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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받는 사람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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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02-02-08 ㅣ No.29640

존경받는 사람의 조건...

 

 

 존경받는 사람의 조건은 여러 가지가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첫째로는 그 사람의 직책에 있습니다.  많은 공부가 필요하고, 그 직책이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며, 그러한 직책이 일정한 부와 명예를 보장해 주기 도합니다. 대통령, 장관, 국회의원, 판사, 의사......등등이 있겠습니다.

 

 둘째는 한 분야에서 오랜 정진 끝에 경지에 이른 사람들이 있습니다. 운동분야에 이런 사람들이 있고, 학문을 연마하는 사람 중에도 이런 사람들이 있으며, 요즘에는 예술과 컴퓨터에도 이런 사람들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각 분야에서 최선을 다한 사람, 그러면서 일정한 경지에 이른 사람들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명예의 전당'에 추대되기도 합니다.

 

 셋째로는 특정한 직책에 있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한 분야에서 입신의 경지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게 이런 사람들은 청렴하며, 희생과 봉사정신이 뛰어나고, 남에 대한 배려가 크며, 자신의 이익보다는 공공의 이익을 먼저 생각합니다. 이런 분들은 겉으로 눈에 뛰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그 향기가 은은하면서도 멀리 퍼지기 마련입니다. 우리는 바로 이런 분들 때문에 때로 슬픔 속에서도 웃음을 지을 수 있으며,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가지게 됩니다.

 

 우리 신앙인들은 어떤 조건에서 존경을 받아야 하는지 생각해 봅니다.

신앙인들이 자신의 직분과 직책 때문에 존경을 받을 수도 있겠습니다.

신앙인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경지에 이르러 존경을 받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신앙인들은 세 번째 이유로 존경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아는 한 수녀님은 매 주일, 교우들이 다 가신 성당을 쓸고 닦고, 치우십니다. 지난주에는 수녀님의 오빠들이 성당엘 찾아 오셨습니다. 오빠들은 아직 신앙을 가지고 계시지는 않는  분들 이였습니다. 그런데 그날은 그 오빠들도 성당에서 뒷정리를 하시고 쓸고 닦는 것을 함께 하셨습니다. 동생 수녀님께서 청소하시는 것이 마음에 걸려서 그러셨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기쁜 마음으로 성당 청소를 하시는 그분들의 모습을 보니, 수녀님께서 존경받는 이유를 알 것도 같았습니다.

 

 교우들이 청하지 않아도, 교우들의 아픔이 있는 곳이면, 교우들의 걱정이 있는 곳이면, 교우들의 고통이 있는 곳이면 늘 함께 있는 사제도 있습니다. 성직자의 권위가 직책으로, 신분으로 세워지는 것이 아니라, 그분의 몸에 벤 희생과 봉사 그리고 사랑에 의해서 세워지는 그런 사제도 있습니다.

 

 2000년 역사를 지닌 교회는 오늘도 주님의 사랑 안에서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고자 합니다. 그 빛과 소금은 엄청나게 많은 돈이 들어간 교회의 건물 때문에 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신문에 자주 오르내리는 몇몇 사람들 때문에 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드러나지는 않지만, 그리스도의 향기를 이웃에게 전하는 그런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우리 교회가 그 이름 값을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하느님 아버지!

우리 신앙인들이 그 직책과 그 능력 때문에 존경받기보다는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함께 지고 가는 그 힘으로 존경받게 하소서!

이 땅의 성직자들이 그 직책과 직무 때문에 존경받기보다는 그 삶이 그리스도의 향기를 전하기 때문에 존경받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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