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1일 (화)
(녹) 연중 제7주간 화요일 사람의 아들은 넘겨질 것이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어야 한다.

자유게시판

방송...그 뒷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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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선 [peterpan65] 쪽지 캡슐

2003-06-23 ㅣ No.53880

 

 오늘부터 장마비가 시작 되었습니다.

 

항상 수마는 힘없고 가난한 자들 위에 군림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올해 장마는 이들에게 최소한의 피해와 최소한의 눈물, 그리고 탄식이었으면 합니다.

 

오늘 드디어 그동안 잠을 설치게 만든 그 방송 출연을 하게 된 날이었습니다.

 

보신분들이 꽤 있으시리라 보며 그 뒷 얘기를 나름대로 몇자 적어 볼까 합니다.

 

저는 아직 녹화 테이프를 보질 못했습니다.

 

그래서 뭐가 어떻게 지나갔고 또 화면빨은 어떻게 나왔는지 하나도 알지 못합니다.

 

다만, 친지분들이나 주위의 지인들로 부터 쇄도하는 전화를 받고 온갖 접대성 멘트를 받은것이 전부입니다.

 

저희 부부가 며칠동안 노래방에서 연습했던 노래며 또 더 해야할 이야기들이 방송시간 관계상 하질 못했다는게 큰 아쉬움으로 남긴 합니다.

 

그 노래 때문에 나탈리아와 제가 얼마나 노래방에서 연습을 했는지 노래방 주인인 아주머니도 꼭 보겠노라고 했건만, 무위로 돌아가고 말았습니다.

 

처음엔 방송국측에서 부모님을 모셔오라고 하기에 저희 어머님을 섭외하는데 성공 했었지요.

 

허나 며칠뒤 변경 되었다며 다른 출연자들의 부모님이 나오니 저희더러 갑자기 부모님 대신에 이곳 굿뉴스 자유게시판에서 한사람을 초빙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곤 불과 1~2시간후에 답을 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부랴부랴 저희 결혼식때 주례를 서 주셨던 신부님에게 전화를 드렸는데 신부님은 벌써 선약이 계셔서 모시질 못하는 상태이고...

 

노량진 본당의 신부님과는 연락이 취해지질 않고...(요즘 노량진 본당 신축공사로 정신이 없습니다.)

 

난감하더군요.

 

그래서 게시판에 급히 SOS를 요청하려는 글을 올리려는 순간...

 

나탈리아가 언젠가 제 글에 댓글을 다신 분중에 소주나 한잔 하자며 자신의 전화번호를 적은 분이 있다기에 부랴부랴 게시판 뒤져서 보니 이곳에 가끔 글을 올리시는 류대희 형제님의 그 글이 마침 있었고, 또 전화번호도 선명히 올려져 있었습니다.

 

그 형제님은 저희 결혼식때 처음 뵌 기억이 나는 분이라 제가 전화를 걸어 사연을 얘기하니 그렇지 않아도 게시판 글을 읽어 잘 알고 있다며 흔쾌히 그리고 아주 기뻐하시며 승락을 해주신 겁니다.

 

오늘 방청석에 앉아 한마디 하신 그 형제님은 그렇게 해서 급하게 섭외를 하게 된 것입니다.

 

어쨌든 바쁘신 와중에도 왕림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상품도 받아가시데?? *^^*)

 

생방송 관계로 아침 7시에 방송국 로비에서 출연진들과 그외 가족들이 도착을 했고, 사실 면접때 본 커플들중 과연 어느 커플들이 오늘 우리 외에 나올까? 하고 봤지만 역시 대충 예상한대로 였습니다.(경쟁률 25대1)

 

너무 긴장한 탓인지 안절부절 하고 있는데 류대희 형제님께서 오히려 긴장 하지 말라며 힘을 실어 주시고 방송작가와 대충 오늘 방송 상황에 대해서 상의를 하고 큐 사인이 들어가기 까지 공개홀 지정석에 앉아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는 상태였지요.

 

TV에서만 보던 이상벽 아나운서와 이금희씨를 직접 뵈니까 이상벽씨는 TV에서와 별 차이는 없으나 이금희씨는 실물로 보니 의외로 굉장한 미인이더군요.

 

보신분은 아시겠지만 다른 커플들이 먼저 사연소개가 되었고 저는 계속 콩닥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마음속으로 화살기도를 올리고 있었는데 어느덧 저의 차례가 되더군요.

 

뭐라고 했습니까???...제가????

 

뭐라고 했는지 정신이 하나도 없어서 제가 뭐라고 떠들었나?

 

지금도 제 멘트를 듣고 싶건만 본가에 녹화 테이프가 있어서 아직 보질 못했으니 알 길은 없습니다.

 

그렇게 저렇게 시간상의 이유로 많은 부분을 더하지 못한 채 방송은 끝이 나더군요.

 

PD는 방송 끝난후 우리들에게 미안하다며 일일이 사과를 했지만 나탈리아는 끝내 입이 불쑥 나와 있더군요.

 

노래 연습 그렇게 했건만 허무하다며...그리고 나탈리아 글도 이금희 아나운서가 대독해주는 상황도 있었는데 하지를 못했거든요.

 

어쨌든 이렇게 해서 저의 인생에 있어서 크나큰 추억거리 하나 만들었습니다.

 

나탈리아는 돌아오는 길에 감사의 기도를 올렸답니다.

 

그리고 저의 장모님...

 

처음 우리가 방송에 나가는것을 원치 않으셨거든요.

 

괜히 나가서 주착부려 망신이나 시키지 않을까?하는 염려에서 말입니다.

 

이 사위를 못 미더워 하셨나?

 

그런데 방송 마치고 전화통화에서 저 장모님한테 너무 많이 칭찬을 들어서 지금 기분이 붕 떠 있습니다.

 

웬만해선 그렇게 헤프게 칭찬해 주시는 분 아니신데 의외로 칭찬을 해주시니 나탈리아도 우리 엄마가 저 정도의 칭찬이면 파격적인 사건이라며 오히려 저보다 더 좋아하고 있습니다.

 

장모님 보시기엔 오늘 출연한 커플들중 그래도 우리가 가장 품위있게 그리고 조리있게 처신(?) 했다고 보신 모양입니다.

 

옛날분들 수다 너무 떨고 하면 인상 찌푸리는 분들 더러 있잖습니까?

 

그런분중 한분 이시기에 아마도 장모님 보시기엔 좋았던 모양입니다.

 

느낌들은 나름대로 다 있으시겠지만 말입니다.

 

방송이 끝나고 왁자지껄 MC들에게 사인공세하고 함께 기념사진도 찍고 난리가 아니었습니다만 저희는 그냥 조용히 방송국을 나왔습니다.

 

바쁘셔서 가야한다며 차라도 대접할려는 저희들의 손길을 뿌리치며 부랴부랴 달려가신 류대희 형제님께 다시한번 이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 전하고 다음에 말뿐이 아닌 정말 술자리 마련하겠습니다.

 

저희 부부 집으로 돌아와서도 아직 마음이 진정 되질 않고 꿈인지 생시인지...온갖 촌티는 다 내고 있습니다.

 

할 얘긴 더 있지만 다음으로 미루고 여기서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다시한번 인생에 있어서 좋은 추억거리 만들어 주신 주님께 거듭 감사의 기도 올리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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