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1일 (화)
(녹) 연중 제7주간 화요일 사람의 아들은 넘겨질 것이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어야 한다.

자유게시판

부모와 자식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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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식 [big-llight] 쪽지 캡슐

2021-07-31 ㅣ No.223138

 

 

고구마에 담긴 마음

 

제 아이는 고구마와 사탕을 아주 좋아하는 초등학교 1학년생인데

간혹 생각 이상의 행동으로 저를 놀라게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남편은 결혼 후에 병을 얻어서 몸이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픈 남편 병간호는 물론 아이까지 키우면서,

바쁜 직장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어느 날은 야근이 있어서 늦게 귀가를 했습니다.

보통이면 문이 열리는 소리에 아이가 뛰어와 반겼겠지만,

늦은 시간 탓에 남편도 아들도 자고 있는지 집 안이 깜깜하더군요.

 

외투를 벗어 내려놓고는 거실 불을 켰습니다.

여기저기 미처 정리하지 못한 장난감, 옷 등을 치우려는데,

저는 식탁 위에 웬 쟁반이 놓여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아들 녀석이 또 음식을 먹다 남겨 놓았나?'

 

그런데 이 쟁반 위에 군 고구마 한 개, 사탕 두 개, 우유 한 잔,

그리고 하얀 종이가 가지런히 쟁반 아래에 놓여있었습니다.

자세히 보니 삐뚤삐뚤 서툴게 쓴 아들의 편지였습니다.

 

'엄마, 직장 다니느라 힘들죠. 아프지 마세요.

이것 먹고 힘내세요. 엄마 사랑해요.'

 

저를 위해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것을 남겼다는 게 참 기특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아이들은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부모를 위로합니다.

그리고 부모는 아이들을 통해 사랑의 표현과 새로운 세상을 배웁니다.

 

물론 아이들은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부모에게 큰 상처를 남기곤 합니다.

부모 역시 살아가면서 뜻하지 않는 일로 아이들에게 깊은 아픔을 남깁니다.

 

이처럼 자녀의 존재는 부모를 조금씩 변화시키며,

부모들의 삶이 아이에게 지대한 영향을 줍니다.

아이를 키울 때 비로소 어른이 된다는 말처럼 아이와 함께 부모도 성장합니다.

 

부모가 자녀의 인생에 남겨줄 수 있는 최고의 유산은 좋은 습관입니다.

그리고 그 못지않게 중요하고 강력한 것이 하나 더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따뜻한 추억일 것입니다.

 

아이가 엄마에게 작은 고구마 하나로 감동을 전하듯,

부모님들은 따뜻한 추억으로 자녀들을 사랑합시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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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사랑,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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