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3일 (월)
(백) 부활 제7주간 월요일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

자유게시판

★ 故 이재경 11月에 그리워질 사람 』

스크랩 인쇄

최미정 [NATALIA99] 쪽지 캡슐

2001-11-05 ㅣ No.26066



『 십 일월에 다시 그리워질 얼굴들에게 . . . ! 』



♬ 배경 음악: 가톨릭 성가 18번 『 주님을 부르던 날 (시편 138번) 』


♬ 제가 가장 좋아하는 성가입니다.



† 그 리 스 도 의 ... 향 기 』


안녕하세요? 서울 노량진성당 주일학교 교사 최미정 나탈리아입니다.



한 주간 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환절기인가요? 벌써... 올 가을은 짧고 겨울은 춥고 길꺼라는 예보가...


위윙~ 목 뒤로 찬 바람이 스물 들어오면 지레 먼저 이 말이 생각나 옷깃을 여미게 됩니다.



이제 곧 온갖 따뜻함들이 그리워지겠죠?


은색 연통 위로 피워오르는 군고구마의 달고 흰 연기가,


뿌연 김 호호~ 불며 한웅큼 입 안에서 추위를 녹일 뜨끈한 오뎅 국물,


그리고 우리 곁에 사랑만을 두고.. 무정하게 하늘로 먼저 떠난 사람의 얼굴들이.



죽음이 슬픈건. 헤어짐 그 떠남에 대한 아쉬움만은 아닐겁니다.


눈 감고 떠날 채비를 하면서 살아 남아 슬퍼할 사람들의 아픔이 싫어...


그 차고 넘칠 사랑이 외려 버거워 눈물 나지 않을까 짧은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백일이 넘었군요. 우리 곁에서 좋은 글로 벗해주던 한 사람과의 이별을 가진지가.


그 분 좋은 곳으로 가셨겠지요? 이.재.경. 벌써 잊혀졌을지도 모를 한 사람의


이름을 지금 새삼 떠올리며 나는 세상을 떠난 또 다른 이들도 더불어 추억하고 싶습니다.



아래 글은 故 이재경 형제님께서 이 게시판에서 남기신 마지막 말씀입니다.


네 달전 그 분과의 죽음으로 인한 이별로 힘들어할 때...


... 내 친구 수사님께서 이 글을 다시 한번 읽어보라 위로 편지 주셨습니다.



죽음을 마치도 또 다른 삶처럼 아름답게 채비하며 써 내려갔던


그 분의 글을 이 위령 성월에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고자 올려 봅니다.


읽으시면서 이재경 형제님의 편안함을 위한 기도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아멘.....







제 힘으로 막을 수가 없는 일로 인하여 슬퍼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부모, 형제가 갑자기 돌아가신다면 무척 슬플 것입니다.


그런 일에는 충분히 슬퍼하시길 바랍니다.



슬픈 일에도 울지 않는다면 이상한 일입니다.


주위에 갑자기 돌아가신 가족을 경험하며, 하느님을 매우 원망하시는 분들을 가끔 뵙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너무 슬퍼서 일시적으로 하느님께 화풀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혹시 진정으로 주님을 원망하시고, 그 계기로 냉담하시고 배교까지 하신다면...


그것은 너무나 그릇된 행동 임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이유는 아주 간단 합니다.


제가 하느님을 믿지 않았더라도, 저의 가족이 돌아가시는 일이 생길 것이기 때문에...


갑자기 닥친 슬픈 일을 하느님 탓으로 돌릴 수 없는 일입니다.



슬픈 일을 당하신 분들께... 충분히 슬퍼하시고,


때가 되면 다시 유쾌하게 일어서시길 기도 드립니다.


여러분께 주님의 은총과 평화가 함께 하시길 바라며...


주님께 영광이 영원하시길 기도 드립니다.



이재경 세자요한 올림.







연 중 31주일 간 장 종 지와 복 음 말 씀 』


...... 어 제 아 침


어제 아침 밝고 환한 길 떠났는데 오늘 벌써 등뒤에 해 떨어지고


긴 그림자 혼자 외롭게 남은 길 재촉합니다.


어쩌면 풀잎에 내리는 한 방울 아침 이슬같은


목숨의 의미 깨닫게 하시는 11월 위령의 달


돌아가 당신 안에 안식할 수 있음이 마지막 희망임을 이제야 압니다.


이 늦은 날에


† 루가 복음 19장 1절 - 10절


그 때에 예수께서 예리고에 이르러 거리를 지나가고 계셨다. 거기에 자캐오라는 돈 많은


세관장이 있었는데 예수가 어떤 분인지 보려고 애썼으나 키가 작아서 군중에 가려 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예수께서 지나가시는 길을 앞질러 달려가서 길가에 있는 돌무화과나무 위에 올라갔다.


예수께서 그 곳을 지나가시다가 그를 쳐다보시며 "자캐오야, 어서 내려오너라.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 하고 말씀하셨다.


자캐오는 이 말씀을 듣고 얼른 나무에서 내려와 기쁜 마음으로 예수를 자기 집에 모셨다.


이것을 보고 사람들은 모두 "저 사람이 죄인의 집에 들어가 묵는구나!" 하며 못마땅해하였다.


그러나 자캐오는 일어서서 "주님, 저는 제 재산의 반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렵니다.


그리고 제가 남을 속여 먹은 것이 있다면 그 네 갑절은 갚아 주겠습니다." 하고 말씀드렸다.


예수께서 자캐오를 보시며 말씀하셨다. "오늘, 이 집은 구원을 얻었다. 이 사람도 아브라함의


자손이다. 사람의 아들은 잃은 사람들을 찾아 구원하러 온 것이다."







" 슬픈 일을 당하신 분들께... 충분히 슬퍼하시고,


때가 되면 다시 유쾌하게 일어서시길 기도 드립니다. "



우리가 죽음이 끝이 아님을 믿는건 떠난 한 사람의 아름다운 이별의 글로


전해지는 그 속에 미리 예고되어 있는 영원할 만남에 대한 약속 때문에


그 분을 통해 전해지는 부활에 대한 흔들리지 않을 믿음 때문일 것입니다.


이재경 요한 형제님이 떠나시면서 애틋하게 두고간 한 글벗은 이렇게 생각해 봅니다.



- 2001년 11월 5일 위령성월 첫 주에 -


... 그리워 그리워 두고 가신 그 맘들이 나탈리아 올림.



P.S: " 새삼 코 끝이 찡해옴은 다신 이 게시판에서 그 분의 이름을 볼 수 없음 때문일까요?


하지만, 우리는 世上을 떠난 이들을 둥근 무덤 만들어 찬 땅 밑에 묻은게 아닙니다.


한 줌의 흰 가루로 뿌려 가슴에 묻어놓은 것이 아닙니다.


그 분들 모두는 하늘의 영원한 초대에 응답하셔 지금 그곳에 계십니다.



하나의 슬픔조차 모를... 그 아름다울 땅에 말입니다."









1,868 0

추천 반대(0) 신고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