성과 상식을 훨씬 뛰어넘어 존재하시는 분이시다. 그러기에 제자들 가운데 많은 이도 예수님의 살과 피를 먹고 마셔야 한다는 뜻을 이해하지 못해, 그분 곁을 떠났다. 신앙생활을 하다 보면 우리 역시 이해하기 어려울 때도 있다. 그러할 때에도 베드로처럼 주님에 대한 신뢰를 저버리지 않고 그분 안에 머물러야 한다.

 

이처럼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육은 아무 쓸모가 없다고 하시면서, 당신 말씀만이 오로지 영이며 생명이라고 하셨다. 육은 스러져 가서 죽음으로 소멸된다. 그러기에 육에서는 생명을 기대할 수 없다. 그리고 영이신 하느님의 생명력에서만 영원한 생명을 기대하리라. 내가 믿고 안 믿고는 내가 어떤 종류의 삶을 살고 싶은지에 따라 결정된다. 믿고 싶은 것은 내가 살아가야 하는 방향을 알려줄 게다. 그래서 하느님을 향한 믿음과 삶의 방향을 동시에 결정해야만 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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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밥,살과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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