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1일 (화)
(녹) 연중 제7주간 화요일 사람의 아들은 넘겨질 것이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어야 한다.

자유게시판

★ 왕.따.~ 그들만의~ 문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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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미정 [NATALIA99] 쪽지 캡슐

2002-04-26 ㅣ No.32415

   † 그리스도의 향기   

 

 

  봄 가운데 잠시 파고드는 꽤나 차가운 바람은 이름도 예쁜

 

  꽃샘 취위로 며칠 우리들 곁에 있었지만 이제 곧 올~

 

  오월의 따뜻함 속에서 초록의 잎들 사이에 봉우리 질

 

  여러 빛깔의 작은 꽃송이들을 생각하면 그저 푸근해져

 

  얼굴 가득 미소가 절로 생겨납니다.

 

 

  이 좋은 날들에 여러분들의 안부를 물어보며

 

  학생들 시험 때라 무척 바쁜 나는 잠 못드는 생각에

 

  피곤함도 모른체 한가지 생각에 골몰하고 있습니다.

 

 

  가르치는 일은 너무나 행복한 일이라 하던데...

 

  교사 수첩 안에 빼곡히 적혀있는 일기 한 편을

 

  이 곳에 올려보며 이런  가슴    아픔-

 

  이 글을 읽는 분들께 나누며 조금 덜 힘들어 지고 싶은

 

  욕심을 부려 봅니다.

 

 

  "앗싸!"  태형이는 오늘 그렇게 학원 문을 열고 나갔다.

 

  시험 때라 힘든 공부에 시달리던 그 녀석은 내일 있을

 

  마지막 시험 준비를 하고 신나 집으로 달려갔던 것이다.

 

 

  집에 와 생각해보면 내가 오늘 너무 야단만 쳤나?

 

  잘 풀었을 땐 좀더 칭찬 해주었어야 하는데...

 

  피곤해하는 그 녀석의 얼굴과 공부 안한다 모진 꾸지람하는

 

  내 앞에서 난감해 하는 모습이 이런 생각들과 함께 겹쳐져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면 늘 미안함과 안쓰러움이 생긴다.

 

 

  그래 전화기 들고 " 너 미워서 그러는 것 아니다. 잘 되라고..."

 

  겨우 몇 마디의 변명을 하고서야 조금 마음이 풀어지곤 하는데.

 

 

  예민한 시기의 사춘기 아이들과 함께 생활한다는 것은

 

  공부만이 아닌 그들이 좋아하는 것들  취미 같은 것-

 

  무엇에 관심을 가지고 있나 등을 살피며 함께 대화할 수

 

  있어야 하기에 난 늘 많은 부분들을 그들과 같이 한다.

 

 

  공통된 무엇이 있다는 끈은 자기들만의 테두리를 만들려는

 

  그들에게 쉬이 다가설 수 있는 화제를 만들어 주고

 

  그들 편으로 쉽게 받아들이곤 해 난 쉽사리

 

  그들의 힘든 점, 어려운 점을 듣게 된다.

 

 

  말하기 어려울 비밀스런 이야기에...

 

  난 따로이 해결책은 없지만 귀 기울여 들어주면

 

  그것만으로도 그들은 이미 답을 얻어 가곤 하였다.

 

 

  그냥 선생님의   따뜻한 눈빛에서~

 

  고개 끄덕이며 함께 표정짓는 모습에서~

 

 

  하지만, 이런 나도 한가지 벽에 부딪치는 문제가 있다.

 

  바로 집단 따돌림-  소위 말하는 왕따-

 

  당하는 애들이나 하는 애들이나 개인적으로 만나보면

 

  다들 착하고 순수하기만 한데...

 

 

  왜 그들은 한 명의 아이를 골라 재미 삼아

 

  놀림 삼아 괴롭혀 대는 것일까?

 

 

  놀이 문화가 제한된 요새 아이들은 그저 컴퓨터 게임에 빠져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구분치 못하고 온갖 폭력과 나쁨에 젖어

 

  가치관이 혼란해지고 공부에 대한 중압감을

 

  어떤 식으로든 풀려 한다.

 

 

  그래 약해보이거나 툭~ 건드려 보아 괜찮겠구나 싶은

 

  애를 골라 아무 죄의식 없이 따돌림 시킨다.

 

 

  그들의 문제는 본인들의 이런 행동에 대한 잘못을 모른다는 것과

 

  당할만 하니까 당한다는 정당성을 소리 높여 주장한다는 것이다.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 중에서도 이런 모습을 보았고

 

  야단도 치고 혼도 내보았지만 여전한 모습들에 선생님으로서의

 

  한계에 부딪쳐 자괴감이 든 적도 많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느 길목 한 모퉁이에서

 

  많은 아이들에게 한쪽 구석 몰려 놀림을 당할 아이들이

 

  있다는 현실이 너무 가슴 아프며  때론 이를 못 견뎌

 

  높은 곳에서 아래 쪽을 향해 몸 흔들고 있고 있을 아이들이

 

  있다는 현실이 또 모진 가슴 후벼냄을 만들어 낸다.

 

 

  단정한 교복-  하늘 색의 남방에 짙은 자주빛 타이를 맨

 

  한 녀석은 오늘도 눈에 뜨지 않으려 아이들을 피해

 

  좁은 골목으로 몸을 웅크리며 집에 돌아가고 있다.

 

 

  그 녀석의 그런-  힘든 뒷 모습을 지켜볼 때마다

 

  어느 순간 우리 청소년들에게 이미 내어줄 수 없는

 

  文化로 자리한 ’왕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미 이 시절을 겪어 보았던

 

  우리 부모 세대들의 노력이 절실하리라 생각하며...

 

 

  해결책 없는 문제 없으리란 막연하지만 굳은 믿음을 가져보며

 

  나 먼저~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선생님으로 좀 더 따뜻하게

 

  그들을 대해 보리라 작은 시작을 해본다.

 

 

  그리고, 일반 학교에서 공부에 밀려 해주지 못하는 것들을

 

  우리 교회 안에서  그들에게 전해줄 어떤 대안책은 없나

 

 

  기도를 통한 답을 예수님께 반드시 얻어내고 싶은

 

  바램 아닌 희망을 갖고 우리의 아이들 앞에 서고 싶다.

 

 

                  -  2002년  4월  26일  -

 

   ...  모두 함께 어우러지는 아이들을 바라며. 나탈리아 올림.

 

 

  P.S: "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머리를 열고 노력하여

 

         생각하면 길이 열릴 수 있지 않을까.....

 

         담벼락 밑에 붙어 성큼 걷지도 못하고 서얼~ 곁눈치 보는

 

         언제나 혼자인 아이에게 이젠 봄 햇살처럼 환한 웃음을

 

         되돌려 주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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