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1일 (화)
(녹) 연중 제7주간 화요일 사람의 아들은 넘겨질 것이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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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 "출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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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agneskim] 쪽지 캡슐

2002-01-18 ㅣ No.28770

 

+ 찬미 예수님

 

 [김수환 추기경 "출마한다"] 동아일보에 난 기사 제목입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어둡고 깜깜한 곳에서 헤매는 이들에게 늘 빛과 같은 말씀을 주시는 추기경할아버지께서는 '차기 대선'과 관련한 기자의 질문에도 역시 빛을 발하셨습니다.

(동아일보 15일자 기사 참조)

 

대선 관련 인터뷰 후에 있었던 잊지 못할 에피소드를 기자가 donga.com에 올렸더군요~

인터뷰를 끝내고 나오는 기자에게 추기경할아버지께서는 자신의 얼굴 사진이 담긴 열쇠 고리를 하나 건네셨답니다.  

기자가 올린 내용을 그대로 옮겨봅니다.

 

[ "저도 올해 출마합니다. 기호는 1번입니다."

  "?"

  "지역구는 천국입니다."

 

 추기경은 빙그레 미소를 지었지만 기자들은 따라 웃을 수 없었다.

 추기경이 올해 여든이라는 것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추기경의 미소 속에 언제 어느 순간 하느님 앞에 선다해도

 부끄럽지 않도록 해야한다는 '엄숙한 각오'를 읽을 수 있어

 숙연해 질 수밖에 없었다.]

 

언제 어느 순간 하느님 앞에 선다해도 부끄럽지 않도록.... '엄숙한 각오'...

 

정말 저를 부끄럽게 만드는 말입니다.

아마도 저는 열쇠 고리를 누군가에게 기념품으로 건네게 된다면 이렇게 말을 할 것 같습니다.

 

  "지역구 천국에 저도 출마합니다. 양보의 미덕을 살려 제일 마지막으로...."

 

자랑할 만한 일도 없고 그렇다고 남들한테 칭송 받을만한 일도 하지 않으면서...

주님께서 주신 귀한 시간을 여기 저기 흘리기도 하고,

먼지 속에 이리저리 굴리기도 하며,

'그럭저럭'이라는 단어에 익숙하게 지내면서도

막상 모든 것을 놓을 생각을 하면 왜 이리도 미련이 남는지요...

바로 나약한 인간이라 그런가 봅니다.

 

작년 9월 14일~ 추기경할아버지를 처음 뵙던 날...

어울리지 않게 두근두근 떨고 있던 제 두 손을 꼬옥 잡아주시며 환하게 웃어 주시던 추기경할아버지의 모습이 아직도 저를 설레게 합니다.

 

팔순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맑은 모습을 하고 계신 추기경할아버지께서 건강하게 오래오래 저희와 함께 사시길 바라고 있는데~ 지역구 천국 출마 번호 1번을 자처하시다니요??? ㅠ.ㅠ

 

추기경할아버지께서 천국으로의 출마를 다음 대선으로 미루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몇 번 낙선도 좀 하시구요~

 

그 분의 큰 뜻을 모르는 아그네스의 우매함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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